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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전쟁터라고? 회사 밖은 지옥이야." 많은 분들이 공감했던 '미생'의 명대사입니다. 매일같이 계속되는 야근과 숨 막히는 사내정치, 그런데도 연금과 보험, 세금을 다 떼고 나면 정작 얼마 쥐어지지 않는 월급... 회사를 박차고 나올 이유야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저 대사를 떠올리며, 또 '요즘 자영업자들 죽을 맛'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꿋꿋이 버티고 있는 직장인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런 말들은 예외 없는 진리일까요? 모든 분야의 자영업자들이 그렇게 힘들기만 한 걸까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 혹은 금융권에 취직해서 가치를 인정받는 것만이 억대 수입을 손에 쥘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걸까요? 지금부터 이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충 겪는 소상공인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만은 사실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소상공인 경영 실태 및 정책 과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33.6%가 최근 1년 내 휴·폐업을 고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실제 폐업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는 매수자가 없거나(63.1%), 폐업 후 생계유지가 걱정되어서(58.9%), 권리금 회수가 어려울 것 같아서(41.1%)였습니다. 체감하는 경영 수지에 대해서는 전체의 80%가 '올 들어 나빠졌다'라고 대답했죠.


출처: 조선일보

중소벤처기업부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창업 경험이 있는 소상공인의 73.5%는 폐업한 경험이 있었으며, 창업을 하게 된 동기는 '창업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67.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죠. 또 소상공인 중 44.4%는 빚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 기준 평균 부채는 1억 225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쪽에선 퇴사 열풍, 한 쪽에선 퇴사 만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청년들 사이에 불고 있는 '퇴사 열풍'에 대해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이 고되고 불만족스럽다는 건 알겠지만,  퇴사한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라는 게 이들의 조언인데요. 프리랜서라고 흔히 상상하듯 자유와 여유를 만끽하는 게 아니며, 자영업 역시 과열된 경쟁과 늘어난 인건비를 고려하지 않으면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다는 것이죠.


파이낸셜 뉴스 / 톱스타 뉴스

브런치 작가 '힐러'는 '자영업보다 직장인. 월급의 힘'이라는 글에서 '커피숍에서 2500원짜리 커피를 판다면 350만 원(서울시 직장인 평균 월급)을 벌기 위해 한 달에 7000잔, 하루에 233잔을 팔아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그는 이어 월급은 주어지는 액수 외에도 '꾸준함'이라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한 달 천만 원 수입,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정말, 모든 분야의 자영업이 다 이렇게 힘들기만 한 걸까요? 매장이나 직원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업종이라면 이야기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한국경제TV 증권팀, SBS 미디어넷 사업팀 PD 경력이 있는 유튜버 '신사임당'은 자신의 영상 '월 순익 1000만 원 올리는 생각법, 한국에는 직업에 귀천이 있습니다.'에서 남들과 조금 다른 이야기를 전합니다. 사업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죠.


출처: KBS 프로듀사 / tvN 미생

그는 직장인이 한 달에 천만 원, 1년에 1억 2천만 원을 벌려면 적어도 회사에 몇십억의 매출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말로 운을 뗍니다. 자신이 PD로 일하던 첫 직장에서는 협찬부터 방송 제작, 홍보영상 제작, 기획부터 유통까지 거의 모든 일을 도맡아 했지만 세후 손에 쥐는 돈은 20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당시에는 엄청나게 위대한 사람들만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생각했다는데요.   


출처: 월드 투데이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한 뒤 이런 생각은 180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첫해에 매출 5억, 이듬해에는 7억을 달성했다는 그는 꼭 크고 비싼 것을 팔아야 사업이 아니라고 말을 잇습니다. 한 개 팔면 만 원이 남는 상품을 하루 30개만 팔아도 한 달에 900만 원을 벌 수 있고,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매장 운영 시간 등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부담에 비해 판매가 수월하다는 것이 그의 조언인데요. 심지어 하루에 6개만 판매해도 4시간만 자며 일했던 직장인 시절의 수입은 달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는 또한 '정권이 바뀌어서 다 죽는다고 하지만 자신이 처음 창업하던 시절에 비해 오히려 지금의 환경이 좋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영업 성공의 기본 원칙


강혁진 페이스북 / 네이버 블로그 요거트맨

온라인 기반의 소규모 쇼핑몰이 아닌, 가장 취약한 자영업 분야로 꼽히는 식음료 업계에서도 살아남은 이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미래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의 모임인 '월간 서른'은 직장생활 경험이 있는 자영업 대표들의 노하우와 비하인드스토리를 브런치 매거진을 통해 공유한 바 있는데요. 60%의 고객이 재방문한다는 요구르트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정용 대표, 한식당과 스테이크 집을 운영하는 이정훈 대표, 춘천에서 수제버거 전문점을 운영하는 구희석 대표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원칙은 시장과 메뉴 대한 철저한 분석과 타깃 설정, 사장이 없어도 직원들이 스스로 일하는 시스템 구축, 흐트러지지 않는 자기관리였습니다. '유명하니까' 혹은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니까' 프랜차이즈 치킨집이나 카페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연구하고 연습해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죠. 결코 만만하게 생각할 일들은 아니지만, 자꾸 들려오는 '어렵다'는 말에 겁먹고 시도조차 못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직장생활과 창업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