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korea. 과거에 비해 세계 각국에서 한국 제품들을 찾는 일은 아주 흔해졌습니다. 최근 코로나19사태로 국내에서 생산된 진단키트 주문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데요.
전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며 해외에서 인정받는 한국 기업들이 많습니다. 한편, 강추위로 유명한 러시아에서도 굳건히 '국민 브랜드' 1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 기업이 있는데요. 함께 알아보실까요?
삼성, LG 뒤를 이은 러시아 국민 브랜드
러시아 국민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국 브랜드는 바로 경동 나비엔입니다. 경동나비엔은 2019년 '러시아 국민 브랜드' 난방 기기 부문에 3회 연속 선정되었는데요. '러시아 국민 브랜드'는 러시아 내에서 인지도, 품질 면에서 최상임을 인정받아야 수여되는 브랜드 관련 최고 권위의 시상입니다. 장기간에 거쳐 소비자가 직접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 투표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깊습니다.
2019년에는 30만 명 이상의 소비자가 참가했고 경동나비엔은 52.8%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러시아 국민 브랜드에 선정된 것은 삼성, LG 다음으로 경동 나비엔이 세 번째입니다. 경동은 2016년 난방 기기 부문 신설되어 최초 수상자를 차지했죠. 3회 연속 수상자에게만 주어지는 '국민 브랜드 마크'의 영구 활용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보일러는 유럽? 인지도 뒤집은 기술력
러시아 내 보일러 브랜드 중 최초로 법인 설립 5년 만에 누적 판매 대수 100만 대를 기록한 경동이지만 사업 초기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유럽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시장 후발 주자로 들어가 입지를 다지기 힘들었죠. 실제로 러시아 가스보일러 브랜드별 판매 대수 추이를 살펴보면 1위인 경동 나비엔을 제외하곤 2~10위는 모두 이탈리아, 독일, 슬로바키아 등의 유럽권 국가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콘덴싱 만들어요!"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경동 나비엔의 CF 속 대사입니다. 보통 브랜드가 자리 잡기 위해선 기술력 개발과 다양한 마케팅, 홍보가 함께 진행되는데요. 경동나비엔은 견고한 러시아 내수 시장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펼쳤습니다. 외국인에게 발음이 어려운 경동을 'KD'로 표기했고 러시아 내 보일러 사용 고객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빠르게 파악했죠.
강추위로 유명한 러시아에선 보일러가 가동 중단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데요. 2008년 러시아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경동나비엔은 1년 만에 러시아 국민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습니다. 2009년 12월 러시아 전역에 닥친 혹한에 경동의 보일러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기 때문이죠. 고객의 니즈를 분석해 가스압력과 잦은 전압 변동, 영하 40도의 혹한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 덕분이었습니다. 한국에 비해 국토 면적이 광활한 만큼 A/S 접근성과 부품 공급체계에도 신경 썼죠.
"만족하긴 이르다" 러시아 시장 확장 예정
경동나비엔은 러시아 가정용 보일러 시장에서 상업용 시장까지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경동은 러시아 '벽걸이형 가스보일러'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지역난방에서도 일반 보일러처럼 각자 기호에 맞는 난방을 구현하는 통합 배관 시스템은 정식 출시 이전부터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지역의 4,000세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준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유럽, 중국 시장... 넘어야 할 산들은?
해외 수출 호조로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액을 갱신한 경동 나비엔. 경동 나비엔이 최초로 수출을 진행한 국가는 바로 중국입니다. 한 관계자는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보일러 설치에 어려움을 겪었고 자문에 응한 것이 바로 경동나비엔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정체를 맞은 석탄 개조사업과 폭증하는 가스 사용량에 비해 설비 투자, 공급이 뒤따르지 못해 예상보다 성장에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유럽 브랜드에 고객 충성도가 높은 유럽 시장 역시 뛰어넘어야 할 산입니다. 기후를 고려했을 때 수요가 비교적 한정적이며 보일러의 본고장인 영국, 기술력을 자랑하는 독일 등의 국가 브랜드를 제쳐야 하죠. 러시아 진출 때와 마찬가지로 현지 시장조사를 통해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묵묵히 현지에 맞는 기술력으로 '국민'이라는 칭호를 얻은 경동 나비엔, 한국을 대표하는 만큼 그에 맞는 책임감이 뒤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