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아파트 시세가 2억 원 뚝 떨어졌습니다. 은마아파트는 그동안 입지와 재건축 가능성 덕분에 대표적인 부동산 투자처로 각광받았습니다. 덕분에 낡은 시설과 외관에도 불구하고 늘 집값 상승만을 경험해왔죠.
하지만 그간의 상승이 무색하게 요즘 은마아파트 가격은 지독한 하락세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에 집주인들의 반응이 갈리고 있는데요, 요즘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알아보았습니다.
하루 만에 2억이 뚝!
재건축의 상징, 무너지나
은마는 미래 가치가 크게 반영된 아파트입니다. 전용면적 84㎡의 매매가가 2015년 9억 원에서 2019년 말 23억 원까지 오르는 동안 전세가는 여전히 5억 원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그 반증입니다. 이는 아파트의 매매가는 아파트의 현재가치에 미래가치를 더한 값인 반면 현재 가치는 전세가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은마 아파트는 재건축의 상징입니다. 다만 재건축으로 성공한 아파트가 아닌, 재건축하면 성공할 아파트입니다. 강남 대치동이라는 입지와 1979년이라는 연식은 이 아파트가 재건축될 가능성이 높고 이후 신축 프리미엄이 붙어 수십억 원대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총선으로 재건축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게 되었죠.
부동산 억제책을 쓰고 있는 지금 정부 기조 아래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시도는 번번이 반려되었습니다. 그나마 이번 총선으로 역전의 기회를 노렸지만 그마저 대 실패로 끝났죠. 재건축이 언제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 보유세 부담은 커졌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는 강화되었습니다. 덕분에 하루 만에 2억 원 폭락했던 시세는 총선 전과 비교해 3억 원 이상 떨어졌습니다.
함께 하자고 할 땐 언제고...
집주인들의 반응은
은마 아파트의 집값 하락은 매물이 그만큼 낮은 가격에 공급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기존 시세보다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겠다는 이들이 최근 크게 늘었습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17억 원 대 매물이 등장하자 전화에 불이 났다. 얼마를 더 낮춰야 팔리겠냐더라. 사겠다던 사람들도 발 빼고 지켜보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일부 주민은 분노하는 한편 자포자기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디 한 곳 무너져야 재건축할는지... 여론에만 휩쓸리는 게 너무 씁쓸하네요"라는 게시글에는 "이번 생에는 틀린 듯", "저도 포기 집 단지 내 부동산에 내놓으려고요"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은마아파트 간 상징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 10년~20년 뒤에야 재건축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주장도 이어졌습니다.
분노를 재건축 추진위로 돌린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호소문을 올려 적극적으로 추진위 해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죠. 추진위의 무능으로 지금 같은 상황이 도래했다는 게 호소문의 골자입니다. 한편 지금 나오는 매물은 종부세 피하려 후려치는 거니 6월 지난 뒤 내놓으라는 현실적인 조언도 있었습니다.
뚝뚝 떨어지는 재건축 아파트
총선 이후 하락한 건 은마아파트뿐이 아닙니다. 사실상 강남과 목동 일대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대부분 하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2019년 12월 39억 원에 거래된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157㎡는 매매가가 30억 원대까지 급락했습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총선에서 한 편이 압승하며 고가주택의 세금과 대출 규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최근 자금조달 계획서가 까다로워져 강남권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당분간 강남권의 재건축, 재개발이 물 건너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여전히 뜨거운
부동산 상품은 바로 이것
재건축 시장이 침울해진 가운데 여전히 열기를 띤 부동산 상품도 있습니다. 바로 로또보다 낫다는 청약시장입니다. 이번 총선 결과로 분양가 상한제나 고분양가 관리 규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재건축으로 집값 상승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지만, 외려 청약으로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사 비싼 가격에 팔 가능성은 높아졌기 때문이죠.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투자가 밀려들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그간 한국은 북한 리스크 때문에 외국인의 투자가 타국에 비해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한국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죠. 덕분에 해외 재력가들의 부동산 투자처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 상승을 억제하고 있는 만큼 지나친 기우라는 주장도 제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