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많은 히트곡을 낸 가수 유리상자를 아시나요? 유리상자는 멤버 박승화와 이세준이 있는 2인조 남성 발라드 듀오입니다. 다양한 앨범을 발매했지만 유리상자의 노래는 특히 결혼식장에서 빛을 발하는데요.
실제로 이들은 결혼식장에서 부른 축가 횟수만 1000번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한 인터뷰에선 하루 7번까지도 축가를 부른 적이 있다고 했죠.
유리상자는 지난 5일, 약 1년 6개월 만에 신곡 ‘가을 하늘’로 돌아와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한편, 최근 보컬과 기타, 키보드를 맡았던 멤버 이세준은 가수가 아닌 반전 근황을 공개했는데요. 가수로만 활동할 줄 알았던 그가 택한 제2의 직업은 무엇일까요?
2005년 이세준은 아내와 안경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울 강남역 인근에 안경점 ‘글라스박스’를 개업했습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더 안정적인 음악을 하기 위해서였는데요. 그의 사업 소식을 들은 유리상자 팬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를 말리기도 했지만 이유를 알게 된 뒤에는 응원을 보냈습니다.
이세준은 자본금 5000만 원으로 글라스박스를 시작해 3년 만에 100개의 점포 확장에 성공했는데요. 1호점을 개업한 같은 해 11월부터 본격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이세준은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목표로 시작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기존의 안경점은 원래 안경사 면허를 해야 개업할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화가 목적이라면 일반인도 개업할 수 있기 때문이죠.
100호점을 달성한 2008년, 글라스박스의 연 매출액은 3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010년에는 매출액 10억 400만 원, 순이익 4800만 원을 기록했죠. 다만, 100호점을 돌파하기 전 매출액은 15억 원으로 2009년부터 점점 매출이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이에 관리비를 줄여 다시 영업 이익률을 2008년 5.4%에서 2010년 7.5%로 올리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2018년 이세준은 한 방송에 출연해 현재 매출액이 100억 원 가까이 된다고 밝혀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세준은 사업을 하며 여러 차례 고비를 넘겼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매 순간이 사업적으로는 위기다. 사실 하루에도 몇 번씩 후회를 하기도 한다”라고 고충을 밝혔는데요. 글라스박스는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가맹점 확장에 주력한 뒤 자사 브랜드 아이웨어 등을 출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비슷한 품질의 다른 제품보다 20~30%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됐죠.
글라스박스의 마케팅 핵심은 다름 아닌 이세준, 대표 그 자체인데요. 그는 “유리상자 활동으로 얻은 부드러운 인상과 신뢰감 가는 이미지가 크게 작용했다”라며 성공 비결을 전했습니다. 이세준은 방송 출연이나 콘서트 때마다 자사 제품을 직접 착용하는 것은 물론 가맹점 오픈 시 직접 팬 사인회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해왔습니다. 글라스박스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임해 회사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안경점 같지 않은 인테리어도 성공 비결로 꼽힙니다. 글라스박스 매장 내부는 눈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연초록색을 바탕으로 갤러리처럼 보이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하는데요. 이는 고객들이 안경을 맞추지 않아도 휴식 공간이나 갤러리처럼 천천히 즐길 수 있도록 해 딱딱한 안경점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글라스박스가 '이세준 안경점'으로도 불리는 만큼, 그가 홍보부터 운영까지 전부 도맡아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세준은 2011년 기준 글라스박스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글라스박스의 사업 확장에는 실질적인 운영 주체인 아내 강경진의 역할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세준의 대외적인 홍보는 물론, 아내도 글라스박스의 내부 운영을 통해 부부가 시너지가 되는 것이죠.
이세준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봉사활동 역시 꾸준히 실천해오고 있는데요. 그는 정기적으로 한 부모 자녀나 독거노인 등에게 무료로 안경을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 이세준은 사업을 성공한 비결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나누는 즐거움과 ‘무욕’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으로도 선한 마음을 가진 이세준의 안경사업 발전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