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을 사랑하는 국민들의 정서를 제대로 휘어잡아 배달 어플을 만들어내 배달의 민족. 센스 있는 광고 카피와 6년째 무료로 배포되고 있는 폰트, 이색적인 프로모션 등으로 눈부신 성장을 보이고 있죠. 항상 파격적인 이벤트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배달의 민족은 이번 주 내내 16,000원어치 치킨을 0원에 먹을 수 있는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사상 초유의 할인율이지만 고객들은 오히려 화가 나 배달의 민족 어플을 지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출처 : 경인일보, 서울경제
현재 배달의 민족에서 진행하고 있는 치킨 0원 이벤트는 이번 달 15일부터 19일까지 오후 5시와 7시 하루 2번 진행됩니다. 선착순 고객 5,000명에게 16,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이며 한 계정 당 쿠폰은 2회 발급받을 수 있는데요. 요일별 지정한 브랜드에서 16,000원 이상의 주문을 할 경우 쿠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화 주문이나 현장 결제가 불가능하며 어플로 결제와 주문을 모두 해야만 하죠.
그냥 보기엔 별로 문제가 없어 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실제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들은 배달의 민족에 실망을 금치 못했는데요. 이들이 불만을 갖게 된 원인은 다양했지만 3가지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일단 그 첫 번째는 결제 오류였죠. 이벤트로 인해 동시 접속자가 폭주하다 보니 결제 오류가 발생한 것인데요. 실제로 한 누리꾼은 15일엔 오류가 2번이나 발생해 5만여 명이 대기하는 상황이 일어났다며 이런 상황에 대비하지 않은 배달의 민족을 원망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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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고객들이 화가 난 부분은 바로 '결제 취소'였습니다. 실제로 할인 쿠폰에 당첨되어 결제까지 완료된 치킨 주문이 돌연 취소가 된 것인데요. 가게 측에서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한 뒤 주문 시각이 훨씬 지나고 나서야 취소 통보를 한 사례들이 빈번히 일어나 불편함을 겪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문제를 겪은 한 고객은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다고 하는데요. 한숨 섞인 목소리로 죄송하다며 3,000원 쿠폰으로 대체했다고 해 더 논란이 됐습니다.
고객들은 가맹점과 배달의 민족 측에서 애초에 이벤트 상품을 줄 마음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는데요. 한 고객은 쿠폰이 당첨되어 주문하려고 하니 이벤트 진행 시간 동안 해당 브랜드 업체는 그 시간만 가게 운영을 중단해 주문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다른 후기에는 어플 주문만 이벤트에 해당되어 전화 주문만 받는다고 한 가게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가게 측은 이벤트가 진행되는 동안 고객들의 주문이 밀려오다 보니 모두 응대하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주문을 막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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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을 겪는 건 고객들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벤트가 진행되는 브랜드의 가맹점주들 역시 배달의 민족 측에 이벤트 내용과 관련한 정보 전달이 부족했다고 하는데요. 갑자기 몰려드는 어플 주문을 감당할 준비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채로 주문이 몰려오다 보니 이러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했어요. 가게마다 주문을 처리하고 배송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각각 다르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까요. 매장 규모나 평상시 주문량을 고려하지 않고 '선착순'이라는 방식을 선택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보고 있죠.
배달의 민족 측에서 어떠한 준비를 하고 이벤트를 기획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폭주하는 주문량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고객과 가맹점주들의 불편을 완벽히 대처하진 못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이렇게 불편을 겪은 고객들은 오히려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고객들을 모으려고 한 이벤트가 결국 이런 불상사를 만든 것이죠.
출처 : 머니투데이, 비즈트리뷴, 야놀자
0원, 1원에 상품을 판매하는 최저가 이벤트는 배달의 민족을 포함한 여러 스타트업에서 시도하고 있는데요. 숙박 예약 서비스 여기 어때, 야 놀자에서도 초특가 숙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죠. 이렇게 최저가 이벤트를 너도 나도 실시하는 데에는 뛰어난 홍보 효과가 한몫을 하는데요. SNS 광고나 마케팅에서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것에 효율이 떨어지자 눈에 확 띌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입니다. '0원 치킨'이라는 문구는 사람들을 홀리기에 충분하죠. 배달의 민족에서도 광고 효과를 염두에 두고 이러한 이벤트를 야심 차게 진행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16,000원어치 치킨을 무료로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이벤트,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행사였지만 초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이벤트는 진행 중인데요. 많은 고객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배달의 민족에서도 이러한 불편 사항들을 접수하고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앞으로 진행할 이벤트 역시 철저한 사전 조사와 함께 고객과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잘 반영해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