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저렴한 물가로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해외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돈이 없어서 못 먹는 것이 아니라 배가 불러서 못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음식값, 식재료 값이 저렴하기로 유명하죠.
무엇보다 베트남 여행 중 밤 시간을 알차게 만들어주는 코스로 야시장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차가운 철판 위에서 만들어주는 아이스크림, 반미, 과일주스 등 저렴한 가격대에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즐비하죠. 오늘은 낯선 비주얼 때문에 선뜻 도전하기 망설여지는 베트남 길거리 음식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개구리 고기
우리나라에서는 야생동식물 보호법에 의해 보신용 개구리의 포획과 식용 행위가 금지되어 있지만, 베트남에서 개구리는 인기가 많은 식재료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는 ‘엑 느엉’이라 불리는 구운 개구리 요리를 길거리와 로컬 술집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데요. 여성에겐 다이어트 음식으로, 남성에겐 정력에 좋은 스태미나 식품으로도 유명하죠.
개구리 요리법은 구이, 볶음, 튀김 등 다양하며 고단백 저지방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먹어본 사람들에 의하면 ‘눈 감고 먹으면 닭고기 요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하는데요. 닭 다리처럼 부드럽고 연한 식감에 누린내도 거의 안 난다고 하죠. 베트남 사람들에겐 일상적인 식재료이다 보니, 마트나 시장에서도 개구리 고기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캔에 쪄 먹는 오골계
출처- cozilee 블로그
베트남의 보양식에는 한국의 삼계탕과 비슷한 오골계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여름에 삼계탕을 먹지만 베트남에서는 계절에 상관없이 기력 보충용으로 오골계탕을 많이 먹는데요. 특히 쫄깃쫄깃해 씹는 맛이 일품인 오골계탕은 맛과 보신을 겸한 보양식으로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져있지만, 거뭇거뭇한 비주얼 때문에 선뜻 먹기 꺼려지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다만 베트남 오골계탕의 조리법이 조금 독특한데요. 음료수나 맥주를 다 마시고 남은 캔 안에 오골계를 넣고 쪄내는 방식입니다. 이는 한국과 달리, 오골계를 칼로 죽이면 영양과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캔 안에 가둬 저절로 죽게 하는 방식을 선호해서 생겨난 조리법이라고 하죠.
비벼 먹는 라이스페이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비벼 먹는 라이스페이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요. 동그란 라이스페이퍼를 종이 찢듯 뜯어낸 뒤 각종 양념과 재료를 버무려 샐러드처럼 만든 음식인 ‘반짱쫀’은 현지인에게 특히나 사랑받는 음식입니다.
물을 묻히지 않은 라이스페이퍼에 육포나 새우를 넣기도 하고, 망고 슬라이스나 달걀을 추가하기도 하는데요. 여기에 새콤달콤한 소스까지 더해져 한번 먹어보면 여러 가지 재료가 입속에서 어우러져 나중에도 자꾸만 생각나는 중독적인 맛으로 유명하죠. 투명한 비닐봉지에 내용물을 차곡차곡 넣어주는 독특한 포장 방식 또한 눈길을 끕니다.
한국인에겐 생소한 녹두 찹쌀밥
베트남 사람들이 아침 식사로 즐겨 먹는 녹두 찹쌀밥 ‘쏘이 쎄오’는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 소개되어 유명해졌는데요. 쏘이는 찹쌀밥, 쎄오는 비스듬하다는 뜻으로 찹쌀밥에 녹두를 비스듬히 썰었다는 의미를 갖고 있죠. 강황을 넣은 노란 찹쌀밥에 녹두 덩어리를 비스듬히 썰어 올리고 그 위에 고명을 얹으면 완성인데요.
육안으로만 봐서는 뭉친 녹두 덩어리에서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실제로는 튀긴 양파와 고기류로 만든 소시지까지 고명으로 올라가 감칠맛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맛과 든든함 모두 잡은 데다, 한화로 75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 착한 가격으로 베트남 아침 식사의 끝판왕으로 불린다고 하죠. 여기에 녹두를 빠르게 썰어내는 현지인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구경하는 재미는 덤입니다.
부화 직전의 오리알 요리
베트남 야시장을 걷다 보면 하얀색 박스에 담아둔 계란으로 요리를 하는 가게들을 볼 수 있는데요. 평범한 계란이라고 생각했다가 정체를 알고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바로 부화 직전의 오리알을 삶은 ‘발롯’이라는 요리인데요. 베트남에서는 흔한 길거리 음식이지만, 비주얼이 혐오스러워 한국인들이 접근하기에 쉽지 않은 음식입니다.
오리알을 보관해둔 상자를 보면 윗면에 숫자가 적혀있는데요. 이 날짜는 오리가 알을 낳고 나서 요리로 만들어지기까지의 날짜를 뜻합니다. 즉 숫자가 클수록 부화된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보통은 14~21일 정도 부화된 오리알을 요리로 사용하며, 거의 21일쯤 가까워지면 새끼 오리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발롯이 완성됩니다. 베트남에서는 흔한 길거리 음식이며 맥주 안주나 간식으로 즐겨먹는데요. 맛은 삶을 계란 맛과 거의 동일하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살아있는 갯지렁이를 밀가루로 반죽해 튀겨내는 ‘갯지렁이 부침개’, 차가운 철판 위에 두리안을 으깨 만든 ‘두리안 아이스크림’ 등 독특하고 이색적인 길거리 음식들이 많은데요. 비주얼이 다소 충격적일 수 있으나 맛은 기대 이상이라고 하니, 베트남을 여행한다면 한 번쯤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