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된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합격 문자를 이어 밀려오는 고지서를 보면 걱정이 끊이질 않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학교를 다니게 됐다면 기숙사 비용 역시 무시할 수 없죠. 그러나 가장 걱정되는 건 단연 ‘등록금’입니다. 대학교, 학과 별로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 300만 원 이상을 훌쩍 넘어갑니다. 그런데 등록금이 무려 900만 원에 육박하는 대학도 있어, 학생들의 한숨이 나날이 들어가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대학교가 이렇게 비싼 등록금을 책정한 것일까요? 국내 대학교 등록금 순위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약 900만 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육부의 '2019년도 전체 4년제 대학교(전국 193개) 등록금 순위’에 따르면, 한국산업기술대학교의 등록금이 899만 5,300원으로 가장 비쌌습니다. 한 학기 당 약 450만 원을 내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등록금이 높은 이유는 산기대가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는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이기 때문입니다. 산기대는 총 9의 학과 5개의 학부 중 공과계열이 12개이고 인문계열과 예술계열은 각각 1개만 존재하는데요. 보통 공과계열의 등록금이 비싼 편이기 때문에 평균 등록금 역시 높게 나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등록금이 비싼 만큼 재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실제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엔지니어링하우스(EH) 교과를 도입하고, 국내외 현장실습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죠. 또한 장학금 규모도 꾸준히 늘려나가면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재학생 68.5%가 장학금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88만 원,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는 수험생들은 물론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등록금이 비싼 학교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매년 등록금 순위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인데요. 2019년에는 평균 등록금 892만 8,900원으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는 888만 6,500원으로 역시 국내 대학 등록금 2위에 올랐죠.
특히 연세대학교는 학과별로 등록금 차이가 컸습니다. 여느 대학처럼 공과계열과 의학계열 등록금이 더 높은 것은 당연했죠.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UIC(언더우드 국제대학) 학부입니다. 모두 1년 등록금이 1,300만 원 이상으로 의학 계열을 뛰어넘었습니다. UIC는 국내 최초로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것은 물론 세계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 엄청난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의 아들 매덕스가 UIC 생명과학공학에 입학하며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1,2위의 뒤를 이은 대학교는?
3위는 신한대학교입니다. 866만 3,900원으로 2위를 기록한 연세대학교와 26만 5,000원 차이가 나죠. 특히 인문사회계열은 모두 연 등록금이 750만 원인데 비해, 나머지 학과의 등록금은 900만 원을 넘어갔습니다. 가장 비싼 학과의 등록금이 970만 원이니 무려 220만 원이나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4위는 863만 4,600원의 이화여자대학교입니다. 연세대학교와 마찬가지로 등록금이 비싼 학교라 소문이 나있는데요. 역시 자연과학계열 등록금 917만 원, 예체능계열 992만 원, 의학계열 1290만 원으로 특정 학과의 등록금이 높았습니다. 추계예술대학교는 852만 9,100원으로 5위를 차지했죠.
등록금 0원, 착한 등록금으로 화제 된 대학교
반면 등록금을 저렴하게 책정한 대학교도 있습니다. 광주가톨릭대학교는 등록금이 무려 0원인데요. 1962년 대건신학교로 시작했을 때부터 줄곧 등록금 0원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운영하는 3개 교구가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DGIST 또한 등록금이 없습니다. 2019학년도 입학생에겐 350만 원의 등록금이 요구되었지만 모두 장학금으로 돌려주어, 사실상 등록금은 이전처럼 0원입니다.
출처 서영교 의원실
착한 등록금을 책정한 4년제 대학교 중 사립대학교 2 곳이 있습니다. 바로 중앙승가대학교와 영선학대학교인데요. 등록금은 각각 176만 원, 200만 원으로 매우 저렴한 편에 속하죠. 두 학교 모두 성직자를 양성하는 종교학교입니다. 전국 대학 최초로 반값 등록금을 시행한 서울시립대학교의 등록금은 약 239만 원으로, 착한 등록금 4위에 올랐습니다.
어마 무시한 등록금 때문에 사회생활을 빚으로 시작하는 직장인도 많습니다. 학생들 중에서는 등록금이 왜 이렇게 높게 책정되는지에 의문을 가지기도 하죠. 더 많은 지식을 쌓기 위해 대학교에 들어왔건만,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부담을 느끼는 실정입니다. 이 등록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와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등록금 산정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