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억 원 성과금 주는 게임 회사들
세계적으로 흥행한 게임 '배틀그라운드'는 게임사 크래프톤(전 블루홀)이 개발한 게임입니다. 2018년 이 블루홀의 자회사 펍지가 직원들 1인당 최대 50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죠. 물론 이 같은 성과급은 기획 단계에 참여한 창업 멤버 20명에게 주어졌지만, 게임 출시 이후 입사한 300명의 일반 직원도 평균 3000만 원이라는 두둑한 성과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리니지M을 출시한 엔씨소프트는 해당 TF 소속 직원들에게 월급의 1500%~25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월급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고액 연봉자는 1억 원대의 성과급을 지급받았죠. 이외에도 리니지와 프로야구게임의 흥행을 기념해 모든 직원의 복지 카드비를 18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인상하고 닌텐도 게임기와 200만 원의 상여금을 지급했습니다.
◎ 사실상 주고 싶어도 여유가 없는 기업들
이는 영업이익과 관계가 깊습니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를 제외한 금액입니다. 흔히 말하는 기업 순이익은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순수한 이익이지만, 일시적이고 비정상적인 활동에서 발생한 영업 외 손익을 포함하고 있어 기업의 영업활동과 무관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기업의 경영상황을 분석할 때 전문가들은 순이익보다 영업이익률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2019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제조업 8.1%, 대기업 7.1%, 전산업 6.9%, 중소기업 5.9%, 비제조업 5.3%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 3분기 전년 대비 6.3% 높은 매출(6164억 원)을 올린 오뚜기의 영업이익률도 6.3%(426억 원) 수준입니다. 2953명의 오뚜기 사원에게 3분기 영업이익을 모두 지급해도 성과금은 1인당 평균 1400만 원에 불과합니다.
◎ 게임 업계가 성과금을 지급할 수 있는 이유
경이적인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평가되는 '던전앤 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92.5%를 달성했습니다. 네오플은 2017년 매출액 1조 1495억 원 중 영업이익이 1조 637억 원, 당기순이익마저 719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직원 수는 600여 명에 불과합니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3N(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의 영업이익률도 네오플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반 기업보다는 높습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3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장 영업이익률이 낮은 넷마블도 11.96%의 영업이익률을 보입니다.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은 마케팅비와 인건비 외에 판매관리비가 많지 않은 게임 업계의 특성 덕분입니다. 제조업은 수억 원의 기기와 원자재, 유통망이 필요하지만, 게임사는 수백만 원가량의 컴퓨터가 이를 대신합니다. 재고도 발생하지 않아 제품 생산, 개발, 유통에 드는 원가가 낮아 영업이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