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쓸모 있어 보이는 상자, 예쁜 디자인의 쇼핑백들을 버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될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일회용 포장용품이라지만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신발 상자는 사진함으로, 쇼핑백은 보조 가방으로 재활용하기도 하죠. 이렇게 재사용이 가능하다 보니 포장용품들이 중고시장에서 거래되는 일도 흔한데요. 특히 고급 브랜드의 쇼핑백일수록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고 합니다. 오늘은 온라인 중고 거래 카페에서 불티나게 팔린다는 쇼핑백들의 가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포장용품
장본 걸 담아 가는 비닐봉지는 유료지만, 쇼핑한 의류를 담는 쇼핑백은 무료입니다. 명품 브랜드이든 동네 작은 옷 가게 제품이든 이 사실은 달라지지 않죠. 하지만 고급 브랜드일수록 쇼핑백도 탄탄하고 고급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색상과 로고, 리본이나 꽃 등으로 브랜드의 개성을 표현해 시각적으로도 만족스럽죠.
그렇다 보니 딱 한 번 사용하고 버리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집 한편에 예쁜 쇼핑백들을 모아두고, 가방에 다 안 들어가는 짐을 들고 외출해야 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 쓰는 분들이 많죠.
2만 원에 팔리는 샤넬 쇼핑백
출처: 중고나라
그런데 이렇게 직접 재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 중고거래로 쇼핑백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에 '쇼핑백'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게시글이 딸려오는데요. 물론 본품을 판매하면서 쇼핑백, 상자 등이 다 갖춰져 있음을 표시하는 글도 있지만, 대부분은 쇼핑백이나 상자 그 자체를 팔기 위한 글들입니다.
가격은 브랜드에 따라, 쇼핑백의 크기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브랜드의 상징인 하얀 카멜리아가 달린 큰 사이즈의 샤넬 쇼핑백은 2만 원에서 1만 5천 원 정도에 판매되지만, 카멜리아가 없는 작은 쇼핑백은 만 원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기도 하죠. 이 외에도 에르메스, 구찌, 루이비통 등 누구나 다 알 법한 명품들은 보통만 원에서 2만 원 사이로 거래됩니다. 만약 박스까지 함께 판매한다면 여기에 2천~5천 원이 붙죠.
출처: 중고나라
고급 브랜드지만 샤넬이나 에르메스에 비해 가격대가 낮거나 선호도가 떨어지는 경우에는 주로 1만 원 이하의 가격이 형성됩니다. 폴스미스 쇼핑백 대자는 7천 원에, 휴고보스 6천 원에 올라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죠. 잘 알려진 명품 브랜드라 할지라도 선글라스나 브로치 등 액세서리를 사고 받은 작은 쇼핑백들도 이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된다네요.
중고 명품 가격 올려주는 일등공신
아무리 그래도 원래 공짜로 받는 물건인데 2만 원씩이나 주고 구매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이런 중고 쇼핑백은 의외로 잘 팔립니다. 1~2만 원에 구매한 쇼핑백만으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의 효과를 얼추 비슷하게 누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안에 무얼 담건, 명품 쇼핑백을 들고 다니면 명품 구매력이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출처: 필웨이
명품 쇼핑백을 구매하는 이유는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중고 명품을 판매할 때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서인데요. 보증서는 물론 상자와 쇼핑백까지 갖춰져 있으면 같은 제품도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죠. 아무 생각 없이 구매할 때 받은 포장을 전부 버린 판매자는 쇼핑백을 중고로 구입한 뒤 그보다 더 높은 가격을 더해 본품과 함께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른바 '풀세트'를 갖춘 중고 제품은 그렇지 않은 제품에 비해 10~30만 원 이상 높은 가격에 팔리죠.
가격은 떨어지는 추세
출처: 이투데이
그런데 중고 쇼핑백 가격도 이전에 비해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비싸더라도 정말 원하는 물건은 꼭 사고야 마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그만큼 돌아다니는 명품 쇼핑백의 수도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희소성이 클수록 가격도 올라가는 시장의 원칙이 여기에도 충실히 반영된 것이죠. 현재 1만 5천 원에서 2만 원 정도에 팔리는 샤넬 쇼핑백은 과거 3만 원까지 받을 수 있는 매물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에선 소비를 통해 자신의 지위를 대체하려는 과시 문화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명품을 통해 상류층에 속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한다는 것이죠. 명품을 사지 못한다면 명품 쇼핑백이라도 구매해 들고 다니는 것 역시 이와 비슷한 심리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