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미진 골목 소위 '맛집'이라 불리는 작은 식당이 유명해지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식당 주인의 친절한 응대, 가격 대비 훌륭한 맛, 혹은 방송 매체 등을 타고 홍보되며 유명인들이 자주 방문한 흔적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단지 '높은 가격' 하나 만으로 유명해진 삼겹살 가게가 있습니다.
각종 유튜브 영상은 물론 스타들의 SNS에서도 등장하며 유명세를 치렀는데요. 대체 얼마나 비싸길래 재벌과 연예인만 갈 수 있다는 소문까지 들려오는 걸까요?
삼겹살 1인분, 100g 당 2만 원이라는 사악한 가격을 자랑하며 화제가 된 이 식당은 부산에 위치한 'ㅅ' 갈비입니다. 누리꾼들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소고기와 맞먹는 가격", "국내에서 제일 비싼 삼겹살집"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높은 가격을 자랑하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해당 식당의 사장님은 '아기 돼지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메뉴판에는 기본 2인(3인분) 6만 원, 기본 3인(7인분) 14만 원, 기본 4인(10인분) 20만 원이라는 가격이 적혀있었습니다. 즉, 4명이 가면 10인분을 시켜야 할 정도로 그 양이 미미하다는 것이죠.
고기를 시키면 김치, 각종 밑반찬이 나오는데요. 맛에 대한 후기는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일반 냉동 대패 삼겹살과 크게 맛이 다르지 않다는 쪽과 잡내 없이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쪽으로 갈렸죠. 일반 냉동 대패 삼겹살보다 훨씬 얇아 빠르게 익는다는 후기도 있었는데요. 일부 누리꾼들은 상호에 '갈비'라는 명칭이 들어감에도 삼겹살만을 취급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여러 영상 속에서 해당 식당 사장님은 방문한 손님들에게 현빈, 손예진, 송중기, 송혜교 등이 식당에 방문했었다는 사실을 어필했습니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식당이 온라인상에서 화제 되면서 가수 싸이,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등이 식당에 방문한 건 사실입니다. 정용진은 "말두 많고 탈두 많은 국내 최고가 냉동 삼겹살집 방문. 엄청난 호불호가 갈리는 집임. 만석이었음"이라며 게시글을 남겼죠.
과거 이 식당 입구에 버젓이 적혀있던 '애저. 애저는 출산되지 않은 자궁안의 새끼 돼지이며 임신 중인 돼지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사치스러운 재료로 꼽힙니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사산된 태아 돼지는 판매할 수 없으며 애저 유통, 판매, 도축은 불가합니다. 애초에 원가 계산 자체가 불가하죠. 또한, 1~2개월인 어린 돼지여도 뱃살 부위가 식당에서 제공되는 것처럼 클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이 식당은 한 인터뷰를 통해 2~3개월 된 65~70kg 어린 암퇘지만 사용한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유튜버 '미트러버'는 해당 식당의 삼겹살이 65~70kg 돼지가 젖을 떼거나 이유식을 하는 시기가 아니기에 특별히 가격이 높을 이유가 없다는 점, 인터뷰 시기에 언급된 돼지의 몸무게는 26kg~28kg 사이였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해당 식당에선 논란 이후 입구에 적혀있던 '애저' 표기를 어린 돼지를 의미하는 '아저'로 변경한 상황입니다
이외에도 1인분 100g에 바구니 무게를 포함한다는 점, 보통 1,000원을 유지하고 있는 공깃밥 가격이 2,000원이라는 점 등이 지적됐죠. 현재 공깃밥과 주류 가격은 0원으로 변경된 상황입니다. 또, 해당 식당에선 30년 된 돌판임을 어필했지만 포일을 깔고 고기와 김치가 구워지는데 위생상 우려된다는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논란 이후에도 해당 식당은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만의 매력에 끌려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고기를 맛보려는 단골손님들도 있죠. 일부는 논란이 된 식당의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해 일부러 방문하기도 합니다. 손님이 고기를 굽지 못하도록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는 고기와 술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에 높은 별점을 준 이들도 있습니다.
맛과 가격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강요할 수 없습니다. 다만, 꼼수로 식자재의 출처를 속이거나 가격 책정이 심하게 불공정하다면 이는 바로잡아야겠죠. 음식은 개인의 위생,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소비자를 속이거나 기만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1인분에 2만 원짜리 어린 돼지고기 삼겹살,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