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은 현재 유럽, 미국 못지않게 코로나와 힘든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는 현재까지 총 2만 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해 성지순례 금지에 들어갔죠.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메카는 이슬람 사원 소독을 위해 모든 순례자의 출입을 금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사우디의 메카는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유입하며 사우디를 먹여살린 관광지라고 불렸습니다. 도대체 메카가 뭐길래 해마다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사우디를 방문한 것일까요?
이슬람 최고의 위상, 메카
메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히자즈 지역에 있는 마카 주의 주도이자 이슬람의 최고의 성지로 불립니다. 메카는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을 하나님께 바치러 간 곳임과 동시에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최초로 이슬람을 선언한 의미 깊은 곳입니다.
무슬림의 다섯 의무 중 하나가 바로 이 메카의 카바 신전을 순례하는 것입니다. 하지(Hajj)라 부르는 이 순례는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며 매년 300만 명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무슬림들은 신전에서 검은돌(알-하자르 알-아스와드)를 만지는 것을 가장 큰 소원으로 여길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따르면 매년 메카는 이슬람교 1천 200만 명 이상이 성지순례를 다녀가고, 2025년까지 순례자가 1천 68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하지 성지순례 기간 중에는 메카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세계 각국에 순례객 수까지 할당해야 할 정도라고 밝습니다.
이러한 메카의 인기로 얻는 사우디의 수입은 막대합니다. 사우디 정부에 성지순례 시장의 경제적 이익은 2012년 기준 165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는 사우디 전체 GDP의 3%를 차지하는 수치이죠. 2015년 기준 메카 호텔 숙박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무려 1330억 원 달러를 달성하였습니다. 현재 메카의 텔 객실 수는 5만여 실에 달하며 향후 10년 이내에 5만여 개의 객실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또한 메카를 방문하는 순례객은 하지를 마쳤음을 기념하거나 친지들에게 줄 특별한 종교적 의미를 담은 보석 및 장신구를 구매하기 때문에 사우디 보석 시장 또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사우디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매년 사우디에서 팔리는 금과 보석의 25%는 하지 순례객의 구매에 의한 것으로 집계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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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현재 사우디는 세계 모피업계와 육류 가공업 시장에 독보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메카를 방문한 하지 순례객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무슬림이 참여하는 “이드 알-아드하’가 진행되면 수천만 마리의 양이 도살되어 세계 각국의 모피업체와 육류 가공 업체로 수출되기 때문이죠.
사우디아라비아는 2019년부터 관광비자를 발급하여 순례자 외에도 방문객들의 입국을 허용하였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관광비자 발급을 통해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관광 분야를 육성하여 산업 구조의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사우디가 관광 비자 발급은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한 총 49개국 입니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내국인을 포함해 연간 1억 명의 관광 수요를 발생시킨다는 목표를 수립하였습니다. 명칭 비전 2030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직접 기획해 2016년에 발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장기 경제/사회 발전 전력입니다. 석유 의존도 줄이기, 관광 산업 육성과 같은 다양한 개혁적/ 개방적 정책을 통해 사우디를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국가로 변화시키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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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관광 분야를 개혁하기 위해 2030년까지 성지 순례객의 수용 능력을 현재의 800만 명에서 3000만 명으로 증진 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관광 수입을 확대하고 이슬람 성지 소재 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하여 경제 효과를 높이려는 것이죠.
야심 차게 관광 산업 대국을 목표로 육성에 나섰지만 기대 못지않게 우려도 큽니다. 작년에 발생한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생산 시설이 공격을 받은 것처럼 주변국과의 갈등이 발생하면 갑작스럽게 국가 정세가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전염병 문제에 있어서도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것은 관광 산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성지순례 압사사고도 메카가 넘어야 할 산 중 하나입니다. 사우디 당국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2000명가량이 메카 성지순례 도중 발생한 대형 압사사고에 의해 사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우디가 이러한 위기들을 무사히 넘기고 성공적인 관광 산업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