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넷플릭스 <글리치>의 전여빈을 만나다
넷플릭스 <글리치>에 출연하며 변함없는 열연을 펼치며 '믿보배' 배우로서의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는 배우 전여빈을 오랜만에 만나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최근 근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글리치> 잘봤다. 극 중 주인공 홍지효 캐릭터가 전여빈 배우와 잘 어울린것 같았다. 작품에 어떻게 출연 제안을 받으신 건가?
과거 노덕 감독님의 작품인 <연애의 온도>를 독백으로 간추려서 오디션때 연기한 적이 있었다. 그 정도로 나는 감독님의 팬이었고, 함께 하는 게 꿈이었다. 그런 가운데 <인간수업> 이라는 충격적인 작품을 쓰신 진한새 작가님이 각본에 참여한 작품이란 점에서 저절로 관심이 갔다. 두 분이 찾아와서 나에게 출연 제안을 해주셨기에 나는 당연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이들의 모험에 동참하고자 했다.
최근 <글리치> GV 행사에서 진한새 작가님이 홍지효를 나를 생각하고 쓰셨다고 들었고, 감독님은 이전부터 내가 출연한 모든 작품을 다 보셨다고 한다. 두 분이 나에 대한 사랑이 많은 것 같다 생각했고, 촬영할 때도 그런 감정을 여실히 느꼈다.
-홍지효는 극 중 다양한 감정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녀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나?
내가 본 극본내에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는 한다. 연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리치>에는 다양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가 있었기에 홍지효 역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본다.
-내가 연기한 홍지효의 매력은?
지효는 자기 마음속의 외계인을 품고사는 애틋한 캐릭터다. 나는 누구나 자기 마음 안에 이상한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어른으로 자라나고 무덤덤하게 평범한 무리안에 갇히게 된다. 그것을 모르고 살다가 남자친구인 시국이가 살아지게 되면서 변화에 놓이게 된다. 이는 보라와의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그려진다. 누구나 어렸을때 친했는데, 어느 순간 연락이 끊긴 친구들이 있지 않은가?
나는 지효를 연기하면서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닿지 않은 친구들을 떠올랐다. 지효라는 사람이 외계인을 보는 설정은 조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지만, 옛친구와 재회하는 에피소드를 접하면서 현실적인 공감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지효는 혼자가 아닌 보라와 여러 친구들, 가족들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이 참 좋았다.
-<글리치>가 여성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는 것은 지효를 통해 현재 여성들의 일상속 이야기를 현실적인 묘사했다는 점이다. 배우님은 지효가 어떤 캐릭터라고 생각하시는지?
나는 홍지효를 특별한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그냥 존재라고 생각했다. 외계인을 본 것 역시 환각인지, 실제인지 모호하지만,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우리 모두 지니고 있는 숨겨진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본다. 지효는 조금 소심해 보이는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그런 지효의 모습이 좋았다.
-지효처럼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가 다시 얻게된 계기가 있으신지?
배우라는 직업을 꿈꿨을 때 그런 감정을 지녔다. 배우는 증명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내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믿으려 한다. 나밖에 나 자신을 믿어줄 수 있는 이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연기하다 보면 힘든 순간이 너무 많고,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자주 흔들릴 때가 너무 많다. 그럴 때마다 내 자신을 컨트롤하며 버텼던 것 같다.
-나나 배우와 인상깊은 명장면들을 만들었다. 스쿠터 추격 장면과 옥탑방 테트리스 장면이 인상적 이라는 반응이다. 이 장면과 관련한 재미있는 비하인드를 듣고 싶다.
스쿠터 추격 장면에서 나나가 손가락 욕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건 나나의 애드리브였다. 원래 스쿠터를 탄 상태에서 뒤를 돌아보고 손가락 욕을 하기로 했는데, 앞을 보지 않고 가야 해서 사고가 날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래서 나나가 얼굴을 보지 않고 손가락 욕을 하는 장면으로 대처했다. 그런 모습이 진짜로 약이 오르더라.(웃음)
그래서 정말 열심히 뛰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옥탑방 장면 역시 재미있었다. 그 옥탑방도 세트장이었는데, 그곳에서 함께 누운 상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슛'들어오면 바로 연기했다. 그 공간이 매우 협소한 곳이어서 우리보다는 스태프분들이 고생이 많으셨다.
-홍지효가 최면에 빠지다가 경련을 일으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그 장면때 나나 배우가 울었다고 들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나는 정말 대본의 상황에만 충실했다. 최면에 들어가고 몸을 부르르 떤다는 설정은 원래부터 대본에 있었다. 그래서 온몸에 힘을 주고 진동을 주며 몸을 떨었다. 그러다 보니 체력 소모가 엄청났다. 그런데 그 장면을 찍고 난 후 깨어나니 나나가 갑자기 아이처럼 펑펑 울고 있었다. 그래서 순간 너무 미안하더라.(웃음) 아무래도 많이 놀랐던 것 같다. 나나가
언니 괜찮아?"
라며 울면서 묻더라. 나를 걱정해 준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 그 옆에 있던 김남희 선배는 내 연기를 보고는
살아있는 방어 같네"
라고 말하시면서 이 장면을 '방어씬'이라고 말했다.(웃음)
-나나와 함께 연기한 소감은?
나나와는 시종일관 같이 탁구를 친 느낌이었다. 그만큼 주고받기가 좋았다. 우리의 첫 호흡은 유니콘스 마크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때부터 우리는 작품속 지효과 보라가 된 느낌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나나가 말하기를 그때 정말 긴장했다고 한다.(웃음) 나나와는 연기하기가 정말 편했다. 그 친구는 대본에 충실하며 자연적으로 반응하는 연기자다. 나도 그 친구 덕분에 잘할수 있었고, 덕분에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었다.
<글리치>를 촬영하며 계속 붙어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또 작업하면 이번에는 앙숙이 되자고 말했다.(웃음) 나나는 실제로 시크한 친구지만 마음씨도 여리고 쿨한 감정을 지닌 친구다. 사실 이번에 촬영하면서 그 친구에게 의지하는 순간이 많았다. 그리고 우리들을 하나로 합치게 만들어준 감독님께 감사드리다고 전하고 싶다. 며칠 전 감독님과 '사랑한다'라는 연락을 주고 받았다.(웃음)
-극중에서 배우님을 묘사하는 3개의 표현이 나온다. 웰시 코기, 한국 전통 미인상 그리고 쁘띠 홍지 등등 <글리치>속 묘사된 대목중 가장 마음에 든 묘사는?
(웃음) 나는 쁘띠 홍지가 좋다. 이상하게 그때 내가 '쁘띠'라는 단어에 꽂혀 있었다.. 마침 그때 동휘 오빠가 MSG 워너비 활동 중이었는데, 그때 내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뮤직비디오 작업에 촬영했는데, 유야호(유재석)님이 '쁘띠'라는 식으로 나를 묘사해 주셨다. 참고로 그 '쁘띠 홍지'는 내가 아닌 진한새 작가님이 써주신 글이다.
-<글리치>는 배우님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빈센조>를 끝내자마자 곧바로 다가온 작품이 바로 <글리치>였다. 촬영하는 내내 정말 재미있는 모험과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여행을 많이 안해봐서 그런것 같다. 그래도 막상 여행을 하고 오면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이번 작품 역시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고, 나나를 비롯한 'UFO 갤러리' 친구들을 동지로 얻은게 너무나 행복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사회를 맡으셨고, 그 과정에서 전설적인 배우 양조위를 만나 소감을 남기셨다.
양조위 선배님은 내가 배우가 되고 싶다고 꿈꾸게 만든 배우이자 롤 모델이었다. 나에게 너무나 완벽하다고 생각난 배우님이 실제로 내 눈앞에 나타나니 정말 놀라웠다. 나중에 대화의 시간에서 통역사님을 통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나를 바라봐 주신 그 눈빛니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선배님에게 그동안 어떤 마음으로 연기를 하셨는지 물어봤는데, 그때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이 나는 행운아였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에 연기 활동을 할 수 있었고, 그 사람들을 통해 부족한걸 채울수 있었다고 말씀 주셨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겸손함을 배웠고, 함께한 모든 사람들이 소중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러면서 연기할 때마다 자신의 마음을 따르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함께 자리에 있었던 류준열, 한예리 배우님을 보고는
지금 한국 영화계는 멋진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여러분은 지금의 행운을 잘 잡게 되었다."
라며 우리를 독려해 주셨다. 그 순간은 잊을수가 없다.
-사실 <글리치>에 대한 호불호가 크다. 그럼에도 배우들 때문에 본다는 반응이 많다. 이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원래 나는 <글리치>의 대본을 보면서 이 작품은 소수 팬들의 사랑을 받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 작품이 그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했다. 나나와 배우 동료분들을 비롯해 감독님, 작가님, 사랑하는 스태프들과 함께 만든 좋은 결과물이란 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다. 현재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속으로>(대만 드라마 <상견니> 리메이크 작품)를 촬영 중이다. 그 작품 역시 <글리치> 못지않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해외팬들이 <글리치> 홍보 유튜브와 배우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이 방문하고 있다. 인상깊은 댓글중에 'JYB(전여빈의 영어 약자) 당신은 업계의 선물입니다'라는 글이 있었다.(JYB라는 단어에 함께 크게 웃음) 이렇듯 국제적인 관심을 받으신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확실히 OTT 서비스로 많은 지변을 넓혀 나가고 있는 것 같다. 190개 국가의 팬분들과 동시 다발적으로 만날수 있어서 참 좋다. 나는 배우로서 좋을 따름이며, 덕분에 무한한 가능성을 보게 되었고, 나에게 많은 기회를 주게 되었다. 이렇게 수많은 해외팬분들이 생긴다는 것은 감사한 시간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볼 때마다 수많은 팬분들을 만날수 있어서 너무 기쁠 따름이다. 이번에 함께 작업한 류경수 배우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야외 오픈 토크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 모두 세계적인 배우가 되자고 약속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우리의 존재를 알리게 된 만큼 우리 둘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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