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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가 말해준

응급실 대기 덜 하는 의외로 간단한 방법

살면서 겪은 가장 응급한 일은 무엇이었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자신 혹은 사랑하는 가족이 갑작스럽게 아팠던 경우를 꼽으실 텐데요. 혼비백산해서 가까운 응급실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 얼굴은 한 번 구경하기도 어렵고, 제대로된 치료는 언제나 가능할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죠. 응급실에는 나 말고도 급한 환자들이 항상 밀려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아예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모두에게 안전하고 신속한 응급실이 될 수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1. 정말 응급실에 가야 할까?


내가 정말 응급실에 가야 하는지, 간다면 어떤 병원을 가야하는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 경우라면 119센터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덜 붐비는 응급실이 어딘지, 영업중인 약국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응급조치가 필요한지 등을 안내받을 수 있죠. 괜히 아픈 사람 많은 응급실에 가서 몇시간씩 대기하며 진을 빼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시스템이니, 본인이 응급한 게 맞는지 헷갈리는 분은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2. 응급실은 선착순이 아니다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불편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기다림입니다. 운좋게 응급처치를 빨리 받았다고 해도, 수술장 혹은 병실에서 제대로된 치료를 받을 수 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6.9시간이라고 하는데요. 상위 20개 병원의 경우 대기시간이 14시간까지 늘어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보다 늦게 온 환자가 먼저 의사의 진료를 받는다면? 식당에서 나보다 늦게 온 테이블에 먼저 음식이 나왔을 때처럼 "저기요! 제가 먼저 왔는데요!" 하고 항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해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출처: 경향신문

하지만 한가지 아셔야 할 게 있습니다. 응급실의 진료 순서는 선착순이 아니라 응급도 순이라는 사실인데요. 응급실에서 최우선으로 봐주는 경우는 기도폐쇄나 호흡곤란/숨을 쉬지 않는 경우/분만/심장마비/의식이 없는 경우/심한 출혈이나 화상 및 경련/물에 빠졌을 때/심장,뇌 외상환자 등이라고 합니다.


보호자나 본인이 생각하기에 엄청나게 급한 증상일지라도 의료진에 의해 비응급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본인의 차례가 다소 늦게 돌아오더라도 무작정 화를 내지는 마세요. '생사를 오갈 정도로 급한 환자가 치료받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스리시기 바랍니다.


3. 증상에 따라 알맞은 병원 선택


사실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아프면, 가장 정확한 진료를 받고 싶은 마음에 유명한 대학병원부터 찾아가게 되죠.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기 때문에 대학병원 응급실은 항상 붐빕니다. 대학병원까지 가는 동안, 그리고 수속하고 기다리는 동안 고통이 심해질 수 있는데요. 흉통이나 호흡곤란, 의식 저하등 긴급 처치가 필요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최대한 가까운 응급실에서 초기 처치와 검사를 받은 뒤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이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증상이라도 심장이나 뇌, 외상과 같이 1분 1초에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환자의 경우 처음부터 대학병원 응급실을 이용해야 합니다. 처치와 수술에 필요한 장비나 혈액, 수액 등이 충분히 구비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출처: KBS 뉴스

평소 앓던 질환의 증상이 심해져서 응급실을 방문할 경우에는 평소에 그 질환을 치료받기 위해 다니던 병원 응급실을 우선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치의가 환자의 상태를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질병과 증상, 처방약 등에 대한 모든 기록이 보관되어 있기 때문이죠. 


4. 아이가 아플 땐 꼼꼼한 기록


자신이 아플 때보다 더 무서운 순간은 사랑하는 가족이 갑작스러운 고통을 호소할 때겠죠. 그 가족이 작고 여린 자녀라면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났을 땐 꼼꼼한 기록이 중요합니다. 열이 난 시간과 해열제를 투여한 시간, 소변과 대변을 본 횟수등을 시간대 별로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료진이 진료를 볼 때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기 때문이죠. 


 아기 수첩이나 장난감, 가재손수건, 담요 등을 챙겨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낯선 환경과 통증에 겁먹은 아이를 평소에 쓰던 익숙한 물건들이 조금이나마 진정시킬 수 이씩 때문인데요. 곧바로 입원하게 될 경우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럭키 인테리어

뭐든지 미리 대비하는 게 가장 낫겠죠.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집 주변에 위취한 소아전문 응급실이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응급실을 미리 알아두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5. 보호자 동반은 필수


출처: 이글루스 messiah.damned.one

환자만 구급차에 태워 보내고 보호자는 자가용을 운전해서 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모든 차들이 길을 터주어야 하는 구급차의 속도를 일반 자동차가 따로잡을 수는 없겠죠. 이런저런 이유로 보호자가 병원에 늦게 도착하면 할 수 있는 처치의 범위가 줄어듭니다. 환자가 의식불명이거나 기타 사유로 시술/수술 동의를 하기 어려운 경우 대신 동의할 수 있는 법적인 보호자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죠. 한국에서 동의서에 사인을 할 수 있는 보호자는 아직까지 혈연 혹은 법적으로 연결된 직계 가족으로 한정됩니다. 


사실 의식이 있는 경우라도 보호자의 도움은 필요합니다. 응급실에 가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팔에 링겔이라도 꽂으면 아픈 몸으로 소지품이 들어있는 주머니와 링겔이 걸린 스탠드를 혼자서 컨트롤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죠.  빠르게 읊는 의료진의 지시를 한 번에 알아듣기도 어렵고요. 이럴 때 가까운 보호자가 곁을 지켜준다면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많은 수의 보호자가 우르르 응급실에 따라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보곤복지부가 응급실 출입 가능 보호자 수를 환자당 1명으로 제한 했기 때문인데요. 응급환자의 신속한 진료와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라고 합니다. 다만 개별 환자 상황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2명까지도 가능하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