집안에 있는 욕조에서 반신욕 자주 하시나요? 한때 우리나라에 반신욕 붐이 일어나 반신욕 관련 용품이 불티나게 팔렸었죠. 옆 나라 일본은 어떨까요? 세계에서 가장 목욕을 자주 하는 민족답게 일본은 집에서 즐기는 목욕 문화가 상당히 발달되어 있습니다.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 호텔에 투숙하면 데워놓은 온수가 모두 동나기 때문에 프랑스의 한 호텔 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죠.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본에서 내려져오는 다소 독특한 목욕 문화가 있다는 점인데요.
그것은 바로 욕조물을 한번 받아 가족들이 순서대로 그 욕조물에 목욕한다는 점이에요. 그럼 손님이 왔을 땐 손님의 목욕은 어쩌는 걸까 싶기도 하고 언뜻 들으면 다소 위생상 문제가 있어 보이기도 한 이 일본 목욕 문화의 이유를 빠르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집의 욕조에는 대부분 물이 가득 담겨있는데, 이 욕조의 물은 집안 가족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이라고 합니다. 한 번 받아둔 욕조 물은 이틀 정도 사용하기도 하며, 아빠-자식순으로 그 물을 사용해 목욕을 하고 귀한 손님이 왔을 때는 손님이 제일 먼저 욕조에 몸을 담글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는데요. 또한 다 사용하고 난 물은 마지막으로 세탁을 하거나 화장실 청소에 사용한다고 해요.
처음에 아빠부터 딸까지 욕조물을 차례로 쓴다는 말을 듣고 어디 외국에서 한국은 조부모부터 손자까지 대가족이 모여 함께 밥을 먹습니다 같은 소리겠지 싶었어요. 허나 お風呂(오후로)라고 불리는 이 목욕 문화는 일본에서 요즘 잘 안하게 된 전통 문화도 아니라 그냥 아직도 평범한 문화라고 해요. 현재도 일본 가정집에서는 당연한 목욕 문화로 정착되어 있다고 합니다.
2. 난방시설의 취약함
일본의 목욕은 기후랑 관계가 깊은데 일본의 주거구조는 여름형이라 통풍이 원활하게 되어있고 지진 등 자연재해와 기후 탓으로 목조구조가 많았습니다. 또한 난방이 크게 발달하지 않아서 겨울은 굉장히 추워 코타츠에 들어가거나 에어컨의 히터 기능으로 히터를 트는 게 전부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일본 아파트나 주택들 보면 가정집 욕조에 전자장치로 연결된 물 데워주는 기능이 꼭 있어요. 그 외에도 자동으로 물 수위를 설정해 욕조에 물을 채울 수 있는 기능하며, 물 온도까지 세세히 설정 가능합니다. 근데 이 기능들이 있으면 물도 아끼고 좋지만 전기세는 많이 나온다는 단점이 아쉽네요.
3. 목욕에 대한 특별한 인식
일본의 목욕습관에 대한 본질적인 관심도는 온다습한 아열대성 기후나 취약한 난방시설보다도 목욕에 대해 부여하는 의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본인에게 목욕이란 신체를 씻는 위생 행위일 뿐만 아니라 하루 일과를 마친 뒤 피로를 풀고 정신을 새롭게 가다듬는 일종의 행위라고 해요. 그래서 일본인들은 목욕을 하루의 시작보다는 마지막과 어울리는 것으로 여기며 아침에 목욕하면 게으르고 다소 사치스럽다고 생각한다는데요.
이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대중목욕탕의 영업시간입니다. 일본 대중목욕탕의 영업시간은 대개 오후 4시경부터 11시까지라고 하는데요. 오늘날은 대부분 개인주택에 목욕 욕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대중목욕탕의 수가 갈수록 줄어들어 관광지를 제외하곤 현재 거의 사양업종이 되었다고 하네요.
나라마다 목욕 문화는 비슷한듯하지만 그 나라만의 목욕 규칙은 존재하기 마련이죠. 예를 들자면 영국은 목욕보다는 샤워만을 하기 때문에 일반 가정집은 샤워실만 갖춰져 있어요. 그리고 샤워만 하는 것이 익숙한 영국인들은 일반 욕실에서 오랜 시간 지체하는 것을 안 좋아할뿐더러 공동생활 시 예의에 어긋난 행동으로 간주하는데요.
더운 나라 필리핀은 집안에 목욕할 수 있는 시설이 거의 갖춰져 있지 않으며, 샤워기 사용보다는 물통으로 물을 받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하죠. 샤워 시 바가지를 이용한다면 상당히 불편할 거 같지만 물을 뒤집어쓰고 시원함을 느끼는 걸 좋아하는 필리핀사람들에겐 최고의 샤워도구라고 합니다.
이렇듯 일본의 목욕 문화도 다소 독특하지만 그들의 기후나 역사에서 비롯된 그들만의 문화이니 존중해야겠죠?! 처음에는 저 또한 위생상 굉장히 안 좋을 거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이유들을 차례로 알게 되면서 수긍이 되었습니다. 이상 욕조물을 돌려쓰는 일본의 이유 있는 목욕 문화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