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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국의 해리 왕자와 그의 부인 메건 마클이 왕실을 떠나기로 해서 화제가 됐었죠. 두 사람은 왕실 직책에서 물러나며 왕실 교부금을 그만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개인적인 여행은 항상 자비로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재정지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이 소식을 보며 문득 영국 왕실의 가족여행은 어떨지 궁금해졌습니다. 왕실 가족여행의 모든 것을 파헤쳐보도록 하죠.


자신의 것 아니면 안 돼


여왕을 비롯한 왕족들은 여행을 다닐 때 자신의 혈액 주머니, 그리고 의사와 함께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들은 여행을 가기 전, 숙소 근처의 병원 위치를 미리 알아둡니다. 혹시 모를 위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병원에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가게 되는 것이라면 혈액 주머니를 들고 가야 합니다. 수혈을 도와줄 의사와 함께 말이죠.


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건 술인데요. 이들은 자신이 마실 술조차도 직접 들고 다녀야 합니다. 타인이 제공하는 술에는 독살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경호원은 술이 든 가방을 들고 다녀야 하는데요. 실제로 찰스 왕세자는 진토닉을, 카밀라는 레드와인을 선호해서 여행을 갈 때마다 이 술을 들고 간다고 하네요.


왕족도 여권이 필요해?


일반인이 이용하는 비행기를 타고 있는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 이들도 여권 검사를 실시한다.

1952년 조지 6세 서거 당시, 그의 딸 엘리자베스 2세는 케냐에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서둘러 영국으로 돌아왔지만, 그녀는 비행기에서 내릴 수 없었는데요. 이유는 검은색 의상이 준비되지 않아서였습니다. 이후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그에 맞는 복장을 갖출 수 있게 하기 위해 검은색 의상을 가지고 다니게 됐죠. 이들이 꼭 가지고 다녀야 할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여권인데요. 여왕을 제외한 모든 왕족은 비행기 탑승 시, 유효한 여권을 소지해야 합니다.


짐가방마다 보이는 색깔 이름표


왕족이 사용하는 모든 짐가방에는 각자의 이름표가 붙여지는데요. 이는 당연하게도 짐가방을 쉽게 구분하기 위해서겠죠. 엘리자베스 2세의 짐에는 "여왕(The Queen)"이라는 노란색 이름표가 붙여집니다. 윌리엄 왕자의 부인인 케이트 미들턴의 이름표도 노란색이죠. 윌리엄 왕자와 찰스 왕세자는 빨간색의 이름표를 사용합니다.  윌리엄 왕자의 아들 조지 왕자는 파란색, 앤 공주는 녹색 이름표가 붙여지죠.


여왕 허락 없인 가족여행도 마음대로 갈 수 없어


왕족은 영국을 대표하는 이미지입니다. 때문에 다른 나라에 가면 그 국가의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고 인지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현지어로 간단하게나마 인사하는 법을 알아두어야 하죠. 실제로 왕족은 어릴 때부터 외국어를 배우는데요. 최근 조지 왕자(7세)도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를 교육받고 있습니다. 


(좌)안동을 방문한 앤드류 왕자 / KBS NEWS

왕족이 원하면 언제, 어디로든 여행을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크나큰 오해입니다. 이들은 참여하는 모든 활동에서 사전에 계획된 대로, 함께 가는 직원들의 지시를 받으며 움직이죠. 왕실 기자인 고든 레이너는 "난 왕족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세계 명소를 방문하는 시간은 단지 40분 이내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여행은 갔지만, 관광지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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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이 부부 여행을 떠날 땐 12명의 직원이 동행합니다. 부부가 오붓하게 여행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진 밖에서는 수많은 직원과 경호원이 일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이들은 어딜 가든 간에 경호원, 스타일리스트, 비서, 미용사 등과 함께 해야 합니다. 덕분에 어떤 상황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깔끔한 모습으로 대중들과 인사할 수 있죠.


윌리엄 왕세손은 자신의 자녀들과 함께 여행할 수 없습니다. 즉, 왕위 계승자는 함께 여행할 수 없다는 것이죠. 여행 도중 발생하는 사고로 왕실 혈통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 규칙은 비행 여행이 위험했을 당시 정해졌고, 최근 들어 여왕은 이 규칙에서만큼은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조지 왕자, 샬롯 공주와 함께 여행할 수 있었는데요. 여전히 여왕의 허락은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자녀들과 여행도 마음대로 떠날 수 없다니 안타까운 현실인데요. 왕족이어서 가진 게 많았지만, 왕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켜야 할 것도 참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