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 때문에 대한민국은 연일 바이러스와 전쟁 중입니다. 국내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자 많은 나라가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한국 여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죠.
외교부에 따르면 9일 오전 9시 기준, 한국 출발 여행객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총 106개국으로 집계됐는데요.
앞서 미국이 한국 여행경보를 3단계로 격상시키고, 대구 지역 ‘여행금지’ 조치를 내린 것도 이에 파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결정은 많은 나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단 한국인들이 해외로 나가는 일이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발길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데요. 이러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감소에는 어떤 요소들이 영향을 미쳤을지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위험 국가’ 해외 인식 늘어나
현재 한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 제2의 코로나19 감염국으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코리아 포비아’(한국 기피증)가 빠르게 번지고 있는데요. 현재 미국과 대만은 한국에 대한 여행 경계령을 내린 상황입니다. 자국민에게 여행을 자제시킬 만큼 한국이 코로나19 위험 국가라는 인식이 늘어난 것이죠.
무엇보다 해외여행객 감소를 몸소 느낄 수 있는 면세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매출이 60% 이상 줄었습니다. 이는 중국이 사드 보복 조치로 한한령(限韓令)을 내렸을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데요. 이 밖에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던 동남아시아와 일본 승객도 줄고 있죠. 한국 여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 때문입니다.
여행 경계령보다 사람들의 우려 심리 더 커
외국인들이 한국 여행을 꺼리는 이유에는 각 나라의 한국에 대한 여행 경계령도 있지만, 무엇보다 급속하게 확산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 심리가 더 큰데요. 14억 인구에 사실상 외출 금지령을 내림으로써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한 중국과 달리, 대한민국은 강압적인 봉쇄 정책을 밀고 나갈 수 없어 확진자가 급증할 거라는 의견입니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중국이 우리나라에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행정적으로 강력한 수단을 써야 한다고 훈수를 두어 논란이 됐죠. 중국이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칠 수 있었던 건 모든 지역을 행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사회주의 체제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가 도시 봉쇄령과 주택단지에 대한 폐쇄식 관리를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사태가 더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입니다.
신천지에 대한 해외 외신 반응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바이러스가 신천지라는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확산한 것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중견기업에 버금가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신천지는 지난해 기준 전체 재산이 5513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연간 현금 흐름 규모만 1조 600억 원이며, 교인 숫자가 23만 9천353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편 신천지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신도 명단을 늑장 또는 허위 제출하고 자치구와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2000여명이 넘는 신도들이 거짓 진술을 하는 등 사실이 해외 언론에 보도되었는데요. 외신들은 “한국에서 교회의 슈퍼 전파자로 인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두려움이 유령 도시를 만들었다” “사이비 종교가 한국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심”이라며, 신천지의 폐쇄적이고 은밀한 포교망이 실제 확진자 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줘 바이러스가 더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현재 국내 주요 인바운드 여행사들에 따르면 3월 중순까지 실시간으로 예약 취소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따라서 이번 코로나19 여파가 얼마나 지속될 지가 관건이며, 여름 성수기까지 바이러스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을 경우, 여행업계의 손실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차갑게 얼어붙은 여행 심리, 위기에 처한 여행업계를 위해서라도 사태가 조속히 가라앉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