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친구만큼이나 오래 같이 일한 동료는 정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한 프로그램을 위해 일하는 출연진과 스탭들은 모두 그것 하나만 보고 달린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계이자 의지할 곳이라고도 하죠. 그런데 프로그램 중에서도 정말 '갑자기' 통보받아 폐지된 경우들이 있는데요. 시청자도 당황할 정도로 갑자기 폐지된 프로그램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놀러와
출처 - MBC '놀러와'
알바도 당일 해고 통보 받으면 어안이 벙벙하다고들 하는데요. 대중들이 즐기는 방송인데도 정말 갑자기, 폐지돼 버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말하면 다들 "아~"할 듯한 프로그램인데요. 바로 '놀러와'입니다. 놀러와는 월요일 밤마다 월요병을 해소해주는 듯한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유재석, 김원희가 MC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으로 깨알 재미들을 선사하며 잘 나가고 있었습니다.
MC도 탄탄하고 큰 논란도 없어서인지 장수 프로그램이라 불릴만큼 8년이 넘었었다고 하는데요. 방송 보던 시청자들은 갑작스런 마지막회에 당황하고 맙니다. 자막으로 "지난 8년간 놀러와를 사랑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나오면서 끝났기 때문이죠. 재밌게 잘 보던 프로그램이 정말 하루 아침에 사라지니 대중도 어안이 벙벙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탄탄한 MC진에 잘 나가던 프로그램이었는데 뭐 이런 일이 있냐면서 말이죠.
출처 - MBC '놀러와'
그 시절을 아시는 분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놀러와'는 2011년 백상 예술대상에서 예능 작품상을 받았을 정도로 안정적이고 재밌게 잘 나가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시청률이 주춤하던 순간이 있었죠. 그래도 금세 새로운 방향을 찾아가면서 회복세를 보이려는 차에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정말 갑자기 폐지 통보를 받게 됐다고 합니다. MC 였던 유재석, 김원희도 당시 녹화가 마지막회인 줄 몰랐다고 하죠.
결국 출연진은 마지막회 인사를 SNS인 트위터를 통해 전하게 됩니다. 아무리 SNS 시대라지만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 없었죠. 당시 "시청자 여러분, 잊지 않을게요. 감사해요"라는 글이 적힌 판넬을 출연진들이 들고 찍은 사진과 함께였는데요. 열혈 시청자들도 이걸 보면서 눈물 났을 것 같습니다. 나름 8년이 넘었다는 것은 추억도 꽤 쌓였을 테니까요.
출처 - MBC 방송연예대상
이후 유재석은 수상 소감에서 '놀러와'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유재석은 "‘놀러와’가 인사를 못 드리고 끝이났습니다."라며 "혼자이긴 하지만 ‘놀러와’를 함께 만든 분들과 ‘놀러와’를 응원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는데요. 같이 MC를 봤던 "김원희가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라는 말을 덧붙이며"그동안 너무 수고했고 8년 동안 함께해 즐거웠습니다"라고 말해 시청자도 시상식에 있던 사람들도 눈물나게 만들었죠. 실제로 놀러와 패널이던 김나영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갑작스러웠던 일인 것 같습니다.
2. 무한도전
예능 프로그램하면, 또 장수 프로그램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무한도전'입니다. 화제의 예능이자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예능 특성상 우여곡절도, 논란도 많았지만 여느 아이돌 그룹 못지 않게 프로그램과 멤버들을 사랑하는 팬들이 많았을 정도로 국민 프로그램이었는데요. 항상 '폐지설', '탈퇴설', '재편설' 등 각종 루머에 휩싸이긴 했지만 마지막은 생각보다 갑작스러웠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항상 논란이 많으면 무뎌지듯 당시 무도가 폐지설이 돌아도 진짜 폐지될 거라고 믿은 사람도 적었고, 잠시 중단되더라도 재편돼서 금방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원년 멤버에서 추가 영입이나 변동이 종종 있긴 했지만 '무한도전'이라는 굳건한 틀 안에서 우스갯 소리로 무도 멤버들이 공무원이란 말도 나올 정도였죠. 그런데 때로는 지나친 관심이 독이 됐던 걸까요? 평생 갈 것만 같던 무도도 폐지하게 됩니다.
출처 - MBC 무모한도전
초반의 '무모한 도전' 시절을 포함해 약 12년을 달려온 무도이기에 이 소식이 당시 멤버들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충격이었습니다. 설마 설마 했죠. 모두가 무한도전 폐지는 말도 안된다는 분위기였습니다. 회당 약 40개의 광고가 붙으며 최고로 잘 나가는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은 새롭게 개편해 나오겠다며 '무한도전2'의 가능성만 열어뒀죠. 단 멤버가 바뀐다는 말들이 있어 사람들 의견도 분분했습니다.
출처 - SBS 가로채널
당시 영입된 멤버였던 광희는 군대 문제로 무도에서 잠정 하차한 상태였는데요. 군대에서 무한도전 폐지 소식을 듣고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신을 위한 몰카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정말 그만큼 멤버도 시청자도 믿기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출처 - MBC 제공
무한도전의 수장격이었던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이 오래 방송되면서 휩싸였던 여러가지 논란과 소재 고갈 등의 이유로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2로서 새롭게 다시 나오고 싶다는 입장을 MBC 측에 전했다고 합니다. 작가들에게도 귀띔해두었다고 하죠.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박수칠 때 떠난' 무한도전이었기에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외에도 MBC 예능 '추억이 빛나는 밤에'와 '꽃다발' 등이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갑자기 빠르게 폐지가 됐습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의 성적표가 시청률인만큼 시청률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폐지가 됐던 게 아쉽습니다. 갑작스런 폐지는 잘 보고 있던 시청자들에게도, 출연진에게도, 스태프들에게도 예의가 아닐 것 같은데요. 앞으로는 폐지하게 되더라도 작별할 시간은 마련해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