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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호텔이 취사를 금하고 있습니다. 주방 등의 조리시설을 처음부터 만들지 않았으니 이는 당연한 조치죠. 그런데 컵라면조차 금지되는 호텔이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모르고 호텔에서 라면을 먹었다가 하루치 호텔 숙박비를 청구당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고객들이 룸 안에서 컵라면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커피포트 자체를 비치해두지 않거나 뜨거운 물을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강수를 두는 호텔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끼니로 먹을 음식을 만드는 것이 취사이니 컵라면도 취사에 해당되기는 하죠. 하지만 간편식에 불과한 컵라면에 호텔 측이 이처럼 강경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잘 납득이 가지 않는데요. 지금부터 컵라면 취사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호텔 측의 입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취사 시설을 만들려면 싱크대, 가스레인지 등 필요한 장비가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설계할 당시부터 환기장치, 배수관 설치, 가스배관 등을 미리 감안해야지만 취사가 가능한 건물을 만들 수 있는데요. 그래서 호텔은 이런 부분을 과감히 버리고 숙박의 편의성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설계되었습니다.

 

여기서 호텔에서 취사하면 안 되는 가장 중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환기시설이 없다는 점인데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문제지만 이후에 음식 냄새를 빼는 것도 여의치가 않습니다. 때문에 호텔에서 취사를 하면 방 안 자욱이 냄새가 남는 것은 물론이고 복도에까지 음식 냄새가 진동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하는데요.

 

컵라면이 비록 조리시설이 필요 없는 간편식이라 할지라도 냄새 문제는 피해 갈 수가 없죠. 만들어 먹기 쉬운 음식이라고 해서 냄새가 안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인데요. 심한 경우, 몰래 컵라면을 만들어 먹은 룸은 이후 2-3일은 이용하지 못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아니면 컵라면 냄새로 인해 수많은 컴플레인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분명 호텔 측에 엄청난 손해겠죠.

 

창문이 안 열리는 호텔에서는 더욱 곤욕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환기시설도 안 갖춰져 있는 방에 창문조차 없으니 컵라면 냄새를 뺄 방도가 없기 때문이죠. 컵라면 국물을 시트나 카펫 위에 흘리는 것도 부가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빨간 국물이 잘 빠지지도 않아 호텔 측은 컵라면을 반기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유난히 컵라면을 사랑하는 한국인들이 해외 호텔에서는 블랙리스트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간혹 어글리 코리안이 컵라면을 먹고 제대로 치우지도 않거나 포트에 라면을 끓여 먹는 등 에티켓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여 더욱 한국인과 컵라면에 대한 인상을 해치고 있기도 합니다. 라면 찌꺼기와 기름때가 남은 포트 때문에 룸에 비치된 커피포트를 치워버린 호텔도 있다고 전해집니다. 컵라면을 이처럼 방치해두면 냄새가 더욱 진동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죠.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냄새이다 보니 컵라면 냄새가 역하다는 인식이 없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인의 마늘 냄새만큼이나 상당히 불쾌감을 심어주는 냄새라고 하는데요. 그들에게는 그저 거북한 냄새에 불과합니다. 한국인들이 낯선 외국인 냄새에 괴로워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특히나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면 호텔 룸에서 컵라면 취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잘 알지 못해 컵라면을 먹었다가 된통 벌금을 무는 일이 발생하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자신의 옳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한국인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