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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45조 기업의 회장이 

돌연 은퇴선언 한 이유

모든 사람은 한 권의 책이다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이 한 말입니다.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명언이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스토리와 전후 사정이 있으니 표지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말로도 들리는데요. 지난 해 알리바바 매출 45조원을 이룩한 마윈 회장은 올 가을 돌연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과연 그에게는 어떤 숨겨진 사정이 있었기에 갑자기 은퇴를 결정하게 된 걸까요?


갑작스런 은퇴 발표


출처: 더기어

지난 9월 알리바바의 창립자이자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인 마윈이 "창립 20주년 기념일이자 55세 생일인 내년 9월 10일 회장직을 장융 최고 경영자에게 넘기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알리바바 그룹의 소유권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하는데요. 이에 따라 여기저기서 다양한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55세는 은퇴하기에 너무 이른 나이입니다. 일반 근로자도 60세가 되어야 은퇴를 하는데, 대기업 총수가 55세에 은퇴 하는 건 동양권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일이죠. 그렇다면 마윈은 왜, 어떤 이유로 갑작스런 은퇴를 결심하게 된 걸까요?


공산당 개입설 솔솔


현재 외국 언론부터 카더라 통신까지, 모든 매체가 가장 유력한 이유로 추측하는 것은 바로 '당 혹은 중국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겁니다. 알리바바라는 기업과 마윈이라는 개인이 너무 크게 성장하면서 공산당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이를 마땅찮게 생각한 당에서 은퇴를 종용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일각에서는 마윈이 목숨에 위협을 느껴 은퇴를 발표했다는 말까지 돌고 있습니다. 


출처: 데일리모션

지난달 26일에는 중국 관영 매체인 인민일보에서 뜬금없이 '마윈 회장은 공산당원'이라는 발표를 했는데요. 마윈 회장은 2015년 언론 인터뷰에서 "직원들에게 정치권을 사랑하되 결혼은 하지 말라'는 충고를 했다고 밝힌 전력이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윈이 은퇴 발표 일주일 뒤 '정부는 정부가 할 일만 해야한다'고 비판한 사실도 이러한 추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죠. 그 뒤에 본인이 직접 은퇴는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해명을 했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는 눈치입니다. 


판빙빙 그리고 수많은 중국의 회장님들


아무리 그래도 2018년인데, 그런 일이 아직도 가능하냐고요? 네, 중국에서는 가능한 걸로 보입니다. 얼마전 떠들썩했던 판빙빙 사건은 다들 아실 겁니다. 중국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배우 중 한 명인 판빙빙이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사건인데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탈세 의혹이 제기된 뒤 그녀는 SNS는 물론이고 자택과 소속사 어디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죠. 7월 말부터는 소속사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게 됩니다. '판빙빙이 관계당국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미 고문을 받고 죽었다' 등등 소문만 무성했는데요. 


출처: KBS 뉴스

10월 초 중국 세무총국은 판빙빙의 탈세 사실을 공식 발표했고, 이어 판빙빙은 SNS를 통해 공개사했으며 각종 재산을 처분해 세금을 납부할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뒤 맥락이 어떻든, 국제적인 스타가 이처럼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 전세계의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죠. 


재계 인사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사례도 여럿 있습니다. 샤오젠화 중국 밍톈그룹 회장,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그룹 회장, 왕젠 하이난 항공 그룹 회장 등 다수의 기업총수가 부패척결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돌연 사망하거나 종적을 감췄는데요. 이런 중국의 전력때문에 마윈이 알아서 꼬리를 내리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마윈 은퇴, 푸틴도 궁금해


출처: KBS 뉴스

마윈은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신화적인 인물입니다. '성공의 아이콘'으로서 중국 뿐 아니라 한국의청년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죠. 이런 마윈의 갑작스러운 은퇴 이유가 궁금한 건 당연하게도 우리만이 아니었습니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 경제 포럼에서 마윈에게 젊은 나이에 은퇴하는 이유를 물었는데요. 이에 마윈은 "이미 54세고 창업한지도 19년이나 되었으니 이제는 일 말고 교육이나 자선사업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래도 당신은 젊다. 나는 66세" 라며 웃음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총리 재직 기간을 포함하면 18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푸틴 입장에서는 젊고 잘나갈 때 은퇴하는 마윈을 이해하기 힘들만도 하네요.


은퇴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이든, 기업가로서 공식 석상에서 활동하는 마윈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건 아쉬운 일입니다. 마윈 회장이 앞으로 이번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만큼 행복하고 충만한 생활을 이어가기를, 그래서 이번에는 '퇴직 후 삶의 아이콘'이 되어 주기를 조심스럽게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