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이맘때면 날이 슬슬 풀리기 시작하면서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겠지만, 최근엔 미세먼지 없이 파란 하늘을 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실제로 올해 1~2월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보다 20~3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처럼 전국 미세먼지가 크게 개선된 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 대기오염의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초미세먼지 나쁨’을 보인 날은 6일로, 지난해 2월 한 달간 10일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었는데요. 특히 ‘매우 좋음’을 보인 날은 지난해 2월엔 단 하루도 없었지만, 올해 2월에는 11일이나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공장 가동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는데요.
실제로 2월에는 서풍이 불어 우리나라와 인접한 중국의 초미세 먼지가 국내로 유입되는 데 반해 올해는 대기 질이 예년보다 좋았죠. 실제로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속, 이 기간 중국의 대기오염 또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깨끗해진 중국 공기
나사가 공개한 올해 1월 1일~20일(왼쪽), 2월 10일~25일(오른쪽) 중국 위성사진을 보면 대기오염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이산화질소 농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실제로 우한시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한 뒤,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대중교통을 제한한 시점과 맞물립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의 대기 환경에는 도움이 된 것이죠.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전년보다 약 1억 t 가량 줄었습니다. 이산화탄소 1억 t은 같은 기간 세계 전체에서 배출되는 양의 약 6%에 해당하는 수치이자 칠레처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나라들의 한 해 배출량과 맞먹는 수치죠.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국가로, 배출량은 전 세계의 25%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편,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하늘길을 막으면서 항공기 운항이 크게 줄어든 것 또한 대기오염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데요. 항공정보분석기관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중국 공항에 착륙, 이륙하는 항공기가 하루 평균 1만 3000대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 부양책에 따른 이산화탄소 증가 우려
하지만 중국의 이 같은 대기오염의 감소는 낙관할 일만은 아닌 듯 보입니다. 최근 중국 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중국 정부가 경제활동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죠. 중국의 경제활동은 이번 주 60~70%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따라서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다시 늘릴 가능성이 제기되죠.
중국 교통운수부는 이달 말까지 2억 명가량의 농민공이 원래 일터로 복귀하고 나머지 1억 명가량은 3월에 추가로 복귀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또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정부 지출을 늘리는 등의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반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대기 질 ‘좋음’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로 마스크 없이 외출하기 힘든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하루빨리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