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가 두개?”
외국 화장실 변기 옆에 있는 이것의 정체
해외여행 중 낯선 문화는 우리를 당황하게 합니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 화장실을 사용하다 보면 굉장히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좌변기 옆에 또 하나의 알 수 없는 물건이 설치돼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한국에는 없는 물건인데 도대체 어디에 쓰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크기를 보아하니 왠지 세면대 같기도 하고, 얼핏 보면 뚜껑 없는 변기 같기도 한 이것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지금껏 보지 못한 시설에 당황스럽다는 것 잘 압니다. 이것은 바로 볼일을 본 후 이용하는 수동 비데인데요. 유럽의 비데는 이처럼 세면대와 변기를 결합한 형태를 띠고 있죠. 한국에서는 변기와 비데가 일체화된 전자식 비데를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수동 비데를 많이 쓰고 있는데요. 간혹 수동 비데인 줄 모르고 손발을 씻기도 하고, 빨래를 하거나 식수로 마시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진다고 하죠.
그렇다면 우리나라처럼 편리하게 전자식 비데를 쓰면 되는데, 왜 이런 수동 비데를 쓰는 걸까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의 물에는 석회질이 섞여 있는데요. 비데의 노즐에 석회가 끼다 보면 금방 노즐이 막히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식 비데는 유럽에서 사용되지 못하는 것이죠. 수동 비데의 수도꼭지가 큰 경우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수동비데를 사용하는 방법도 문득 궁금해지는데요. 이미 전자식 비데에 익숙해진 우리에겐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변기에서 용변을 마친 다음, 수동 비데에 걸터앉아 흐르는 물을 손으로 받은 뒤 깨끗하게 뒤처리를 하면 되죠. 이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수온과 수압입니다. 수도의 레버는 온수와 냉수 두 종류를 갖추고 있는데요. 둘을 동시에 비슷하게 틀어야 수온이 알맞죠. 너무 강한 수압은 입으로 물이 역류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간혹 비데 옆에 수건이 걸려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작고 아담한 크기 때문에 손이나 얼굴을 닦는 용도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수건은 비데를 사용한 후 엉덩이의 물기를 닦는 용도로 쓰이는데요. 위생을 위해 절대로 손이나 얼굴을 닦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외에도 비데와 흡사한 용도로 사용되는 샤워기가 있는데요. 이슬람교도가 많은 중동 국가나 동남아에서는 용변을 본 뒤 물로 샤워기 호스로 뒤처리를 하는 문화가 발달하여있죠. 샤워기의 수압이 생각보다 세기 때문에 조준과 조절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이 때문에 화장실 바닥에 물이 많은 경우도 있으니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