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미국에서 외면받던 한 학생이 하버드 입학에도 모잘라 세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장학금으로 뽑히는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화제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박진규 씨인데요. 미국에서 언제 쫓겨날 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열심히 학업에 열중하며 그가 이루어낸 성과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의 인생 역전 성공 스토리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기유학의 꿈... 그러나 불법체류자 신세
그는 어린시절 조기유학 붐이 불던 때 부모님과 함께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부모님은 하나뿐인 아들이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결정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관광비자로 들어왔지만 학생 비자로 바꾼 후 영주권 신청을 했으나 사기를 당하게 되어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되고 맙니다.
비록 불법체류자 신분이지만 박진규 씨는 학교에 적응을 잘하였고 고등학생이 되던 때 DACA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DACA는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자녀들을 위해 만든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제도’인데요. 이 제도로 인해 뉴욕에서의 생활을 계속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문제에 도전하는 하버드대생
박진규 씨는 수학·과학·엔지니어링 특수목적고(HSMSE)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 입학하게 되는데요. 하버드에 입학하기 전부터 DACA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하버드에서는 이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해 온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이죠.
그는 이민, 국제보건과학, 전염병학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버드에서 그의 전공은 분자생물학으로, 의대에 진학하여 기초과학을 연구하면서 암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그의 목표입니다. 또한, 2014년 불법체류 학생들의 대학 등록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하이어 드림스를 설립하기도 했죠.
쓰고도 단 로즈 장학생 선발 소식
로즈 장학생은 1902년 영국 사업가 세실 로즈의 유언에 따라 시작된 장학프로그램으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합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 사령관 등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로즈 장학생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2~3년간 영국 옥스퍼드 대학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게 되죠.
이러한 영예로운 장학생으로 DACA 대상자로는 처음으로 박진규 씨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박진규 씨는 DACA 신분 때문에 자격 조건에 미치지 못했지만 하버드대의 공식 추천을 받아 지원했고, 결국 로즈 장학생의 영예를 안게 되었는데요. 박진규 씨는 올 가을 옥스퍼드에서 글로벌 보건과학, 이주학 석사과정을 밟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DACA 대상자이기 때문에 우려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미국으로의 귀환 문제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 DACA 제도의 폐지를 결정했고 아직 추방이 유예되고는 있지만 언제 현실화될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박진규 씨가 10월에 영국 옥스퍼드로 떠나면 영영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것이죠.
이에 대해 박진규 씨는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체류자 추방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고문을 올려 화제가 되었습니다. 기고문에서 그는 “인권을 존중하는 공동의 정체성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기 희망한다. 우리는 동료이고, 친구이자 급우이고, 동료 미국인이다.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일하고, 배우고, 웃는다.”며 DACA 폐지의 부당함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하버드대와 로즈 장학재단은 공동으로 변호사팀을 꾸렸는데요. 박진규 씨가 미국에 안정적으로 체류하면서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자격을 획득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이민자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노력하는 것이죠.
박진규 씨는 DACA 대상자들에게 “지금까지 겪은 경험과 스토리를 잊어버리면 안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포기하지 않는 삶에 대해 조언했습니다. 미국에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상의 굴레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고 있는 한인 청소년들에게 그가 희망의 빛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앞으로 한계를 넘어 계속해서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나갈 그의 도전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