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인지 혼공족(혼자 공부하는 사람들)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50만 수험생 시대에 비대면으로 공부 의지를 다지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혼공족을 기능만으로 매료시킨 서비스가 나타났다. 기능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이 서비스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사용자는 330만 명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6월 앱스토어 기준 대만·홍콩·태국 등에서 교육 카테고리에 모두 10위권 안에 안착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술을 통해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다는 ‘열정을 품은 타이머’(이하 열품타)의 백운천 대표를 만났다.
백운천 대표
◇ 공부법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교육이 이어지고, 도서관마저 막히자 학생들은 지쳐갔다. 도서관에서 친구와 함께 모여 공부하거나,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점점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혼공족들이 외로운 싸움을 해나가고 있을 때, 열품타는 혼공족들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Q. 열품타는 도대체 어떤 서비스인가요?
“열품타는 수험생의 하루를 관리해주고,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열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현재 열품타는 별도의 마케팅이나 홍보 없이 330만 가입자를 달성했습니다. 여기에 하루 평균 사용기간이 약 40분으로 수험생에게는 카카오톡이나 네이버보다도 많은 체류시간을 가진 서비스가 됐습니다. 올 3월에 여러 언어로 번역했는데요, 그에 따라 해외에서도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좋은 학습콘텐츠, 두 번째는 동기부여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공부, 스터디 , 수학, 영어 등의 단어가 들어간 앱은 많지만 ‘열정’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앱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많은 사람이 콘텐츠에 집중할 때, 저흰 동기부여에 집중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학생들이 공감했다고 생각합니다.”
열품타 소개 사진
Q. 대표님 이력이 궁금합니다. 열품타 창업전에는 무엇을 했나요?
"저는 창업을 하기 전까지 소프트웨어 개발과 거리가 멀었어요. 제가 개발을 시작한 건 대학교 4학년때 페이스북 창업 과정을 영화로 만든 ‘소셜네트워크’를 본 이후 부터입니다. IT기술 하나로 수십 조짜리 회사를 만드는 것에 매력을 느꼈죠. 그리곤 다음날부터 독학으로 컴퓨터 공부를 시작했어요. 컴퓨터를 독학하면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라는 정부 프로그램에 2년정도 시간을 보냈고, 그 후에는 오픈프론티어 라는 곳에서 개발 공부를 더 할 수 있었습니다. 따로 취직을 생각하진 않았고 다른 IT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1년이면 나도 페이스북과 같은 멋진 서비스를 만들겠지라고 생각한 게 벌써 10년이 돼 가네요.”
Q. 이전에 서비스를 개발하셨다고 했는데 조금만 더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그 당시에는 결제시스템이 한정돼 있어서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를 통해서만 이모티콘을 설치할 수 있었어요. 중고등학생들은 카드가 없어 이용이 어려웠죠. 저는 앱 포인트로 이모티콘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만드는데 1주일이 걸렸고 런칭한지 3개월 만에 사용자가 150만명까지 늘었습니다. 매출도 많이 났지만, 처음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건강이 악화되는게 느껴졌습니다. 이후 건강을 위해 2년 정도 쉬었던 적이 있었네요.”
발표하는 백운천 대표
Q. 열품타는 기획하기 어려운 서비스 형태라 생각합니다,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제가 2년정도 공백기를 가지고 있을 때 운영했던 열정 멘토링이 계기가 됐습니다. 제 주위에는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도움을 주고 싶어 제가 하루는 친한 동생에게 물어봤어요. ‘돈을 많이 벌어 금전적인 도움을 줄까? 삶의 자신감을 채워볼래?’ 라고요. 그랬더니 대부분이 후자를 택하더라고요. 그렇게 멘토링을 시작했어요. 서로의 꿈을 공유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을 스톱워치로 날마다 측정해서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멘티들은 자퇴생, 대학생, 취준생, 이직준비생 등 다양했어요. 멘티 대부분이 자기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고 동기부여가 부족한 상태여서 어떻게 하면 더 동기부여가 될까 고민을 했어요.
유튜버 연고티비 / 열품타 실제 사용후기를 리뷰하고 있다
스터디를 진행하며, 매번 과제를 진행했는데, 한 친구가 작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봤죠. 근데 제가 옆에서 함께 작업할 땐 3~4시간이 넘게 붙잡고 있는 거에요. 이 친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그게 혼자서는 어려웠던 거죠. 그래서 공부 현황을 온라인으로 다 같이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앱을 기획하고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테스트는 성공적이었어요. 멘티들의 활동 시간이 50% 이상 증가했고, 경과를 기록할 수 있다 보니 본인에 대한 믿음도 생겼죠. 그러다 이 친구들을 위해 개발한 어플이 입소문을 탔고, 사용자가 증가하기 시작했었죠. 처음엔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제가 더 큰 도움을 받게 됐어요. 그 친구들 덕분에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고, 열품타를 만들었으니까요.”
열품타 앱 서비스
Q. 서비스를 운영하던 중에 위기는 없었나요?
“열품타에는 수익모델이 없었어요. 그렇게 운영하려다보니 서버 비용이 부담이 됐었죠. 서버를 항상 타이트하게 사용해서 이용자가 급증하기라도 하면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생기기도 했어요. 그땐 서버 여유가 10% 정도 밖에 없었거든요. 수익모델이 만들어지기 전까진, 이전에 만든 서비스를 청산하며 벌었던 돈으로 서버 비용을 충당했어요. 그런데 자금이 떨어질 조짐이 보이고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것 같아, 작게나마 배너광고를 넣었어요. 현재는 애플워치 기능도 유료로 제공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됐어요. 그렇게 여유 서버를 총량 대비 40% 정도 확보한 체 운영할 수 있었죠.”
열품타 앱
Q. 열품타만의 고집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매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어요. 믿음이 강해질수록 결과로 나타나기 쉽거든요. 만약 우리가 오늘 밤을 새웠을 때, 무조건 1억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면 대부분은 그렇게 행동할 수 있어요. 그런데 현실은 그게 아니잖아요. 실제로 이뤄질 확률이 낮을수록 열정이 식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컴퓨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크게 작용했었어요. 그렇게 성공한 모습을 직접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게 큰 도움이 됐었죠”
Q. 앞으로 열품타는 어떻게 성장해나갈 계획인가요?
“저희는 사용자한테 돈을 받기보단, B2B적인 측면을 활용해 수익 모델을 만들고 싶어요. 열품타의 학교, 학원 버전을 만드는 방식으로 말이죠. 뿐만 아니라, 현재 VC 투자자들을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투자 수익을 통해 더 많은 인력들을 충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데리고와서 팀 빌딩을 거치는게 목표입니다.”
백운천 대표
◇서비스를 통해 감정을 전해줄 수 있을 날까지
Q. 열품타의 앞날이 궁금합니다. 조금만 미리 알려줄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시간을 체크하고, 일정 관리 같은 서비스를 진행했는데요. 이제는 감정적으로도 영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내부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의 꿈을 공유할 수 있게 말이에요. 혼자서 공부하는 게 외롭고 힘든 경우가 많아요. 앱을 통해 자신이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결국, 저희가 만든 서비스가 감정을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쉽지만은 않겠지만요.”
Q.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저도 아직은 성공한 창업가가 아니어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네요. 그래도 한마디 드리자면,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삶의 정말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스타트업에 계속해서 도전하는 이유는 그만큼 이 일이 매력적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합법적인 마약이 있다면 그건 스타트업이 아닐까요?.”
글 잡컴퍼니
viewjoba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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