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행오버를 본 적 있으신가요? 미국의 코미디 영화인데요. 여기서 치과의사 스투는 의사에게 차트를 보여달라고 하자 의사는 "치과의사가 무슨 의사냐"라며 타박을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실 이뿐만 아니라 여러 미드에서도 이런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치과의사를 Dentist라고만 부르는 것도 의사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의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하죠. 과연 미국에서는 어떤 차이점 때문에 외과의사에 비해 치과의사가 무시당하는 것일까요?
1. 치과대가 일반 의대보다 쉽다
상대적으로 치대가 일반 의대보다 들어가 쉽고 경쟁력이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상위 클래스인 것은 변함없죠. 법률에 따르면 치과의사와 의사는 별개의 직업입니다. 한국도 미국 학제를 따르기 때문에 동일한데요. 왜 이렇게 분리를 둔 것인지를 알고 싶다면 이발사가 외과 시술과 치과 시술을 하던 역사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니 결론만 말하자면 뿌리부터가 다른 학문이며 의학적인 분야에서 마이너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론에서 말했든 미국에서는 치과 의사를 그냥 덴티스트(dentist)라고 부르거나 속어인 땜빵맨(충치를 충전재로 때운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라는 비하적인 호칭도 사용합니다. 한국에는 외과의사, 치과의사 상관없이 자녀가 의대 치대를 간다고 하면 두 팔 벌려 환영을 하지만 미국에서 특히 노년층 분들은 치과 의사가 된다고 하면 뜯어말리는 경우가 아직 많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예전에 비해 많이 누그러진 편이죠.
2. 치대보다 2년~8년을 더 공부하는 의대
치대와 의대의 교육기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모든 의사는 기본적으로 4년 동안 대학교육을 받고 이후 인턴과 레지던트의 과정으로 2~8년 동안 더 수련을 하게 됩니다. 치대도 기본 4년 동안 대학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동일한데요. 처음 2년 동안 해부학, 생화학 등의 이론 과정을 이수하고 남은 2년은 인턴활동과 비슷하게 현업 스킬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치과의사도 악안면 재건형 같은 구강외과 영역의 큰 수술도 하기 때문에 만만한 영역은 아닙니다. 하지만 의대 교육은 비외과적인 부분도 포함하기 때문에 교육기간이 더 길죠. 진로 폭도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마디로 의대가 더 빡센 것은 사실입니다.
3. 무시가 아니다... 진짜 싫은 거다?!
앞서 두 가지의 차이점을 알려드렸습니다. 의대보다 치대의 문턱이 낮은 편이고, 의대생 보다 치대생은 약 6년 정도 교육기간이 짧다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무시를 하기도 하지만 사실 진짜 싫어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바로 치대와 의대의 졸업 후 삶 때문입니다.
4년이라는 대학교육 후 의대생은 대학병원이라도 들어가면 당직콜에 편히 잠도 못 자고, 힘들고 위험한 수술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야말로 대학 생활만큼이나 빡센 업무들이 펼쳐져 있는 거죠. 반면 치대생들은 졸업 후 병원에 들어가 출퇴근이 정해져 있는 삶을 사는데요. 10시쯤 문을 열고 예약제로 환자를 받는 등 비교적 여유로운 삶을 삽니다.
그렇다면 연봉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치대생들은 의대생보다 현업에 일찍 발을 딛기 때문에 사회 정착이 빠를 터이고, 더 빨리 연봉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평균적으로 보면 치과의사의 연봉이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구강외과나 교정과 쪽으로 2년 정도 더 전문성을 쌓는다면 치과의사의 연봉은 웬만한 외과의사들 보다 높아집니다. 물론 개인차가 큰 부분이지만 의대생 입장에서 약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