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까지 별다른 일 없으면 잘릴 위험이 없어 안정적이고, 퇴직 후 연금까지 제공되기에 ‘철밥통’이라 불리는 직업이 있죠. 바로 공무원입니다. 최근 취업난이 심해지며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데요.
꿈의 직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직업 직급 중 가장 낮은 9급 공무원의 월급명세서가 공개되어 부러움을 샀습니다. 명세서의 주인이 21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실수령액은 164만 원 정도로 전혀 높아 보이지 않는 금액입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시선을 받게 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숨어있는데요. 21살이라는 나이와 월급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길래 다들 지금 그 정도여도 높은 것이라는 반응일까요? 바로 ‘호봉’ 때문입니다. 일명 월급 ‘깡패’ 소리를 듣는 공무원의 호봉과 월급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월급 깡패 호봉
호봉이란 각 등급 내의 봉급 단계로, 등급에 따른 보수의 폭을 여러 단계도 나눈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공무원 호봉제의 경우 복수 호봉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각 등급 별 호봉의 수가 다른데요. 1급 공무원은 23개, 2급 25개, 3급 27개, 4급 28개, 5급 30개, 6급 32개, 7급 이하 31개로 나뉘어 있죠. 이는 1년 단위로 재심사 승급이 되는데, 보통 1년에 1호봉씩 상승하므로 봉급 역시 매해 오른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6급까지 근속 승진 가능
공무원의 승진 방법 중 일반적인 두 가지는 '일반 승진'과 '근속 승진'입니다. 일반 승진의 경우 등급별 최저 연수 기간을 충족하면 대상자가 되어 승진 심사 또는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제도입니다. 8급 승진을 위해서는 1년 6개월을, 7급과 6급은 2년, 5급은 3년 6개월, 4급은 4년, 3급은 3년의 기간을 충족하면 되는 것이죠. 충족 이후 행정 실적, 능력, 경력, 전공 분야, 인품 및 적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임용권자가 승진 인용 기준 및 결원을 고려해 임용을 결정하면 승진하는 구조입니다.
근속 승진은 말 그대로 특정 기간 이상 근속하는 경우 승진을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는 7급 이하 공무원만 대상이며, 8급 승진 시 6년, 7급 7년, 6급 11년 이상의 기간을 근무하면 대상자로 선정됩니다. 이렇게 계급별 근속 승진 기간 근속 승진 후보자로 발탁된 이들 중 선발된 30% 이내의 인원만이 승진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이외의 방법으로는 민원봉사 대상 수상자, 직무수행능력 탁월자, 제안 채택자, 명예퇴직자, 공무원 사망자에게 해당되는 특별승진이 있습니다. 이는 승진 후보자 명부 순위와 무관하게 승진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또한 승진 소요 최저 연수 기간을 초과한 6급 공무원들은 공개경쟁 승진 시험을 통해 5급으로 진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죠.
각종 수당 상당해
공무원은 기본급 외에도 각종 수당이 지급되기에 이를 합산하면 9급 1호봉이라도 생각보다 급여가 높은 편입니다. 대우 공무원 수당, 정근 수당, 정근 수당 가산금, 성과 상여금을 포함하는 상여 수당과 가족 수당, 자녀 학비 보조 수당, 주택 수당, 육아휴직 수당을 포함하는 가계 보전 수당이 기본적인데요. 이외에도 특수지 근무수당, 특수 근무 수당, 초과 근무 수당 등이 존재합니다. 수당이 많은 경우 기본급의 50%까지도 지급되기에 적지 않은 금액이라 할 수 있죠.
또한 실비 변상 제도가 있어 급여에 추가되는 금액이 있습니다. 월 13만 원씩 지급되는 정액 급식비, 월별 7만 원~75만 원 선의 직급 보조비, 월봉 급액의 60%로 연 2회 제공되는 명절 휴가비와 연가 보상비가 이 제도에 속하는데요. 이는 따로 지급되는 수당과 달리 월 보수 지급에 포함되어 제공됩니다.
시작은 미미, 끝은 창대
그렇다면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 21세 9급 공무원의 향후 급여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평균 승진 기간은 8급 승진 2.1년, 7급 3.7년, 6급 7.7년, 11.6년입니다. 1급 승진 시 호봉은 1호봉씩 삭감되는 방식인데요. 주인공이 이 평균 기간처럼 승진할 경우 정년퇴직 시 기본급만 500만 원 가까이 받을 수 있는 것이죠.
21세에 9급 2호봉이므로 10년 단위로 끊어 보면 31세에는 7급 10호봉, 41세 6급 19호봉, 51세 5급 28호봉, 65세 정년 시 4급 진급에 성공하였다면 4급 28호봉, 못 하였다 하더라도 5급 30호봉이 됩니다. 각각 급여는 266만 2200원, 331만 5300원, 470만 7700원, 514만 7500원, 477만 2700원인데요. 이는 매해 상승하는 임금에 대한 반영 없이 2019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각종 수당 및 실비 변상을 제한 금액이므로 실수령액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정년까지 꾸준히 진급한다면 억대 연봉도 가능한 것입니다. 기본급 외에 수당 역시 상당하여 실수령액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니 사람들이 부러워할만 한데요.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시작한 만큼 더 오랜 기간 재직할 수 있어 호봉이 그만큼 더 쌓일 수 있으며, 승진에도 기회가 많다는 것이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꾸준히 근속한다면 안정적으로 고임금을 받을 수 있는 공무원. 꿈의 직종인 이유가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