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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 받던 그녀가 

전세계 200만 팔로워 보유한 셀렙이 된 비결

한국은 이제 명실 상부한 패션, 뷰티 강국입니다. 아이돌 멤버가 입은 옷, 유명 배우가 사용한 립 컬러는 다음날이면 모두 품절되어 있기 일쑤죠. 한국은 인구가 적기 때문에 중국이나 인도 등에 비하면 구매력은 그리 자랑할 수준이 못되지만, 영향력만큼은  아시아 최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K 뷰티, K 패션의 이미지를 가져가기 위해 로레알 같은 글로벌 회사에서 한국 토종 브랜드를 인수하기도 하는데요. 


출처: 하퍼스 바자 / 3CE


출처: 유튜브 Jenn Im

패션 뷰티계를 장악한 코리안 파워가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만 나오는 것도, K 팝 아이돌이나 메이크업 브랜드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으로 이민 간 교포들 중에서도 전 세계 구독자들에게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들이 있는데요. 오늘은 그들 중 대표적인 두 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따돌림받던 동양계 소녀


출처: 유튜브 Jenn Im

타국에서의 삶은 항상 녹록지가 않죠. 어린 시절  이민 가 예민한 청소년기를 외모도, 문화도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보내야 한다면 그 어려움은 배가되기 마련인데요. 오늘 소개할 제니퍼임(Jennifer Im, 이하 젠 임)과 아미 송(Amie Song)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출처: 유튜브 Jenn Im

젠 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영상 'Growing up Korean American(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성장과정)’에서 이민자로서 학창시절에 겪었던 어려움들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는데요. 그녀는 초등학교 때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인 카레라이스를 도시락으로 싸갔다가 모든 아이들이 '제니퍼가 응가를 점심으로 싸왔다'고 놀려댔던 기억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춘기 때는 더 심했다는데요. 동양인이 많지 않은 중학교에 다니던 젠은 귀갓길에 마주치는 남자아이들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놀림을 자주 받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런 사람들에게 맞설 수 있는 강인함이 생겼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아 굉장한 스트레스였다고요. 

출처: 유튜브 Song of Style

아미 송 역시 청소년기에 따돌림당했던 경험에 대해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녀가 유튜브 영상 'Paris Vlog - Haute Couture Fashion Week and Real Talk'에서 말한 바에 따르면, 어린 시절 너무나 심하게 괴롭힘당한 나머지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이런 경험들로 인해 그녀는 누군가 어떻게 자신감을 유지하냐고 물으면 '항상 자신감 있는 척할 뿐이다'라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아픔은 그녀들을 주저앉힐 수 없었습니다. 젠 임과 아미 송은 현재 미국이나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인플루언서가 되었는데요. 이들은 따돌림받던 소녀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된 걸까요?

200만 팔로워의 파워 인플루언서, 젠 임

출처: 유튜브 Jenn Im

젠의 유튜브 커리어의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젠과 그녀의 친구 사라 추는 클로즈 인카운터(Clothes Encounter)라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는데요. 자신들이 좋아하는 중저가 패션 아이템, 메이크업 룩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는 V로그가 주요 콘텐츠였습니다.


유튜브가 지금의 전성기를 맞기 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채널은 빠르게 인기를 얻었지만, 2011년 젠이 학업을 위해 샌프란시스코 이사를 가게 되면서 둘은 영상을 함께 만들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게 되죠. 이에 따라 사라는 영상 만들기를 그만두고, 젠 혼자 채널을 꾸려가게 됩니다. 

출처: 유튜브 Jenn Im

'젠은 첫 데이트에 뭘 입을까', '중고 의류 매장 쇼핑하기' 등 또래의 소녀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영상에 '나의 단점들', '내가 대학에서 배운 10가지', '내가 내 삶을 계획하는 방법' 등 친구와 속 깊은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영상까지 더해 승승장구한 젠의 채널은 현재 2백만 3천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채널 이름도 클로즈 인카운터 대신 아예 'Jenn Im'으로 바꿨죠.


출처: 유튜브 Jenn Im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뷰티콘 행사는 물론, 다양한 국적의 뷰티 브랜드들도 행사에 젠을 섭외하거나 그녀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기 위해 애를 쓰는데요. 여행 역시 초청받아 가는 일이 잦습니다. 특히 두바이 관광청의 초청으로  떠난 여행에서는 화려한 퍼스트 클래스 좌석과 멋진 리조트가 공개되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죠. 


출처: 유튜브 Jenn Im

올라가는 인지도와 함께 자신감이 쌓이자 젠은 오랜 꿈이었던 자신만의 브랜드, 애기(Eggie)를 론칭합니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따로 있지만 브랜드의 방향성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에 젠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미국 젊은 층 특유의 스트릿 감성이 뚜렷한 이 브랜드는 그러나 최근 품질 논란에 휩싸입니다. 소재나 바느질이 너무 약해 오랫동안 입을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죠. 


출처: 유튜브 Jenn Im

이에 젠은 침묵하지 않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입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다 보니 보다 힘 있고 오래가는 소재를 선택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요. 


하지만 중국에서 노동력을 착취해 옷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공장이 중국에 있긴 하지만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정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젠의 솔직한 태도에 그녀를 비판하던 사람들도 한층 나아진 모습으로 돌아올 다음 시즌 컬렉션을 기대한다는 댓글을 남기는 등 긍정적 반응을 보였죠.


커리어만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젠은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큰 행복을 누리고 있는데요. 오랫동안 만나온 남자친구 벤(Ben Joliffe)과 올해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렸죠. 이 둘이 함께 있는 영상을 보면 서로의 눈에서 발사되는 하트 때문에 절로 미소가 지어질 정도입니다.


출처: bestrocklist.com

원래 밴드의 드러머였던 영국인 벤은 젠과 장거리 연애를 이어오다, 결국 젠이 있는 캘리포니아로의 이사를 결심합니다. 멤버들과 떨어져 지내면서 더 이상 밴드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그는 영상 제작자로 직종을 전환하는데요. 젠의 영상을 찍고 편집해주는 것에서 시작해 지금은 다수의 고객이 그를 앞다퉈 섭외할 만큼 입지를 굳혔다고 합니다. 요즘은 벤이 너무 바빠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는 젠의 귀여운 투정이 들려올 정도로요.


리얼 라이프 캐리 브래드쇼, 아미 송


출처: song of Style

스트릿 패션계에 젠 임이 있다면 하이 패션계의 코리안 파워는 아미 송입니다. 아미 송은 우연한 기회에 패션 블로거의 길로 들어섭니다. 인테리어 건축을 전공한 그녀는, 자신의 인테리어 포트폴리오를 업로드할 블로그를 열었는데요. 여기에 재미로 가끔 올리던 일상 사진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본격적인 패션 블로깅을 시작하게 된 것이죠. 


출처: 인스타그램 @songofstyle

19살 때 건축 회사에서 접수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못된 매니저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는 그녀는, 지금은 하이패션 브랜드들이 때마다 선물을 보내고 행사에 초청하는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었는데요. 그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90만 명, 블로그 송 오브 스타일(Song of Style)의 한 달 평균 방문자 수는 200만 명에 이르죠. 그녀의 외모를 본뜬 바비인형이 제작되고, 매 시즌 파리와 뉴욕에서 열리는 패션위크에 초대받습니다. 


출처: 인스타그램 @songofstyle

이런 아미 송의 행보에 그녀를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에 비교하는 사람들도 생겼는데요. 실제로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직업만 신문 칼럼니스트에서 패션 블로거로 바뀌었을 뿐, 패션에 대한 글을 쓰고 스타일리시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그녀의 삶은 2018년판 캐리 브래드쇼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출처: 유튜브 Song of Style

특히 작년 2월, 밀라노에서 열린 돌체 앤 가바나 쇼에 일반인 모델로 섰을 때는 많은 이들이 '아미 송이 바로 캐리 브래드쇼'라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섹스 앤 더 시티에도 캐리가 돌체 앤 가바나의 모델로 서는 에피소드가 있기 때문이죠. 물론, 아미는 캐리가 입은 보석 팬티와 가운 대신 화려한 플로럴 프린트의 상하의에 깜찍한 왕관을 쓰고 등장합니다. 다행히 캐리처럼 런웨이를 걷다가 넘어지는 일도 없었고요.   


출처: 인스타그램 @songofstyle

그녀의 아버지는 한국인이고, 외가 쪽에는 일본인의 피가 흐르지만 어머니 역시 미국에 오기 전까지 한국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그녀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많은 의미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인이면서 동시에 한국인이라는 독특한 문화적 배경을 창의적 사고의 원천으로 꼽기도 했고요.


성공 비결은 진실한 소통


출처: 유튜브 Jenn Im

젠 임과 아미 송 모두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는 뛰어난 감각과 패션 센스를 갖췄고, 이런 점은 그들의 콘텐츠가 성공한 주된 요인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들의 성공을 다 설명할 수는 없는데요. 이들의 채널을 즐겨 보는 많은 구독자들은 계속해서 이들의 콘텐츠를 구독하는 이유가 '진실된 소통'에 있다고 말합니다. 


출처: 유튜브 Jenn Im

늘 멋진 행사에 초대받고, 예쁜 옷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다일 것 같은 그들의 커리어에는 사실 많은 어려움이 수반됩니다. 대중에게 노출된 모든 직업이 그렇듯 근거 없는 비난과 악플에 시달려야 하고,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가 문득 밀려드는 외로움에 몸서리치기도 하고요. 


출처: Glamour / 유튜브 Song of Style

젠과 아미는 자신들의 직업을 화려하게만 포장하는 대신, 매 순간 마주치게 되는 이런 어려움과 마음의 고통에 대해 솔직하게 공유합니다. 이들은 때로는 바닥에 주저앉아서, 때로는 눈물을 보이면서 괴로움을 토로하기도 하는데요. 이에 구독자들은 이들 또한 약한 면이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녀들은 힘든 일들을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고, 상담을 받고, 친구들과의 시간을 갖기 위해 애쓰는 모습 역시 보여주는데요. 이렇게 노력에 의해서만 행복이 유지될 수 있음을 알리는 것이 구독자들의 진실된 공감을 얻어낸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출처: 유튜브 Jenn Im

이미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아직 젊고, 매체 환경도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이들의 발전과 다양한 변화를 지켜볼 날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뜻이죠. 40대의 젠, 50대의 아미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네요. 많은 것이 달라지겠지만, 그때도 여전히 코리안 파워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인플루언서로서의 역할을 계속하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