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NS는 단연 싸이월드였습니다. 현재 2~30대라면 도토리, BGM, 일촌 등 싸이월드와 관련된 추억들이 하나쯤 있으실 텐데요. 하지만 얼마 전, 싸이월드는 경영난으로 서비스 중단 위기에 놓여있는 상태라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후 많은 분들이 한편에 묻어두었던 추억을 백업하기 위해 수 년 만에 미니홈피에 재접속하고 있죠. 과거 본인의 모습은 물론 당시 유행했던 사진, 아이템들이 등장하며 '싸이월드 시절 유행'이 떠오르고 있는데요. 그래서 당시 싸이월드를 들었다 놨다 하며 인생 역전에 성공한 이들의 근황을 알아보았습니다.
억대 매출 기본, 사장님으로 변신
1세대 연예인 CEO 김준희의 연 매출은 100억에 달한다. /instagram@evajunie
가수 출신 배우 김준희는 남다른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패셔니스타'로 유명했습니다. 과감한 스타일과 화려한 미모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으며 당시 미니홈피 누적 방문객 수가 6백만 명에 달했는데요. 같은 시기에 '에바주니'라는 쇼핑몰을 오픈했고 일상, 스타일링 사진 등을 공유해 높은 관심을 받던 미니홈피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 억 단위의 매출을 달성하며 2017년엔 1달에 1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지금까지도 쇼핑몰을 운영하며 여전한 감각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올해 80억이라는 놀라운 매출을 공개한 싸이월드 얼짱 출신 하늘. 귀여운 외모로 화제 돼 방송 '얼짱 시대'에 출연하기도 했죠. 피팅 모델로 활동하며 쇼핑몰 창업을 계획했고 그녀는 속옷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온라인 쇼핑몰에 도전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하늘하늘'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온라인 쇼핑몰 내에서 자리 잡았습니다. 얼마 전 론칭한 뷰티 브랜드 '피치씨' 역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국내외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instagram@haneulina
이외에도 그녀는 리스테린, 클라뷰 등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TV, 유튜브 등의 매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84만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며 뷰티 유튜버로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죠. 변화하는 트렌드와 플랫폼에 적응하는 능력과 열정이 돋보였는데요. 싸이월드 얼짱 출신으로 유명세를 얻어 대중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점 역시 성공의 비결로 보입니다.
같은 얼짱 출신 홍영기 역시 방송 '얼짱 시대'에서 입담과 발랄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알려졌습니다. 당시 그녀의 단발머리, 메이크업이 유행했죠. 출연 이후 더욱 유명세를 얻은 그녀는 피팅 모델 활동과 함께 의류 쇼핑몰 등을 운영했습니다. 과거 운영 중인 쇼핑몰의 평균 월 매출이 1억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죠. 얼마 전 론칭한 뷰티 브랜드 '밀크 터치' 역시 1시간 만에 1억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홍영기 역시 5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로서 채널까지 운영하며 높은 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풍의 캐릭터, '폐인 가족' 스킨(왼쪽)
만화가 김풍은 조금 다른 방법으로 싸이월드를 통해 성공했는데요. 그는 '폐인 가족'이라는 캐릭터를 살려 미니홈피를 꾸밀 때 사용했던 미니미, 스킨 등을 제작해 월 매출 10억을 달성했습니다. 2017년, 한 방송을 통해 당시 벌어들인 수입으로 회사를 차렸고 본인은 사외이사로 나와있다고 밝혔죠. 현재는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의외의 요리 실력을 뽐내며 각종 방송 활동, 만화가 활동 등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도토리 강탈곡, BGM으로 성공
미니홈피의 감성을 완성시켰던 배경음악으로 사랑받은 가수들도 있습니다. 아마 프리스타일의 'Y'라는 곡을 기억하실 텐데요. 멤버 미노는 한 방송에서 당시의 인기를 회상했습니다. 그는 "버스를 탔는데 우리 노래 'Y'가 벨 소리로 울렸다. 그러자 승객들 대부분이 휴대폰을 확인하더라. 우리 노래가 유명해져서 참 뿌듯했다"라며 전성기 당시를 떠올렸죠. '수취인 불명'등 프리스타일 표 음원들은 BGM으로 사랑받았습니다. 얼마 전에도 'Y'를 통해 방송 '수요일은 음악프로'에 등장하며 반가운 소식을 전했죠.
홍보, 방송 무대 한 번 없이 bgm으로 높은 매출을 달성한 란 (현 전초아)
박효신의 '눈의 꽃', 키네틱 플로우의 '몽환의 숲' 등 도토리 강탈곡으로 불렸던 음원들은 다양합니다. 가수 란의 '어쩌다가' 역시 BGM으로 사랑받았는데요. 싸이월드 명예의 전당에 오르며 얼굴 없는 가수였던 그녀는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중국 진출을 준비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후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중국 진출이 무산됐고 이름 역시 란에서 예인으로, 현재는 전초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년 방송 '슈가맨'에서 14년 만에 '어쩌다가' 첫 무대를 선보여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안타까운 근황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싸이월드 BGM으로 높은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었으나 계약서에 음원 관련 내용이 없어 결국 신용불량자가 된 사연을 털어놓았죠. 현재는 육아에 전념하고 있으며 출산 전까지는 세종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데뷔 전부터 유명세 치른 스타들
싸이월드 얼짱 출신으로 유명해 데뷔에 성공한 스타들도 있습니다. 이주연은 배우 박한별, 구혜선과 함께 5대 얼짱으로 유명했는데요. 그녀는 한 방송에서 "미니홈피 얼짱으로 유명해진 뒤 정말 많은 기획사에서 캐스팅 연락이 왔다. 한동안은 캐스팅을 피해 도망 다녔다"라며 유명세를 치른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이후 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했고 현재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수 강민경 역시 교복을 입고 찍은 사진으로 얼짱이란 닉네임을 얻었습니다. 청초한 미모가 화제 되며 데뷔 전부터 팬카페가 있을 정도였죠. 덕분에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같은 멤버 이해리와 함께 음원 차트 1위를 휩쓰는 음원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싸이월드 점령했던 OOO 스타일
그가 유행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존디어 모자(오른쪽 하단)
배우 겸 모델 배정남은 모델치고 크지 않은 키를 커버하는 완벽한 비율과 스타일링으로 원조 싸이월드 스타였습니다. 특히 빈티지 스타일링을 완벽히 소화해 내 그가 착용한 아이템, 의상들은 모두 유행이 되었는데요. 그는 "미니홈피에서 유명해져 당시 동대문만 가면 영웅이 됐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 농기계 회사의 모자 역시 그가 착용해 유행이 된 적도 있었죠. 그는 지금까지도 빈티지 쇼핑을 즐기며 모델과 배우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여전한 센스를 자랑하며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반윤희 / instagram@banyoonhee
싸이월드 스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반윤희. 그녀는 얼짱 출신으로 카고 바지, 큰 티셔츠 등 다양한 유행 스타일을 만들어냈습니다. 실제로 그녀가 입은 옷들의 브랜드에는 구매 문의가 잇따랐죠. 방송 '놀라운 토요일'에서 혜리가 반윤희 스타일을 그대로 재연해내며 다시금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현재 쇼핑몰 '피그힙'의 CEO로 사업을 운영하며 여전한 미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과거 싸이월드에서 유명했던 이들의 근황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기억 속에 싸이월드 스타는 누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