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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호구냐.. 

블루보틀 때문에 또 터진 가격차별 논란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블루보틀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은 꽤 오래전부터 이슈가 되며 국내 커피 애호가와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는데요. 지난 3일 서울 성수동에서 1호점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날 개점이 얼마나 화제였는지, 온종일 포털사이트의 인기 검색어에도 블루보틀이 올랐을 정도인데요. 매장 앞에는 수백 명의 줄이 늘어져 아이돌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했죠. 


이렇듯 블루보틀의 첫 한국 진출이 이슈가 되는 가운데 커피의 가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한국 매장의 가격대는 미국, 일본과 비교해 조금 더 높은 수준입니다. 일각에서는 가격 차별을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블루보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 일본 보다 비싼 가격


블루보틀은 커피 고급화 전략으로 강력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미국의 커피 체인점입니다.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제임스 프리먼이 200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소규모로 커피를 만들어 팔면서 시작했는데요. 미국 외 국가에 점포를 낸 것은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죠.


가격은 한국이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루보틀의 대표 메뉴인 뉴올리언스의 한국 판매가는 5,800원으로, 미국 4.35달러(약 5,070원)와 일본 540엔(약 5,630원)보다 약간 비싸게 책정됐죠. 한국인이 아메리카노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카페라테의 가격도 6,100원인데요. 모카는 6,500원으로 가장 비싸죠. 


5,000원으로 책정된 아메리카노만 기준으로 놓고 봐도 블루보틀은 국내 커피 전문점 가운데 커피 가격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합니다. 동종 업종인 스타벅스의 경우 아메리카노의 톨 사이즈 가격이 4,100원이죠. 모두 미국, 일본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단 한 잔을 위한 기다림


그렇다면 비싸다는 평가가 있지만,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이슈가 되고 있는 블루보틀의 인기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는 기존 커피 전문점과 다른 차별화된 컨셉 때문인데요. 블루보틀은 숙련된 바리스타 직원이 커피 주문을 받고 나서 원두를 저울에 달아 무게를 측정하고,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는 슬로우 커피 방식이 특징입니다. 


완벽한 커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철학 때문에 커피계의 애플이라는 수식어까지 얻기도 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커피 제조 시간도 길게는 한 잔당 15분 이상 걸립니다. 실제로 매장 안에서 커피를 제조하는 바리스타들이 밀려드는 손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롭게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오픈 첫날 수 백 명의 대기 인파를 빠르게 수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커피에 비해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개인 취향에 맞춘 커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객의 만족도가 높게 평가되는데요. 하지만 이는 블루보틀의 가격이 기존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보다 약간 높은 가격으로 측정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죠.


호불호 갈리는 인테리어


카페 인테리어가 공개되자마자 예상외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인테리어 때문인데요. 미국과 일본에 있는 기존의 블루보틀 매장은 흰색 계열의 밝고 모던한 바탕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마감 처리를 한 곳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국내 매장도 블루보틀 특유의 심플한 인테리어를 갖춘 곳이 될 것으로 상상했죠. 하지만 노출 콘크리트를 그대로 드러낸 공사장 느낌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로 내부를 꾸미자,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블루보틀 관계자는 한국으로 현지화되는 과정에서 선택된 디자인이라고 밝혔죠.


스타벅스와의 결정적 차이


블루보틀은 스타벅스에 비견되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니고 있지만, 컨셉은 확연히 다릅니다. 스타벅스 64개국에서 총 23,187개가 넘는 매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블루보틀은 전 세계 단 68개에 불과하죠. 두 곳 모두 본사는 미국입니다.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성공한 비결로는 철저히 한국인에 맞춘 서비스를 선보였던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출퇴근 시 간편하게 테이크 아웃할 수 있는 드라이브 쓰루, 사이렌 오더부터 매장 내 전면적으로 비치해둔 와이파이, 콘센트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죠. 


그러나 블루보틀 매장 내에 전기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없다는 사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재 국내 커피전문점 대부분이 고객 편의를 위해 전기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블루보틀의 생소한 운영방식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는 블루보틀의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의 남다른 소신 때문인데요. 고객들이 커피,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운영방식에 대해 한국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앞서 커피빈 또한 매장 콘셉트를 휴게 공간으로 설정해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고 콘센트마저 보기 드물게 만들었지만, 매출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로 국내 커피 시장에 스페셜티 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강력한 경쟁자인 스타벅스 역시 리저브·리저브바 매장을 확대하는 등 프리미엄 커피를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커피앳웍스와 롯데 GRS의 엔제리너스도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확대하며 고급화 전략에 주력하는 모습이죠.


한편 블루보틀은 곧 2호점으로 삼청점을 선보일 예정이며, 올해 내로 총 4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느림의 미학을 강조하는 블루보틀이 빨리빨리의 나라 한국에서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여타 커피전문점과 별다른 차이가 크지 않은 맛의 블루보틀이 과연 한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