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갈.라.구..?-_-^" 도망치려는 내 손목을 턱 잡으며 싸늘하게 물었다..ㅡ,.ㅡ' 이 문체, 기억하시나요? 한때 인터넷 소설을 발칵 뒤집었던 귀여니의 '그놈은 멋있었다'입니다. 당시 이 소설은 10대 소녀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었습니다.
교보문고 소설 판매 1위는 물론, 차기작 '늑대의 유혹'은 영화까지 제작되었죠. 하지만 특유의 표현법으로 수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후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그녀 근황이 공개되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필명 귀여니, 본명 이윤세인 그녀는 2001년 혜성처럼 등장한 인터넷 작가였습니다. 유명해진 건 16살부터였지만, 사실 이전부터 글과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이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혼자 만화책을 만들고 글을 써 친구들에게 나눠줄 정도였죠. 필명 귀여니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았는데요, 과거 남동생에게 온 메일의 아이디에서 따온 필명입니다.
인터넷 소설 쓰기 전부터 남다른 모습을 보였던 귀여니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며 '귀여니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당시 유행하던 얼짱, 반항아 캐릭터를 실감 나게 그려냈는데요, 특유의 구어체 표현과 이모티콘을 활용해 10대 트렌드를 선도했죠. 당시 인터넷 소설 중 탄탄한 스토리와 극적인 전개로 많은 학생들이 그녀의 작품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죠.
그녀의 소설은 연달아 대박 행진을 터트렸습니다. 덕분에 그녀는 2004년, 당시 타워팰리스에 입성할 정도로 큰돈을 벌었죠. 행운은 계속해 이어졌는데요. 성균관대학교에 특례 입학을 권유받게 됩니다. 1세대 인터넷 작가 이우혁이 이 사실을 크게 비난하고 나서는 등 사회적으로 크게 회자됐죠. 성균관대학교에선 "소설이 영화화되는 등 창의성이나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아 특기자 자격을 주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얻은 유명세 때문이었을까요? 2008년 귀여니는 표절 의혹과 더불어 성형의혹까지 받게 됩니다.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셀카 사진이 학생 때와 다르다는 이유였죠. 또 2005년 연재한 소설 '아웃사이더'의 줄거리와 대사가 인터넷 소설가 송정실의 '아우어 스토리'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표절 소송에 걸렸습니다. 그러나 악플에 시달려왔던 귀여니는 2008년 자신의 싸이월드에 '성형은 했지만 표절은 하지 않았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코 지방 흡입과 다이어트로 현재 외모를 가지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한동안 잠잠한듯했는데요, 2011년 귀여니는 다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서울종합예술 학교가 방송 구성작가 예능학부 겸임교수로 귀여니를 임용했기 때문이죠. 서울종합예술 학교는 "대중의 트렌드를 읽고 교육에 적용시킬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라고 평가했지만, 대중들의 의견은 찬반으로 나뉘었습니다. 논란 때문인지 그는 처음 임용된 2012년에만 강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4년 3월 이후 교수 명단에서도 사라졌죠.
같은 해 귀여니는 '어느 특별한 한 달, 라오스'라는 책으로 2014년 팬들을 찾아왔습니다. 서른 살 이전에 떠나고 싶었다는 그녀의 열정이 담긴 책이었죠. 그래서 이 책은 상징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처음으로 이윤세가 '귀여니'가 아닌 본명 '이윤세'로 책을 낸 것이죠. 인터뷰에서 귀여니는 "라오스로 떠나기 전까지 1년간 집 반경 5km 이상을 벗어나지 않은 것 같다. 만남도 기피하고 집에서만 지내 고독감도 극에 달했다."라며 귀여니로 사는 삶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습니다.
귀여니와 작별을 선언했지만, 이윤세의 소설은 중국 등으로 수출되었습니다. 요즘 중국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죠. 다만 번역가에 의해 글이 전반적으로 리모델링 되어 현재 중국에 발매되는 귀여니의 글은 과거와 같은 이모티콘이나 통신체를 찾기 어렵습니다.
어느덧 10년이 지난 지금, 이윤세는 3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2018년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근황을 알렸는데요, 과거 타워팰리스에서 살았던 것과 달리 한적한 시골의 전원주택에 부모님과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속 직후 '달코미 왕자'라는 애칭의 신랑과 결혼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윤세의 신혼여행지는 태국 코사무이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분가하여 퐁퐁이, 뚱이라 부르는 검회색, 갈색 고양이의 집사가 되었죠. 그는 이전부터 고양이를 좋아해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끔 시골 부모님 집을 방문해 당시 챙기던 길고양이와 소통하는 모습을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10대 소녀들을 울리고 웃겼던 귀여니, 이윤세의 미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