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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뉴욕호텔 사건

뉴스 나고 난 뒤 이루어진 시정조치는?

오너 일가의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쥐가 출몰하는 호텔에 승무원을 재우는 부실한 직원 관리로 논란이 되었습니다. 최근 직장인 전용 익명 커뮤니티에 대한항공 승무원이 비행 후 머무는 뉴욕 호텔의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숙소 시설에 대한 글이 잇따라 올라오며 화제가 됐는데요. 익명의 승무원들은 사진과 동영상이 포함된 게시물을 올리며 이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죠.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뉴욕에서 머무는 호텔은 바로 펜실베니아 호텔인데요. 이곳은 1919년에 오픈해 거의 100년이 넘은 호텔입니다. 지난해 8월 31일부터 이들의 단체 숙소로 선정됐죠. 대한항공은 서구권에서는 불길한 숫자라 기피하는 13층을 승무원 전용층으로 계약해 새롭게 리모델링 하는 조건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승무원들이 올린 글에 따르면 해당 호텔은 쥐와 바퀴벌레가 나오거나, 마약에 취한 노숙자가 복도에 무단 침입하여 쓰러져 자는 등 관리 상태가 호텔이라고 보기엔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죠. 일반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노후화로 인해 곰팡이, 바퀴벌레 등 위생에 심각한 문제로 소문이 나서 별점이 굉장히 낮은 곳입니다.


이들이 펜실베니아 호텔에 묵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라과디아 호텔로 옮기기 전 이 호텔을 승무원들의 숙소로 사용했었다고 합니다. 과거 10년 전쯤 한 조종사가 운동을 하다 떨어져 숨지고, 그때 당시에도 노후화된 호텔에서 쥐와 바퀴벌레가 나와 호텔을 교체했다는데요. 직원들의 많은 반대 여론에도 또다시 재계약이 이뤄진 것이죠. 


뉴욕 호텔에 쥐가 자주 나오다 보니, 승무원들은 공포감에 밤새 잠을 거의 못 잔 상태로 비행하기가 일쑤라는데요. 수건으로 문 틈새를 막고, 심지어 침낭을 들고 다니거나 원터치 텐트를 침대 위에 올려서 자기도 했다고 합니다. 일부는 사비를 지출해 다른 호텔에서 머물기도 했죠. 호텔에 항의해 방역 처리를 해도 약품 냄새에 머리가 아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승무원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에 노조 차원에서도 뉴욕 호텔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해, 호텔 변경 요구에 나서는 등 단체 행동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수개월째 묵묵부답이었죠. 그러자 일부 승무원들은 아예 병가를 내고 뉴욕 비행 일정에서 빠지려고 하는 경우까지 생겼는데요. 


승무원들은 비위생적인 체류 환경이 법적으로 주어져야 할 휴식과 숙면을 방해해 결국 안전운항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습니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14시간 넘게 근무한 승무원은 12시간의 휴식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대부분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지 못한 채 다시 비행기에 오른 것인데요. 장시간 비행으로 피로가 누적된 승무원들이 열악한 숙소 환경으로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승객들의 안전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간과할 일이 아니죠.


이 사건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자,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들의 쾌적한 체류환경 보장을 위해 올해 6월 내 호텔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문제가 된 펜실베니아 호텔에 위생 관련 계약종료를 협의 중에 있으며, 교체 직전까지 해당 호텔의 환경이 나아질 수 있도록 전문 업체를 통해 개선 작업도 지속하겠다고 했습니다. 객실 승무원들의 충분한 휴식이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빠른 개선이 시급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