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smartincome.com

오늘은 대한민국 유일한 동양 챔피언으로 이름을 날린 김민욱 선수에 대해 소개해볼까 하는데요. 한국 복싱계의 안타까운 현실로 인해 실력발휘도 제대로 못해보고 설 곳을 잃어버렸던 그입니다. 이런 그의 이야기가 웹툰으로 제작되어 각종 커뮤니티에서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한국 스포츠계 파벌싸움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끔 해주는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복싱스타로 발돋움한 김민욱 선수를 만나보겠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복싱을 시작한 김민욱 선수는 복싱을 배운지 2년만에 한 번도 지지 않고 전국체전 결승까지 올라가 신문에 이름을 올린 전도유망한 선수였는데요. "전국체전 무패 결승진출 복싱천재 출현" 이 바로 당시 신문 타이틀이었습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는데요. 갑자기 커진 키와 늘어난 체중으로 발란스를 잃어버린 김민욱 선수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연패행진을 하며 늘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다시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 대학교 시절인데요. 고등학교시절 부진으로 지방대에 갈 수밖에 없던 그였지만 대학교에 진학한 이 후, 청소년 아시아 선수권 2등, 국가대표 선발전 2등 타이틀을 얻으며 다시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국가대표 2진으로 뽑혀 태릉 선수촌에 입단하게 되죠. 

▼아마추어 복싱 선수들의 1차 목표는 국가대표이며 나아가 금메달리스트를 최종목표로 도전할텐데요. 김민욱 선수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2진 선수였기에 1진 선수에 비해 많은 기회를 얻진 못했지만 자신에게 온 기회를 제대로 잡은 그는 1진 선수가 피로누적으로 출전거부한 이집트 국제대회를 대신 나가 금메달을 따게 됩니다. "김민욱 선수, 2005 이집트 국제대회 금메달 획득" 이라는 영광을 다시 한 번 만끽한 그입니다. 


▼그렇게 아마추어 복싱선수로서 앞으로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생각과는 달리 시련은 빨리 찾아왔는데요. 태릉선수촌을 장악하고 있는 파벌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에게는 실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06 동아시아 선수권대회 출전선수 선발전에서도 15점차로 1라운드에서 상대편 선수에게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안타깝게도 2라운드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1라운드 점수 결과와 상관없이 1진 선수가 동아시아 선수권대화 출전선수로 선발된 것인데요. 


 

▼감독 라인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국가대표 1진이 된 선수와 지방대학 복싱부 소속으로 아무런연고도 없이 국가대표 2진까지 올라온 선수의 대결에서 승자는 이미 결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복싱 파벌싸움의 피해자로 경기에 나갈 수 없었던 그는 설상가상으로 태릉선수촌에서도 퇴출되어 21살의 나이로 복싱을 그만두게 됩니다. 중학교때부터 복싱 밖에 몰랐던 선수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으면 복싱을 그만뒀을까 싶은데요. 가장 큰 상처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아버린 패배감이겠죠. 


▼김민욱 선수는 복싱을 그만두고 바로 군대에 입대합니다. 2009년 병역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그는 생활체육으로 하려했던 복싱에서 또 다른 기회를 잡아 프로 복서로 데뷔하게 되는데요. 2010년 5월1일 프로복싱 데뷔전을 치렀고 2012년 5월28일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 챔피언이 된 김민욱 선수입니다. 



▼'스나이퍼'라는 애칭과 함께 한국 복싱팬들의 주목을 받으며 이어 홈과 적지를 오가며 4차례 방어에 성공한 그는 2013년 매니지먼트에 대한 불만과 취약한 국내 프로복싱계를 벗어나 돌연 미국행을 선택했는데요. 우리나라가 잃은 또 한명의 능력있는 선수로 기억될 것입니다. 


▼미국에서 그는 멕시코에서 경량급 3관왕 레오 산타 크루스와 같이 운동하면서 그의 언더카드로 LA와 뉴욕 등지에서 5연승(4KO)을 거두며 쇼타임사의 인터뷰 요청을 받는 등 프로 복서로서 더욱 큰 활약을 했는데요. 지금까지 프로 통산 16승(12KO)1패를 기록하며 미국에서 연승행진을 이어가던 김민욱 선수는 왼쪽 눈에 초점이 맞지 않아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에게 좀 더 일찍 활약할 기회가 주어졌다면 세계적으로 더욱 유명한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한국스포츠계의 파벌싸움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유도, 쇼트트랙을 불문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선수들이 많은데요. 쇼트트랙의 안현수 선수도 파벌 후배 밀어주기로 많은 차별을 받다가 결국 러시아 귀화를 택해버렸는데요. 이제는 빅토르안이 되어버린 안현수 선수입니다. 대회에서 우승을 57번도 넘게한 선수도 파벌이 다르다는 이유로 버리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복싱계도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요. 

우리나라 양궁이 절대 강자 자리를 놓치지 않은 이유중의 하나로 파벌싸움없이 공정하게 운영되는 협회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죠. 그만큼 파벌싸움이라는 굴레 때문에 실력좋은 선수들이 활약할 기회와 터전을 빼앗는 행위만 사라진다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대한민국을 등지는 일은 없어질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선수들이 많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