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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족 빙의? 

SNS에서 난리난 한옥 호텔 모습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졌던 한옥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번잡한 도심 속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SNS를 통해 한옥 스테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죠. 일과 학업에서 지친 마음을 폭 안아줄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을 찾는다면 한옥만큼 적합한 곳도 없는데요.


 출처: 인스타그램 @sosomi__zz @sherlynkim21

그중에서도 전북 완주에 있는 250년 된 한옥 호텔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TV와 침대, 냉장고 등이 없이 오롯이 자연이 품은 한옥 속에서 하룻밤 머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죠. 요즘 가장 핫한 이 한옥 호텔은 어떤 곳인지 지금부터 살짝 들여다볼까요?


우리들의 정원이란 뜻의 아원고택은 경남 진주의 250년 된 한옥을 완주군 종남산 자락 아래 오성마을로 옮겨 이축한 한옥 호텔이자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건축가이자 오스갤러리 대표인 전해갑 대표가 전문 장인들과 힘을 모아 한 채에 3년씩 정성을 쏟아 이축하고, 그 곁에 현대식 건축물을 완성할 때까지 무려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현대와 전통이 자연 속에 절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이 방문객들에게 이색적인 느낌을 주죠.


출처: 인스타그램 @jeeeeyo

아원고택은 별채를 포함해 총 4채의 한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어떤 방을 선택해도 종남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죠.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만휴당이 아닐까 싶은데요. JTBC 드라마 발효가족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만휴당의 대청마루에 앉아 있노라면, 눈앞에 펼쳐진 종남산의 압도적인 풍광이 더욱 가까이 느껴지는데요. 이따금 들려오는 풀벌레 울음소리와 새 소리는 한옥 고유의 나무 냄새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만휴당의 소쇄문을 지나 걸어 올라가면, 옛 선비들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풍류를 즐겼다는 연하당이 보이는데요. 경남 진주의 고택을 옮겨놓아 옛 한옥의 구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단아한 연하당의 처마 끝을 통해 보는 대나무 숲은 그윽한 운치를 더해주죠. 이런 곳이라면 시 한 소절이 절로 떠오를 것 같네요.


연하당을 돌아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채인 설화당이 나옵니다. 한옥 호텔의 가장 내밀한 곳에 위치한 이곳은 단아하고 소박한 절제미가 돋보이는 곳이죠. 작고 아담한 안채에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면 머무름 자체가 휴식이 됩니다. 안방의 창을 열면 앞마당의 연못과 소나무, 종남산의 풍경이 하나로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죠.


한편 별채인 친목다실은 안채와 연결돼 있는데요. 배우 송강호가 영화 사도를 촬영하기 전, 한 달간 머물며 대본 리딩을 했다고도 알려진 곳입니다. 한옥살이에 따르는 불편함을 보완해 나무를 주재료로 지어진 한옥과는 달리 노출 콘크리트의 현대적인 건축물로 지어졌는데요. 설화당과 연하당의 처마보다 얕게 지어 전체적인 경관을 절대 해치지 않죠. 내부로 들어가면, 옆으로 길게 낸 낮은 창으로 아름다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한옥 스테이를 하지 않고도, 카페와 갤러리 등을 이용하며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는데요. 한옥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나오는 아원 뮤지엄은 갤러리와 카페, 음악감상실 등을 갖춘 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갤러리에선 회화와 설치미술, 도자기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리며 카페에선 맛은 물론 향도 좋은 전통 차와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죠.


콘크리트로 지어진 이 공간은 오묘하게도 전통적인 한옥의 분위기와 동떨어지지 않는데요.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담담한 공간과 낮은 가구 배치, 조명을 비롯해 하늘로 열리는 천장이 특징입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건축적 아름다움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죠. 한옥 속에 있는 모던한 갤러리에서 새로운 예술 세계를 경험해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