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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대국 미국 여권은 

어떤 혜택을 지니고 있을까?

지난 1월 8일, 헨리 앤 파트너스 사는 2019년 1분기 헨리 여권 지수를 발표했습니다. 비자 없이 몇 개국을 여행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이 지수는 국제 항공운수협회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매년 세계 각국의 여권 파워에 순위를 매기고 있죠.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90개국을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없는 일본 여권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인도를 도착비자로 방문할 수 있게 된 대한민국은  공동 2위로 올라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죠.


출처: 허프포스트 코리아

지난 1월 8일, 헨리 앤 파트너스 사는 2019년 1분기 헨리 여권 지수를 발표했습니다. 비자 없이 몇 개국을 여행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이 지수는 국제 항공운수협회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매년 세계 각국의 여권 파워에 순위를 매기고 있죠.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90개국을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없는 일본 여권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인도를 도착비자로 방문할 수 있게 된 대한민국은  공동 2위로 올라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죠.


그런데 잠깐만,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인 미국이 1위도, 그렇다고 2위도 아니라는 게 말이에요. 미국은 왜 한국이나 일본, 싱가포르보다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가 적은 걸까요? 또, 무비자 방문 가능국이 많다는 걸로 여권의 힘을 다 설명할 수 있는 걸까요?


미국이 여권 지수 6위가 된 이유


미국이 여권 서열 1위의 영광을 누리던 시절도 물론 있었습니다. 때는 2015년, 아직 오바마가 대통령직에 있을 때였죠. 하지만 트럼프가 취임한 2017년 초 2위로 떨어졌던 미국 여권의 순위는 끝내 6위까지 미끄러집니다. 트럼프와 여권 파워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라고 큰소리치며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여권의 순위가 이렇게까지 떨어진 건, 터키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트럼프의 외교정책에 불만을 품은 국가들이 미 여권 소지자의 무비자 혜택을 폐지한 영향이라고 합니다. 이로써 현재 미국 여권으로 비자 없이 입국 가능한 국가는 모두 185개국이 되었죠. 


악명 높은 입국심사는 모두 간단히 패스


무조건 많은 국가에 무비자로 입국하는 게 최고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 국가에 방문할 일이 없으면  무비자 혜택은 무용지물이니까요. 런던이나 뉴욕, 파리처럼 관광·비즈니스 수요가 몰려드는 도시에 비자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것과,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토'나 부탄의 수도 '팀부'처럼 들어본 적도 거의 없는 도시에 무비자로 들어갈 수 있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인 것이죠.


몇몇 국가가 무비자 입국을 취소하면서 미국의 순위가 6위로 밀리기는 했지만, 미국 여권 소지자들은 여전히 가야 할 곳에 무리 없이 갈 수 있습니다. 캐나다 같은 북미지역은 물론이고 유럽의 솅겐 지역도 모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죠.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입국심사를 하는 곳은 미국과 영국입니다. 이 두 나라를 방문하는 분들은 영어로 진행되는 입국심사에서 실수를 할까 봐 예상 질문지까지 뽑아가며 연습을 하죠. 미국 여권 소지자라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국은 미 여권 소지자의 본국이니 말할 것도 없고, 영국 역시 미 여권 소지자에게 패스트 트랙이라 할 수 있는 전자여권 게이트를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대사관의 보호


출처: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 주연의 영화 '집으로 가는 길', 기억하시나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프랑스 공항에서 한국인 주부가 마약 운반범으로 검거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친한 지인의 부탁으로 원석을 운반해준다고 생각했는데, 가방 안에는 원석 대신 코카인이 잔뜩 들어있었던 것이죠. 프랑스 경찰에게 체포된 그녀는 프랑스에서도 멀리 떨어진 섬, 마르티니크에 있는 교도소에 수감되는데요. 


출처: 텐아시아

이 과정에서 한국 대사관은 시종일관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내가 해외에 나가서 저런 오해가 발생하면, 과연 대한민국 대사관은 나를 지켜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죠. 


미국 여권을 소지한 미국 시민권자라면 아마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미국 대사관은 거의 세계 모든 곳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자국민들을 보호하기 때문이죠. 지난해 12월 2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유혈사태 때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한국 대사관과 달리 미 대사관은 신변 보호 방법과 주의사항 등을 자세히 안내해 '역시 미국'이라는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헨리 여권지수로만 따지면 우리나라 여권이 미국 여권을 앞서지만,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에서는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미국 여권이 유리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가장 부러운 건 아무래도 세계 각국 미 대사관의 강력한 파워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