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의식이 높은 일본은, 신기하게도 선진국 중 최악의 치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 76%는 일본 치열로 인해 나쁜 인상을 받았었다고 응답했는데요. 물론 한국도 덧니를 가지고 있지만 일본보다 그 비율은 낮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치열이 고르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작은 덧니라도 교정기를 끼워 고르게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덧니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다릅니다. 오히려 교정보다 덧니를 만들기 위해 시술을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인데요. 이런 뻐드렁니가 대수롭지 않을뿐더러 귀엽다고까지 생각합니다. 일본 연예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인에게 덧니는 흠이 아닌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죠. 치열이 고르지 못하다는 것은 완전치 못한 것으로 아직 성숙되지 않은 어린 이미지를 준다고 합니다. 또한 독특한 치열은 연예인들에게 개성을 확립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로 작용을 하죠.
이타노토노마(AKB 멤버)
덧니 예찬 국가가 되었을 만큼 이렇게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현재 정확하게 규정된 학설은 없지만 덧니에 관한 재밌는 가설들이 많습니다. 그중 근거 있는 가설들이 있는데요. 유독 일본인이 덧니가 많은 비밀에 대해 유전적 이유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1. 유전자의 차이
일본은 유전적으로 한국과 다른 골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한국은 북방계 70%+ 남방계 30%이고 일본은 남방계 70%+북방계 30%인데요. 인류학적으로 보면 한반도 혼혈과 아이누라는 일본 본토 원주 민족의 후손인데요. 그 결과 80%가 쌍꺼풀을 가지고 있으며, 얼굴이 좁은 편입니다. 또한 남방계의 특성으로 작은 골격으로 턱뼈가 좁게 발달을 했는데요. 그래서 치아가 뿌리를 내릴 때 붙어서 자라나 자연스럽게 덧니가 발달한 것입니다.
2. 생물학적 진화
일본 역사를 들여다보면 메이지 유신 이전에는 가축에 대한 기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시 불교를 따르던 일본 문화의 영향으로 육류 섭취를 금지했기 때문인데요. 생선이나, 채소 등 부드러운 음식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식습관으로 인해 턱 발달이 퇴화되었다는 것이 하나의 설로 나옵니다.
이후에는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며 육고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돼지고기를 먹을 줄 몰라 일본 스타일로 튀겼더니 그게 돈가스가 되었다고 하죠. 하지만 유제품 섭취 등 부드러운 음식이 지속적으로 선호되었기 때문에 턱 발달이 현재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입니다.
3. 일본어의 구강 쓰임새
구강구조는 선천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후천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그중 구강의 쓰임새가 한국어와 다른 일본어가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전반적으로 일본어는 받침이 없기 때문에 입의 움직임이 적고 대부분 내뱉는 류의 소리인데요. 턱의 위아래를 다 쓰지 않다 보니 턱관절이 발달하지 못한 거죠. 결국 구강은 더 작아져 덧니가 심해지게 된 것입니다.
4. 열성 유전자
열성 유전자에 대한 가설은 가장 논의가 많이 오간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유전자의 다양성 확보가 어려운 섬나라의 경우 근친상간으로 턱이나 치아에 영향을 주는 열성 유전자의 발생 가능성이 커집니다. 영국에도 덧니가 많은 것이 그 근거가 되는데요. 하지만 일본의 경우 문화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과거 권력을 지키기 위해 친인척 간의 결혼이 만연했는데요.
왕족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비슷한 풍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문제입니다. 바로 요바이 풍습이죠.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근친상간이 일본에서는 만연했다는 것입니다. 몇 해 전 이 풍습을 유지하던 마을이 드러나 이슈가 되었었지만, 사실 근친혼의 문제 때문에 메이지 정부 때 금지되었습니다. 현재는 4촌부터 혼인을 허용하고 있죠.
5. 조몬인과 야요이인의 혼혈
두 종류의 인종이 결합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얼굴이 작은 조몬인과 덩치가 큰 야요이인의 결합을 주장하는데요. 대체적으로 체격이 작고 턱이 둥글고 눈이 큰 인종이 '조몬인'이고, 체형이 크고 얼굴이 길며 눈이 작은 특성이 '야욕이인'인데요. 이렇게 골격구조가 다른 인종이 결합을 하게 되어 유전인자가 덧니라는 불협화음을 만들어 낸 것이죠.
기타. 미네랄 부족 현상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다 보면 영양부족으로 이가 흔들리고 뒤틀려 덧니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듯 미네랄 결핍과 영양 부족으로 덧니가 발생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일본은 염분이 가득한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땅과 물에는 성장에 필요한 미네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치열 형성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요즘 시대에 영양부족이라는 근거는 논하기에 부족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