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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곳은 항공사입니다. 전 세계로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항공사들이 노선 운항을 80% 이상 줄였기 때문인데요.


벼랑 끝에 몰린 항공사들은 직원의 휴직과 임금 삭감, 반납 등을 결정하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습니다.


이는 최대한 비용을 아끼며 버티려는 항공사의 전략이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러한 고강도 자구책에도 경영이 끝없이 악화하자, 항공사들은 급기야 직원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의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국내 항공 업계와 승무원들의 현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직 공포에 떠는 승무원들

항공업계 특성상 기장과 객실 승무원이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데요.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8개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은 총 1만 5천여 명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 3분의 1인 5,000명이 유급이나 무급 휴직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죠. 휴직은 아니지만, 비행 일정이 없어 스케줄 오프 상태에 있는 승무원까지 포함하면 80% 이상이 사실상 휴직 상태인데요.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코앞까지 닥친 상황입니다. 항공사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건 인건비밖에 없기 때문에 초반에는 휴직을 통해 비상 경영을 해나갔으나, 이마저도 어렵게 되자 결국에는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다다르게 된 것이죠.


대형 항공사들 구조조정 불가피

전체 노선 가운데 90% 이상을 감편, 운휴한 대한항공은 지난달 중순부터 전체 승무원에게 무급 휴가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또 외국인 조종사 387명 전원은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의무적으로 무급 휴가를 가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항공이 일부 희망 직원의 단기 휴직을 시행한 적은 있지만 특정 부문 근로자 전원을 강제로 쉬게 하는 건 처음이죠.


현재 대한항공 승무원들 사이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순환 휴직과 급여 삭감을 실시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한 화두가 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휴가 소진 독려, 유휴 부지 매각 등 회사 차원의 자구 노력을 최대한 하면서 버티는 중”이라며 “전 직원 대상 급여 삭감과 순환휴직은 추후에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죠.


회사 측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승무원들의 시름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기본급보다 비행수당 비중이 높은 승무원 급여 특성상 생계에 곤란을 겪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죠. 무엇보다 인턴 승무원들의 실직 두려움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이들은 “지난 1~2년간 실제 직원처럼 일해 왔는데, 하필 정규직 전환 시기에 회사가 어려워져 가장 먼저 잘리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최근 인턴들에게도 무급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죠.


아시아나항공은 앞서 경영진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임금의 30%를 삭감했는데요. 이달 1일부터는 모든 직원들에게 15일 이상 의무 무급휴가를 가게 해 ‘인력 절반 운용’이라는 긴급 체제로 들어갑니다. 월 급여의 절반 정도를 못 받는다는 뜻이 되는데요. 회사 임원들은 급여 반납 비율을 기존의 30%에서 60%로 높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위기에 내몰린 저가항공사

이스타항공에선 임금체불까지 발생했습니다. 2월 급여의 60%를 지급하지 못한 상황에서 3월에는 급여를 전혀 지급하지 못했죠.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선 감축과 단축근무, 무급휴직 등의 자구책까지 마련했지만, 기본적인 운영자금 확보도 어렵자, 급기야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여 명에게 계약 해지를 전격 통보했는데요. 통상 수습 부기장은 큰 결격 사유가 없는 이상, 수습 기간 비행 훈련을 마치면 정규직으로 전환돼 왔죠.


나머지 5개 저비용항공사들도 최소 절반에서 많게는 거의 모든 직원이 휴직에 들어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피하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는 상황입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각 사가 무급휴직이나 고용유지 지원금 등으로 버티는 단계지만 상황이 지속되면 구조조정 수위는 더 높아질 것”이라 전했죠.


현재 승무원 커뮤니티 반응

이렇듯 우려하던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면서 승무원들의 실직 불안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데요. 평균적으로 객실 승무원의 월 근무 시간은 70~80시간 정도입니다. 하지만 운항 노선이 급격히 줄면서, 현재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30~40시간 정도의 근무 형태가 이어지고 있죠. 일거리 감소는 곧 생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때 안정적인 직장으로 부러움을 샀던 이들은 임금이 줄자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찾는 일까지 속출하고있는데요. 한 LCC 승무원은 "전 직원 월급을 깎는다고 하니 코로나19에 걸리기 전에 돈이 없어 죽게 생겼다",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카페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죠. 이렇듯 불황의 늪에 빠진 항공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까지 불어닥치면서 국내 항공산업과 연계된 종사자 25만여 명의 실직 공포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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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는 이대로라면 3개월을 버티기 힘들다며 정부에 부양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 신종 코로나가 완전하게 종식되지 않을 경우, 안전을 위해 여름휴가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항공 업계의 손실이 배가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생계는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두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사태가 정상화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