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는 골프 고객이나 골프 선수들을 보조하며 경기가 원활하게 흘러가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돌보는 직업입니다. 근무 내내 실외에서 움직여야 하기에 체력 소모는 크지만, 그만큼 보수가 넉넉하고 근무 시간 조정이 용이한 편이라 캐디를 지망하는 30,40대 여성들이 적지 않다는데요. 오늘은 캐디가 하는 일, 캐디의 수입과 함께 캐디 업무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클럽 건네기부터 속도 조절까지, 캐디의 일
캐디는 경기가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관리합니다. 단순히 골프 백을 운반하거나 골프채를 건네는 것뿐만 아니라 스코어를 계산하고 거리나 라이 앵글을 측정하는 일도 맡습니다. 앞 · 뒤 팀과의 충돌이 없도록 플레이 속도를 조절하는 것 역시 캐디의 일이죠. 프로 골프 선수와 일하는 전문 캐디는 선수들에게 스윙 자세나 방향 등을 조언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경기와 골프장 전체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기 때문에 캐디로 입사하면 2~3개월 동안 이론 교육부터 실전 교육, 서비스 마인드 교육 등을 받습니다.
캐디 일에는 특별한 자격증이나 고학력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채용 면접에서는 서비스직에 걸맞은 호감 가는 인상, 태도와 함께 골프 관련 지식을 평가하죠. 최근에는 캐디 양성 학원도 등장해 면접 준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캐디피 12만 원, 1년 수입 3~4천만 원 선
캐디에게는 정해진 월급이 없습니다. 대신 라운딩 단위로 수입이 발생하는데요. 통상 라운딩 1회당 캐디피는 12만 원입니다. 한 팀 고객이 2명이든 4명이든, 캐디피는 동일하죠. 여기에 경기 진행이 원활해 고객이 만족을 느끼거나 좋은 성적으로 기분이 좋을 경우 1~3만 원 정도의 오버피를 받기도 합니다. 하루에 1회만 라운딩을 한다면 12만 원~15만 원, 2회 라운딩을 한다면 24~27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는 이야기죠. 간혹 나이트 라운딩이 있는 골프장의 경우 36만 원, 여기에 오버피까지 받으면 1일 40만 원 정도의 수입도 가능합니다. 1회 라운딩에 통상 4~5시간이 소요되므로 기본 캐디피만 계산했을 때 캐디의 시급은 3만 원 정도가 되겠네요.
물론 매일 3회 라운딩을 돌 수 있는 캐디는 없습니다.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큰 직업이라 그런 식으로 일하다가는 곧 골병이 들고 말 테니까요. 1일 1~2회 라운딩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캐디의 한 달 수입은 300~500만 원 선인데요. 다만 한겨울 비수기에는 수입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연봉으로 따지면 3~4천만 원 정도를 벌죠.
경력단절 걱정 적은 직업
캐디는 근무 일정이 유연해서 특히 아이가 있는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다ㅣ 출처 Youtube '캐딜로그'
보수가 높은 편이라는 것 외에 근무 시간 조정이 용이하다는 점도 캐디 일의 장점입니다. 캐디의 고용 형태는 대부분 '특수 고용직 자영업자'입니다. 골프장 직원이라기보다는 개인사업자에 가깝죠. 하루에 한 번의 라운딩만 도는 일명 '원번반', 금토일 혹은 토일만 출근하는 '주말반', 평일 근무만 하는 '평일반' 등으로 라운딩 단위, 요일 단위 근무일 선택이 가능해 아이 있는 주부들에게도 인기가 좋습니다. 경력만 있다면 임신, 출산 후에도 일을 구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죠.
출처 Youtube '양자매'
'골프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 캐디들도 많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골프는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즐기기 어려운 운동인데요. 고객의 입장에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캐디에게 라운딩을 권하는 골프장들이 많습니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근무시간 이후 마지막 팀 뒤에서 라운딩을 하며 골프를 배울 수 있는 것이죠.
캐디만의 고충
물론 세상에 쉽고 돈 많이 주는 일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캐디에게도 감내해야 할 고충이 있죠. '캐디 직업의 단점'이라면 성희롱과 반말을 일삼는 진상 고객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분명 그런 사례가 존재하지만, 다행히 최근에는 고객들의 매너가 점점 좋아지는 추세라고 하네요.
캐디들의 고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날씨'입니다. 근무의 대부분이 실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인데요. 심하게 더운 날에도,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라이를 봐주기 위해 앉았다 일어나기를 수십 번, 볼을 찾기 위해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야 하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골프장에 따라서는 마스크 착용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의 위험도 적지 않습니다. 골프공이나 클럽에 잘못 맞으면 큰 부상을 피할 수 없겠죠. 또한 극단적인 날씨 속에 다회 라운딩을 감행하다가 몸이 버티지 못해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니, 스케줄과 컨디션 조절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