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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일일 확진자가 8~900명에 육박하며 ‘코로나 위험국’으로 인식되던 대한민국은 최근 점점 감소세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또한 신규 완치자가 신규 확진자보다 많은 양상을 보여 외신들도 한국의 탄탄한 의료체계와 빠른 검사 속도에 감탄하고 있죠.


여기에는 발 빠르게 개발된 진단키트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24시간 걸리던 코로나19 감염자 진단은 6시간 안으로 크게 줄었죠. 최근 들어 국내에서만 하루 최대 1만 5000건 이상의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진단키트 덕분인데요.


14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검사 키트를 개발해낸 씨젠 천종윤 대표는 적자도 각오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남들은 이 와중에 검사 수요가 많아 대박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사실상 회사가 어렵다”고 말해 화제 된 바 있는데요. 천종윤 대표가 이 같은 고백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적자 각오, 다른 건 다 접었다

천종윤 대표가 이끄는 씨젠은 식약처로부터 사용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 키트 개발에 착수했는데요. 본래 코로나19 검사 키트의 개발과 승인은 1년 정도 소요됩니다. 즉 섣불리 개발에 나섰다가 아예 사용승인을 못 받을 위험이 따르죠. 하지만 씨젠 측은 이번 코로나 사태를 엄중히 생각했고, 위험도를 감수하고 모험을 건 것인데요. 이런 기업의 노력에 질병관리본부는 긴급사용승인요청으로 답했습니다.


덕분에 대용량 검사의 효율성을 크게 높임과 동시에 보다 낮은 가격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는데요. 또한 하루 1000명 이상 동시 검사가 가능해지고, 검사시간은 4시간 이내로 단축되는 등 검사 속도가 크게 빨라졌습니다.


넘쳐나는 검사 수요... 남들은 대박이라지만

넘쳐나는 코로나19 검사 수요에 진단키트를 개발한 회사는 한순간에 대박 났다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천종윤 대표는 사실상 회사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전 직원이 다른 모든 진단시약 개발, 생산을 접고 코로나19에만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라 적자도 각오했다고 밝혔는데요.


씨젠의 진단시약은 160종이 넘습니다. 즉 전체 매출의 82%을 올리고 있는 해외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계속 연구개발을 해야 하지만, 현재의 상태로썬 그럴 여유조차 없죠. 사실상 씨젠은 새로운 연구개발에 손을 놓은 상태인데요. 그런 와중에도 천종윤 대표는 1주일만 더 빨리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을 할 수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죠.


교수직 버리고 창업, 과거 이력 드러나

하버드대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다, 귀국 후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한 등 천종윤 대표의 과거 이력이 밝혀져 눈길을 끌었는데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힘들었던 시절들을 극복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난으로 매일 나무판자를 재활용해 생활비를 벌었을 만큼, 가난한 생활을 해야 했는데요. 이후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이 됐지만 결핵으로 몸이 허약해져 중도에 학업까지 포기해야 했죠.


결국 요양을 하며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치러 건국대에 입학하는데요. 대학 졸업 후 미국 테네시대학교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고, 이후 하버드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8년 만인 1995년 귀국했습니다. 이후 천 대표는 금호생명환경과학 연구소 전임연구원 등을 거쳐 이화여대 생물과학과 교수로 재직했는데요. 대학에서 후학을 길러내는 개인적 만족보다, 세상에 없는 시약을 만들어 인류에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오늘날의 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씨젠은 창립 초기부터 분자진단 분야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해 이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는데요. 이후 혼신의 연구를 거듭해 한 번에 여러 가지의 유전자를 동시 다중으로 진단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지금은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두바이에 해외법인을 두고 전 세계 82개 대리점을 통해 분자진단 시약과 장비를 공급하는 등 큰 성장을 거뒀죠.


코로나19 진단키트 전 세계에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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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씨젠이 개발한 진단키트는 이번 코로나19 대응의 모범국가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에서 엄정한 심사 절차를 거쳐 사용이 승인된 만큼 해외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최근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면서 한국의 진단 속도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는 모습이죠.


씨젠의 진단시약은 지난달 7일 유럽 인증을 받은 데 이어 12일에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 사용 승인을 통보받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씨젠은 현재 코로나19 진단시약의 일일 생산 가능 물량은 5만 건 검사 규모로, 필요에 따라 2배까지 증산이 가능토록 준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국내외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할 방침이라고 밝혔죠.


천종윤 대표는 “그동안 축적해 온 분자진단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국제사회를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이렇듯 전 세계 각계각층이 모든 역량을 동원해 코로나19 대처에 총력하고 있는 만큼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