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사원증을 걸고 꿀같은 점심시간을 즐기는 직장인... 취업 준비생들에겐 꿈이나 다름없는데요. 취업난에 힘든 요즘, 많은 청년들이 이 시간에도 스펙과 경력을 쌓고 있죠.
이런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특정 나이가 될 때까지는 신입사원이 되어야 한다는 마지노선이 있다고 해요. 오늘은 취업 준비생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준비를 하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안 그래도 힘든데, 마지노선까지?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신입직 취업 준비생 1,6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은 31.8세, 여성은 29.9세를 마지노선이라 생각한다는데요. 더 놀라운 사실은 응답자 72.1%가 이런 취업 마지노선 연령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어요. 취업 준비생 70%가 취업 시기에 한계선을 정해둘 정도로 나이가 들수록 신입직 취업이 힘든데요. 그들이 마지노선의 존재를 신경 쓰는 이유는 정확했어요. '일정한 나이를 넘어서면 취업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62%였으니까요. 그다음이 '기존 직원들과의 관계 형성, 원활한 조직 적응을 위해'였죠.
기타 의견으로는 '취업과정에서 보다 유리한 나이가 있다 느껴져서', '사회 통념상 그 나이면 해야 한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있어서' 등이 있었죠. 남성의 취업 마지노선 나이는 31.8세로 여성보다 높았는데요. 아무래도 군 입대와 관련 있는 듯합니다. 실제로 올해 신입사원 평균 연령 역시 남성 29.2세, 여성 27.9세로 남성이 2년 정도 더 늦었어요.
졸업까지 미루며 쌓아야 하는 스펙들
그렇다면 대체 취업 마지노선 나이가 되기 전까지 이들은 어떤 걸 준비할까요? 취준생 974명을 대상으로 한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자격증, 어학점수, 학점, 인턴 경력 등 정말 다양한 것들이 있었어요. 전공 분야 자격증을 보유한 취준생은 전체 61%로 업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부분들을 미리 훈련해두는 취준생들이 많았습니다.
출처 : 이데일리, 아주 뉴스
유효한 기간의 토익 점수를 보유한 응답자는 43%, 그들의 평균 토익 점수는 772점이었습니다. 영어 말하기 점수 보유자는 25.5%, 해외 어학연수 경험은 20%가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업무와 큰 관계가 없어도 어학 점수는 기본 스펙으로 들어가 최대한 투자를 하는 편이라고 해요.
출처 : 포스코 대학생 앰배서더, 도로교통공단
졸업학점은 4년제 대학 졸업생 평균 3.56점, 전문 대학 졸업생 평균 3.4점으로 생각보다 높진 않았는데요. 학점보다 업무와 관련한 인턴 경력, 대외 활동 등에 투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결과인 듯합니다. 인턴이나 대외활동을 경험한 취준생들은 30~40% 정도를 차지했다고 해요. 취업을 위해 준비할 것이 정말 많은데요. 이렇게 각종 스펙들을 쌓으려다 보니 졸업을 유예한 취준생 역시 24%나 되었어요.
스펙 쌓기도 힘든데 주머니까지 얇아져
출처 : 글로벌 이코노믹, 크라우드 픽
실제로 이런 스펙들을 쌓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시작하는 취준생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돈을 벌기 위한 준비에 또 돈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죠. 그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지나치게 비싼 각종 자격증과 어학 시험 응시료인데요. 기본적인 자격증 시험 2개만 봐도 10만 원이 넘어가는 이런 상황들이 취준생들을 더 지치게 하고 있죠. 그렇다고 스펙을 쌓지 않으면 경쟁자들보다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스펙을 쌓고 있다고 해요.
취업 포기하겠습니다... 니트족, 취업 포기자 생겨
스펙은 점점 상향 평준화되고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취업을 아예 포기해버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죠. '니트족', 구직 단념자를 일컫는 말도 생겼습니다. 그들은 연이은 취업 실패와 경쟁자들에 비해 낮은 스펙으로 인한 자존감 하락 등으로 취업을 아예 포기하고 있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구직 단념자는 총 58만 3000명이나 되는데요. 물론 50대 실업자 수가 20만 6000명이었으니 이게 전부 청년층은 아닙니다. 점점 취업문은 좁아지고 갖춰야 할 것들이 많아지니 이렇게 안타까운 현상들이 자꾸 생기네요.
출처 : mbc '사람이 좋다'
취업에 포기하진 않더라도 자신이 쌓아왔던 스펙들을 모두 버리는 준비생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입사를 목표한 기업보다 낮은 수준의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죠. 구직 기간이 길어지는 것보다 하향 지원하겠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대기업, 공기업 등을 목표로 하던 취준생들이 쌓아온 고 스펙들을 버리고 자신을 뽑아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겠다는 의견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구직 활동이 길어지면 소득은 없이 계속해서 지출되는 돈이 많아지니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죠.
31세, 29세... 100세 시대를 광고하는 현실에서 그리 많지 않은 나이인데요. 이 나이가 지나면 신입직으로 취업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니, 정말 씁쓸하네요. 정부에선 청년 취업과 높은 취업 문턱을 넘기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에도 몇몇 취준생들은 자존감이 떨어지며 취업 준비의 쓴맛을 보고 있습니다. 더 높은 스펙을, 경력을 쌓으면 해결될까요? 모두가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