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들이 30일 오후 5시쯤 하반기 GSAT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각종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삼성 채용'이 올랐습니다. 이제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11월 임원면접, 직무역량면접, 창의성 면접과 건강검진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인데요.
'취직 잘했다'는 말을 듣기 가장 좋은 기업인 삼성, 하지만 삼성 사원이라고 해서 모두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는 3급, 4급, 5급으로 나누어 채용하죠. 오늘은 삼성 채용에 적용되는 이 급수는 무엇을 뜻하는지, 각 급수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의 채용 프로세스
계열사가 많고 규모가 큰 만큼 삼성은 다양한 유형의 인재를 필요로 한다ㅣ 출처 mk.co.kr
삼성에 고학력자들만 입사할 것이라고 생각하셨다면, 그건 오산입니다. 워낙 그룹의 규모가 크고 계열사도 많아 다양한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삼성의 채용 경향은 오히려 타 대기업에 비해 열린 편입니다. 비수도권 대학의 채용 비율도 낮지 않죠.
삼성의 채용 프로세스는 다른 대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접수된 서류를 바탕으로 한 직무적합성 평가를 통해 합격한 지원자들은 'GSAT'이라는 이름의 직무 적성 검사를 거칩니다. 본래 SSAT (SamSung Aptitude Test)라 불렸던 이 시험은 2015년 하반기 신입 공채부터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로 명칭이 바뀌었는데요. 언어 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등 총 4 개영역의 110문항을 문제당 평균 1 분이 안 되는 시간 내에 풀어내야 하는 이 시험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9급 공무원 시험, 공인중개사 시험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응시하는 시험입니다.
GSAT에 합격하고 나면 임원면접, 직무역량 면접, 창의성 면접으로 이루어진 종합 면접을 치릅니다. 면접에도 합격하고 건강검진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공식적인 '삼성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3급, 4급, 5급 어떤 차이일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삼성그룹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는 3급, 4급, 5급의 구분을 둡니다. 간단히 말해 지원자의 최종학력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급수가 다른 것인데요. 3급은 대졸, 4급은 전문대 졸, 5급은 고졸자 대상입니다. 여기서 전문대에는 2년제, 3년제가 모두 포함되는데요. 다만 사이버 대학교의 경우 정부에서 전문대 학력으로 인가한 대학교만 전문대로 인정받을 수 있죠.
이들 3급, 4급, 5급에 대한 채용은 공고도 구분되어 올라오고, GSAT 시험 내용도 상이합니다. 각종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도 GSAT 강의를 급수별로 구분해서 제공하고 있죠.
입사 후 대우는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하는 데는 4년이 걸리지만, 4급 사원은 먼저 3급으로 진급한 뒤 다시 승진 연한을 채워야 한다ㅣ 출처 newspim
그렇다면 이들 급수 간에는 입사 후 어떤 차이가 발생할까요? 우선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삼성의 복리후생은 모든 급수에서 공평하게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기본급의 차이가 있고, 기본급에서 일정 비율을 적용해 제공하는 인센티브의 경우 액수에서 차이가 날 수 있죠. 위 직급으로 승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다릅니다. 통상 3급으로 입사한 사원이 대리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년 정도인데요. 4급과 5급은 3급으로 진급한 이후 다시 4년이 흘러야 대리를 달 수 있습니다.
계열사별로 급여가 상이하기 때문에, "삼성 3급은 얼마를 받고 4급은 얼마를 받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채용 포털 사람인에서 삼성전자(주)의 사원급 연봉정보를 비교해 보면 고졸 사원은 최저 2,889만 원에서 최고 3,587만 원을, 전문대 졸 사원은 최저 3,428만 원에서 최고 4,181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있는데요. 4년제 대졸 사원의 평균 연봉은 3,935만 원에서 4,738만 원 사이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급수 간 연봉 차이는 신입사원 때보다 입사 후 시간이 흐를수록 더 벌어지죠.
신입사원 채용에는 1,2급 없어
그런데 왜 3급부터 시작하는 걸까요? 신입 사원 채용에는 1급, 2급이 없습니다. 1·2급은 경력직에 해당하지만 신입사원을 뽑을 때 '3급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공고가 나는 것처럼 '1급 경력직을 채용한다'고 표현하지는 않죠. 경력직의 경우 충원이 필요한 포지션이 명확하기 때문에 공고에는 업무의 내용과 더불어 요구되는 관련업계에서의 연차를 표기합니다.
지금까지 최종학력에 따른 삼성의 사원 급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언급했듯 계열사에 따라 기본 연봉에도 차이가 있고, 어떤 사업부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목표 달성 장려금과 성과급 인센티브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과가 뛰어난 사업부에 근무한다면 4급으로 입사한 사원일지라도 꽤 높은 금액을 실수령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삼성은 현재 진행 중인 하반기 3급 신입사원 공채에 이어 4급, 5급 공채도 실시할 예정이라니, 지원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공채 일정을 꼼꼼히 확인하셔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