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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에서 배우 조정석이 휴대폰에 대고 ‘핫도그 세 개 주세요’하자 ‘핫도그 월드’가 울려 퍼진 장면을 다들 기억하시나요? 예산이 넉넉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아이슬란드의 살인적인 물가는 너무나 가혹했습니다. 그래서 숙소에서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아이슬란드의 유명 음식 '핫도그'를 주식으로 먹는 것을 택했죠. 아이슬란드는 핫도그도 유명하지만, 전통 음식 역시 현지인들과 여행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바다와 가까운 나라이기 때문에 전통 음식으로 생선 요리가 많습니다. 또, 우유나 치즈 같은 낙농 제품이나 양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하는데요. 아이슬란드는 추운 기후의 나라이기 때문에 한번 잡은 식량을 두고두고 먹었습니다. 이 때문에 전통 음식은 보관과 저장이 쉬운, 삭히거나 말리는 조리 방법의 음식이 발달했습니다. 아이슬란드로 직접 여행은 갈 사람들은 그곳의 전통 음식을 보면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과연 아이슬란드의 전통 음식이 어떻길래 여행자들이 깜짝 놀라는 걸까요?


1. 삭힌 상어, 하우카르들(Hákarl)


상어는 영하 2도의 바닷물에 적응하기 위해 몸 안에 많은 독소를 가지고 있는데요. 때문에 독을 없애기 위해 아이슬란드 땅에 정착한 바이킹들은 상어를 삭혀먹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삭힌 상어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많이 났지만, 이제는 상어를 우유에 재워 저장고에서 삭힌 뒤 꺼내서 매달아두고 4~5개월간 말리는 방법으로 만들어 냄새가 많이 줄었습니다.


만드는 방법을 보다 보면 톡 쏘는 맛의 삭힌 홍어를 연상케 하는데요.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는 홍어처럼, 이 음식 역시 강한 풍미의 치즈를 좋아하는 애호가들은 한입 먹어보고 맛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는 큰 도전이 될 만한 음식입니다. 아이슬란드의 현지인 중에서도 보통 나이 든 세대에서 즐겨 찾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주말이면 열리는 콜라포르티드(Kolaportid) 벼룩시장에서 돈을 조금 내면 적은 양을 살 수 있는데요. 상인들은 여행자들에게 작은 조각을 팔아서 먹이고, 얼굴을 찌푸리는 모습을 보면 즐거워한다고 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 음식에는 과거 바이킹들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2. 밍크고래 꼬치



전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의 고래를 잡는 것은 불법이지만, 아이슬란드는 고래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포획하는 것을 지지하는 나라입니다. 이에 대해 오늘날 많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는 예부터 밍크고래를 먹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도 밍크고래를 이용한 전통 음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많은 식당에서 팔고 있는 고래고기 꼬치는 소고기와 비슷한 식감의 요리입니다. 소고기보다는 좀 더 질긴 식감의 고래 고기는 참치와도 비슷하다고 하여 꼬치 요리 외에도 회나 스테이크로 먹는다고 합니다.


3. 양 머리, 스비드(Svið)



우리가 소 머리를 먹는 것처럼, 낙농업이 발달한 아이슬란드에서는 양의 머리를 삶아서 먹습니다. 레이캬비크 서쪽에 있는 멜라부딘(Melabúðin)이라는 가게에서 미리 조리된 상태로 만나볼 수 있고, 대부분의 슈퍼마켓에서는 얼린 상태로 판매하는데요. 뇌 빼고 머리의 모든 부분을 먹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볼살과 혀가 가장 맛있는 부위라고 합니다.


별다른 손질 없이 조리하기 때문에 겉모양이 좀 꺼림칙하게 느껴지는 음식입니다. 현지인들은 삶아서 그대로 먹기도 하고, 머리에 붙은 고기를 썰어내어 틀에 넣고 으깨고 식혀서 잼으로 만들어 빵에 올려 먹기도 합니다.


양 머리로 만든 잼인 스비다술타(sviðasulta) 역시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로, 머리뿐만 아니라 양고기로 만든 다양한 종류의 잼이 있다고 합니다. 재료와 생김새 모두 생소한 이 음식, 빵과 함께 먹으면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합니다.


4. 피 푸딩, 슬라우투르(Slátur)



슬라우투르(Slátur)는 직역하면 ‘도살자’라는 의미의 어마 무시한 이름입니다. 양의 내장과 피, 지방을 가지고 만든 음식인데 보통 양 머리와 함께 곁들여서 먹습니다. 블랙 푸딩, 화이트 푸딩, 스코티쉬 해기스와 비슷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슬라우투르에는 2 종류가 있습니다. 블로드뫼르(Blóðmör, 피 푸딩)와 리프라르필사(lifrarpylsa, 간 소시지)가 있습니다. 블로드뫼르는 잉글랜드나 아일랜드의 블랙 푸딩과 닮았고, 리프라르필사는 스코틀랜드의 해기스와 닮았습니다. 대신 식감은 아이슬란드의 슬라우투르가 훨씬 부드럽다고 합니다. 남녀노소 아이슬란드 현지인이라면 즐겨먹고 좋아하는 음식이며, 슬라우투르 위에 설탕을 뿌려 먹기도 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식재료로 만든 전통 음식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이 음식들을 알고 나니 '꽃보다 청춘'팀이 여행 내내 한식과 핫도그만 찾은 이유가 비단 예산 때문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행지에서 색다른 도전을 원한다면, 아름다운 자연의 경치와 함께 전통 음식까지 맛볼 수 있는 아이슬란드는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