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떠오르는 외식 트렌드가 있습니다. 바로 가심비인데요.
가심비란 가격보다 개인의 심리적 만족을 우선시하는 소비문화를 말합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의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만 있다면 아무리 높은 가격대의 음식이라도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식품업계에서는 최고 수준의 품질과 더불어 높은 가격대의 메뉴들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기분전환을 위해 자주 찾는 레스토랑의 경우 파스타 하나의 가격이 2-3만 원 대인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음식 퀄리티에 비해 가격 거품이 심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과연 사실일까요?
파스타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전채요리 후 첫 번째로 먹는 밀가루 음식입니다. 혹은 수프가 나오기 전에 먹는 애피타이저 형식으로 나오기도 하죠. 이렇듯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를 가벼운 식사 메뉴로 여기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파스타가 하나의 식사 개념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떠한 레스토랑을 가도 파스타 메뉴는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파스타 전문집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하지만 파스타는 높은 접근성에 비해 가격 장벽은 높은 편입니다.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인 아웃백에서 가장 싼 파스타는 스파이시 씨푸드 알리오 올리오로 1인분에 18,000원이라는 가격을 자랑합니다. 강남역이나 압구정 근처의 분위기 좋은 고급 레스토랑은 파스타 가격이 3만 원 대를 넘어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렇다면 파스타를 집에서 직접 해 먹는다면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요? 1인분의 파스타를 만든다는 가정하에 계산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필수적으로 면(페델리니 면), 올리브오일, 마늘, 소금 및 후추가 필요합니다. 추가적인 맛과 향을 내기 위해 페퍼론치노, 파마산 치즈가루, 다진 파슬리 등이 있어야 하죠.
본격적으로 원가 계산을 해보면 스파게티 면 150g (1인분 기준)의 가격은 560원입니다. 마늘 5톨은 146원이며, 올리브오일은 30ml가 들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327원이죠. 소금 및 후추는 총 5g이 들어가 5원이며, 기타 페퍼론치노 2개, 파마산 치즈가루 15g, 다진 파슬리 5g을 더하면 총 원가는 1,912원으로 2000원도 채 되지 않습니다.
다른 종류의 파스타는 어떨까요? 토마토소스 파스타의 경우에는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에 들어가는 재료 외에 토마토홀(캔) 150g이 951원, 방울토마토 40g이 200원, 양파 100g이 175원, 바질 5g이 212원으로 추가적으로 소모됩니다. 총 재료 원가는 2,851원이죠. 아웃백에서 판매되는 토마토 치오피노 파스타의 가격이 19,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 차이가 약 15000원 이상 납니다.
크림 파스타의 경우에는 생크림, 베이컨, 버터 등 가격대가 있는 재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일 파스타에 비해 원가가 높은 편입니다.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생크림 200g이 1920원, 베이컨 40g이 400원, 버터 15g이 280원입니다. 기타 브로콜리, 우유, 양파 등의 재료들까지 더하면 총 원가는 4,204원입니다. 이에 반해 아웃백의 대표적인 크림 파스타인 투움바 파스타의 가격은 22,900원가량이죠.
비싸기만 파스타가 과연 정답일까?
실제 미국이나 유럽의 레스토랑을 보면 파스타는 제조 방법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건면을 쓰지 않고 밀가루를 반죽해서 만드는 생 파스타는 격식 있는 요리로 취급되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로 손꼽히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나라 레스토랑은 생 파스타보다는 건면을 이용해 파스타를 만드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건면 500g의 가격은 2000원 초반대로 1인분 기준(150g) 원가는 1000원도 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받는 가격은 2만 원대 이상으로 해외의 웬만한 생 파스타 음식점 수준입니다. 이러한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파스타는 가격 거품이 심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죠. 때문에 최근에는 가성비를 내세운 파스타 집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외식업계 대부 백종원이 새롭게 론칭한 롤링 파스타는 1만 원 이하의 가격대로 특히 젊은 층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토마토 파스타가 4500, 까르보나라가 6,500원으로 다른 파스타 집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죠. 또 다른 가성비 파스타 집인 까르보네는 현재 전국 3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4000-6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파스타를 판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