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커뮤니티에서 한 유튜버의 아르바이트 체험 영상이 화제입니다. 청순한 미모와 작은 체구지만 영상에서 등장하는 내내 밝은 모습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자아냈는데요. 이 아르바이트는 올해 초부터 지속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각종 체험 영상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 '오늘은 예림' 채널의 정예림 씨가 시도한 이 아르바이트는 대체 무엇일까요?
21세 정예림 씨가 도전한 아르바이트는 바로 쿠팡 플렉스입니다. 그녀는 간단한 샐러드로 식사를 한 뒤 쿠팡 플렉스 아르바이트 현장에 나갔는데요. 작은 경차를 직접 운전해 쿠팡 본부에 도착했죠. 이후 차에 할당받은 택배 상자들을 하나씩 실어 옮겼습니다.
뒤이어 빠르지만 정확하게 택배 상자를 배송하는 장면들이 영상에 담겼는데요. 들기 어려울 것 같은 큰 택배 상자 역시 번쩍 들어 배송하는가 하면, 보안이 철저한 원룸의 경우에는 직접 고객이 적어준 비밀번호를 치고 현관을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영상에서 그녀는 마지막 배송을 끝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마무리했죠. 예림 씨의 밝은 에너지와 체험 현장이 생생히 담긴 덕분일까요, 해당 영상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쿠팡은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누린 수혜기업 중 하나입니다.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가 활성화됨에 따라 사람들이 생필품을 비롯한 모든 상품을 배송시키면서 비대면(언택트) 소비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죠. 실제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쿠팡맨 1인당 평균 배송 물량은 2015년 56개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296개에 달했습니다. CJ 대한통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택배 물동량이 20.1% 증가하는 등 택배업계는 그야말로 '호황기'를 누리게 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초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선 일제히 구인 광고를 내렸고 구직자들은 택배, 배달 대행업체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중 쿠팡 플렉스는 태사자의 김형준 씨가 방송 활동을 멈춘 뒤 생계를 이어오던 수단으로 소개되며 관심받기 시작했습니다.
쿠팡 플렉서는 보통 주간, 야간, 새벽 배송으로 세 타임이 모집되며 '노동자'가 아닌 '배송 사업자'로 건당 수수료를 받게 됩니다. 법률상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산재보험 등의 혜택은 받을 수 없습니다. SSG 닷컴, 마켓 컬리 등 고정급을 기반으로 하는 업체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죠.
과거 건당 약 2,000원 정도의 배송 단가로 주간, 야간 풀타임으로 근무했을 시 월 500만 원 정도의 수입이 가능해 쿠팡 플렉스는 '고소득 알바'로도 입소문 났죠. 게다가 21세 예림 씨도 문제없이 아르바이트가 가능했던 만큼 쿠팡 플렉스는 채용 조건이 없습니다. 택배를 옮길 사람과 이동 수단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구직이 어려운 요즘, 그야말로 파격적인 일자리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쿠팡 플렉서들의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급감한 배송 단가 때문인데요. 쿠팡의 일일 주문량이 연초에 비해 지난 3월, 200만 건에서 330만 건으로 약 65% 증가한 데에 비해 쿠팡 플렉스, 쿠팡 이츠 배달 인력은 전년 대비 약 2,485%가량 증가한 결과입니다. 택배 물량이 쿠팡플렉서보다 많을 땐 단가가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단가가 내려가는 식이죠. 지역, 기후에 따라서도 배송 단가는 변동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새벽 배송 시간에 맞춰 입찰해도 긴 시간을 기다리거나 일거리가 없어 되돌아오는 플렉서도 많습니다. 배송 단가 역시 500~1,000원 사이로 떨어지며 밤새 택배를 날라도 들어오는 돈은 크지 않습니다. 현재 평균적인 새벽 배송 단가는 1,150~1,200원 사이이며 박스 800원, 비닐 650원까지 급락한 일부 지역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일자리가 없는 구직자들은 몇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새벽마다 현장에 나오고 있죠. 일을 마치는 대로 할당량에 따라 입금되는데다 지원 및 채용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쿠팡 플렉서 자리가 없어질까 우려하지만 이는 기우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당장 올해 9월만 해도 명절 특수로 배달량이 급증한데다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택배 물동량은 앞으로도 증가할 추세라는데요.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첫날 기준으로 쿠팡, 마켓 컬리 등 주요 온라인몰에선 상품 재고가 소진되는 등 폭발적으로 급증한 주문량을 감당해내야 했습니다.
택배업계가 호황을 누리며 관련 인력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는 만큼 택배 업계에서도 방역과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최근 쿠팡 플렉스를 하던 일반인과 물류센터에서 대거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 조치를 내린 바 있죠. 쿠팡 측에선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연간 5,000억 원 투자와 함께 방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