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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로 환영받은 

주 4일제를 실제로 하는 회사 모음

주 5일제를 처음 도입하던 2004년,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경제 성장률이 저하될 것이다', '생산성은 떨어지고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등 주 5일제가 불러올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말들이 많았죠. 하지만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주 5일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2017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 5일제 도입 이후  노동생산성도 오히려 1.5% 향상했다는데요. 


출처: 한겨레

하지만 대한민국의 노동시간은 아직도 OECD 최고 수준입니다. 2015년 우리나라 국민들이 연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347시간이나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가장 짧은 시간 일한다는 독일 국민들보다 1년에 무려 한 달 가량 더 일하는 셈이라니, 업무시간이 너무 길다는 원성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이에 정부는 작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주말 포함 52시간만 근무하도록 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죠. 이 제도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자체적으로 주 4일제를 도입한 회사들도 있어 화제인데요. 과연 어떤 기업들이, 무슨 이유로 직원들을 일주일에 네 번만 출근시키기로 한 걸까요?



월 1회 주 4일 근무, 여행박사


2000년 문을 연 여행 업체 '여행 박사'는 2017년 업계 최초로 주 4일제 근무를 시도합니다. 월 1회 오후 3시에 퇴근할 수 있었던 '라운지 데이'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일이었죠. 2015년부터 시행한 라운지 데이가 직원들의 호응을 얻자 여행박사는 2017년 7월부터는 격주로 주 4일제를 시작하는데요. 하지만 2주에 한 번씩 금요일 업무를 쉬다 보니, 그날 들어오는 문의나 요청을 제대로 처리하기 어려워지는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이에 여행박사 황주영 대표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월 1회만 주 4일 근무를 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네요.   


출처: 잡앤조이

여행박사는 여행은 가고 싶은데 돈과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가성비 여행'을 도입하며 크게 성장한 회사입니다. 하지만 직원 복지에 있어서 만큼은 가성비를 따지지 않죠. 여행박사는 주 4일제 이외에도 다양하고 파격적인 복지 환경으로 유명한데요.  매달 전 직원에게 10만 포인트를 지원하는데다 집이 지방이거나 출퇴근이 왕복 3시간 이상이면 본사 10분 거리에 있는 사택도 지원합니다. 10년 근속 직원에게는 지중해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권까지 증정한다고 하니, 회사 오래 다닐 맛 나겠네요. 


공공기관 최초, 경상북도


출처:SBS

이런 변화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것 같은 공공기관에서도 주 4일제를 시행 중입니다. 2017년 9월 경상북도는 주 4일제 정규직 직원들을 채용했는데요. 기존 직원들에게 주 4일제를 적용시킨 여행박사와 달리, 주 4일만 일할 직원들을 따로 뽑은 것이죠. 


주 4일제 직원과 주 5일제 직원 간 차별이나 불화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경상북도 산하의 대표적인 주 4일제 시행기관인 경북테크노파크는 2개 부서를 아예 주 4일제 직원들로만 채웠습니다. 그 대신 금요일 쉬는 직원과 월요일에 쉬는 직원을 나눠 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죠.  주 4일일하는 직원들은 주 5일 직원들에 비해 임금은 20% 적게 받지만 만족도는 높다고 하는데요. 임금 외에 휴가 등 복지는 동일하게 적용받고, 오히려 집중력 있게 업무를 볼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주 4일 '출근'제, 크리에이티브마스


출처: 협성대스타

광고업계는 잦은 야근과 높은 근무 강도로 악명이 높습니다. 대중교통이 모두 끊긴 시간에야 일이 마무리되어 택시를 타고 퇴근하는 건 일상다반사죠. 그런데 이런 광고업계에서 과감하게 주 4일제를 도입한 회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광고 회사 '크리에이티브마스'의 이구익 대표는 본인이 광고업에 종사하면서 잦은 초과근무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고, 그래서 회사를 차린 뒤 제일 먼저 주 4일제를 추진했다고 합니다. 


출처: 네이버 JobsN

크리에이티브마스는 엄밀히 말하면 '주 4일 근무제'가 아닌 '주 4일 출근제'입니다. 금요일부터 회사에 나오지 않는 것은 맞지만, 그 주에 남은 업무가 있다면 회사가 아닌 어디서든지 마무리를 해야 하죠. 물리적인 장소가 회사가 아닐 뿐 근무를 해야 하는 것은 같은데 이런 주 4일 제도 과연 직원들의 환영을 받을까요?


출처: instagram @creativemas

물론 금요일부터 아예 쉬게 해준다면 더 좋겠지만, 출근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다고 크리에이티브마스 직원들은 말합니다. 클라이언트 응대, 전화받기 등의 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업무 효율도 높고, 은행 업무나 병원 진료처럼 평일에만 가능해서 곤란했던 일들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만들어주자  직원들의 창의성이 증대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월요병 퇴치, 우아한 형제들

'배달의 민족'어플로 주목받고 있는 우아한 형제들은 2015년부터 주 4.5일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금요일에 일찍 퇴근하는 게 아니라 월요일에 늦게 출근하는 방식이라는 게 포인트죠. 전 임직원이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는 이 시스템은 '월요병 완화'를 목적으로 합니다. 월요일 아홉시에 칼같이 사무실에 도착한다고 해도 곧바로 최상의 업무 효율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죠. 즐거웠던 주말의 기억이 아직 머릿속을 떠돌고, 앞으로 5일을 꼬박 사무실에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 테니까요. 차라리 잠도 푹 자고, 천천히 식사도 한 뒤 좋은 컨디션으로 출근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4.5일제를 도입한 2015년 이후 3년간 우아한형제들은 연평균 70%의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주 4.5일제 근무가 회사의 생산성을 떨어뜨리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주 4.5일제뿐 아니라 임신기 자율선택 근무, 출산 휴가 90일과 육아 휴직 1년 보장 등 대기업 수준의 복지를 제공해 2018년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여성가족부 장관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