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다가온다. 그러다 보니 준비과정에서 번거로움이 있거나 어려움을 느껴도 신경 쓰지 않고 넘길 수 있다. 이 사소한 불편함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나타났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문제에 주목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캠핑톡의 최종석 대표다.
지금까지 캠핑을 하러 가기 위해선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했고, 장소를 잡기 위해서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꼬박 하루를 할애해야 하는 날도 허다했다. 21세기에 이런 불편함이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직접 서비스 개선을 이어갔다. 그리고 3개월 간의 베타 서비스를 거치고 마침내 정식 출시에 성공했고, 캠핑족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캠핑톡은 캠퍼들과 캠핑장 운영자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 포털에서 일일이 찾아서 예약해야 했던 캠핑장을 전문 플랫폼으로 옮겨와, 예약에 집중해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전국 450여 개 업체와 제휴를 맺은 상태다.
캠핑톡의 시장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비스다. 최종석 대표가 이전에 몸담았던 회사에서 커뮤니티를 인수해 시작했다. 이전에 있던 사용자들의 혼란을 막고 ‘캠핑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시간에는 50만 캠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최종석 캠핑톡 대표를 중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캠핑톡 최종석 대표◇15년 회사생활을 접고, 뛰어든 창업
최종석 대표는 캠핑톡을 설립하기 이전에 IT 회사에서 15년간 일을 하며 경험을 쌓아갔다. 마케팅을 담당했었고, 이름 있는 캠페인을 직접 기획하기도 했다. “이전에 몸담았던 회사에서 마케팅을 직접 기획해, 한 달에 30만 명을 모은 적이 있습니다. 평생 무료 통화권이라는 상품을 만들었었죠. SK, KT와 같은 통신사들과 협업도 했습니다.”
2017년 새로운 회사로 이직해 회사생활을 이어가던 중, ‘캠핑톡’ 이라는 커뮤니티 인수 제안을 받았다.. 회사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인수자금 일부를 최대표가 회사에 대여하여 인수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인수 후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 대표자가 회사 자금을 유용한 정황을 포착한 것.
“갑작스럽게 상황이 밝혀지면서 대표와 갈라섰죠. 직원들과 함께 독립한 후 커뮤니티와 사업권을 재인수했습니다. 기존 회사에서 운영 노하우를 습득한터라 이 경험을 바탕으로 커뮤니티 운영을 이어갈 수 있었고, 수익성 확보를 위해 네이버 예약 대행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죠.”
캠핑톡은 조건 검색을 통해 쉽고 빠른 예약 편의성을 확보했다. 성장관광벤처기업으로 선정되며 잠재력도 인정받았다.
아웃도어 시장은 정체됐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어디서 가능성을 찾았나요?
“젊은 시절 몇 차례 가본 캠핑이 전부였습니다. 매일같이 일만 하며 살아와서 캠핑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업계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막상 발을 들여 놓고 보니 캠핑 예약 시장이 지금 시대에 걸맞은 최적화가 안 돼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비스나 접근성이 4차 산업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느꼈죠. 잘 모르는 분야라도 사람 사는 일은 똑같다고 생각했고 이 분야에 IT를 접목해 예약과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다면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최종석 대표는 서울대 영문학과에 90학번으로 입학했다. 학창시절 시험을 마친 모습(왼쪽), 학회 뒷풀이 자리(오른쪽)창업 초기엔 어떤 상황이었나요?
“전 캠핑을 글로 배웠습니다. 캠핑과 관련된 전문 지식도 없었습니다. 예약자들의 후기와 리뷰 평점을 매일매일 보면서 공통된 니즈를 파악했고 캠퍼 지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간접 경험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쌓았습니다.
운좋게 창업 초기에 네이버와 제휴를 맺어 네이버 예약 대행사로 자리할 수 있었고, 대기업과 일을 하며 승승장구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상일이 뜻한 대로만 흘러갈 수는 없었다.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업계 파악이 전부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캠핑장 사장님들을 만나는 것이 우선이었다.
“캠핑장 사장님들은 굳이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를 못 느꼈습니다. 대부분 60~70대로 나이가 많으신 터라, 기존에 있던 홈페이지나 전화 예약에 익숙해져 있었고 변화를 원치 않았습니다. 결국 사장님들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었죠.”
젊은 시절 최종석 대표는 등산, 해외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다녔다.
◇ 두발로 뛰어다니며 일궈낸 결과
“2018년, 19년도만 해도 캠핑장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웠습니다. 그 상황에서 수수료를 내고 네이버 예약 시스템 도입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몇 되지 않았습니다.”
사장님의 마음을 회유하기 위해 최 대표는 직접 영업을 뛰었다. 플랫폼 서비스의 장점을 설명하기도 하며 사장님들과 서비스의 간극을 좁히려 노력했다.캠핑 인구가 점점 줄며 예약이 줄어들자, 캠핑장 사장님들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매출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사장님들은 환경이 달라지자 변화를 택했다.
캠핑톡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캠핑장은 400여 개가 넘는다.
◇ 창업 3년 만에 매출액 10배 이상 증가
실제로 캠핑톡은 창업한 지 3년여 밖에 되지 않았다. 창업 첫해 거래액 17억 원을 기록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제휴 캠핑장이 늘어나며 거래액이 늘기 시작했다. 그렇게2020년 거래액 167억 원에 달했다. 3년여 만에 10배 가까이 거래액을 불렸다.
“21년 상반기만 추산해도 지난해 대비 1.5배 증가했습니다. 사실 올해는 250억 정도를 목표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코로나로 인해 집합금지, 격리조치가 격상되자 사업이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게 됐습니다, 아직 5개월이 남았으니까 목표 달성을 위해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캠핑톡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창업 초만해도 300만 원에 이르던 당기순이익은 2년만에 6억 원으로 늘었다.캠핑톡의 성장 비결이 있을까요?
“사장님 한 분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난 이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열심히 영업을 뛰는 것보다, 현업에 계시는 사장님들의 한마디가 더 큰 도움이 됐죠. 캠핑장 한곳마다 정성스럽게 관리를 해드리다 보니까 소개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거래처가 200~300개로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캠핑톡은 지금까지 노후화 돼있던 시장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끌어올려 편의성을 확보해준 것이 가장 큰 강점이었다. 덧붙여 코로나로 인해 거리 두기를 하면서 여행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캠핑이 트렌드로 떠오른 것도 이유다. 수요가 늘어나자 캠핑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캠핑톡을 통해 다양한 캠핑장을 둘러볼 수 있었고, 이러한 연유로 캠핑장은 쓰러져가는 여행업계와는 다르게 호황기를 누릴 수 있었다.
◇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거래액이 해마다 늘고 있었지만, 코로나가 심화하자 캠핑장도 거리 두기의 여력을 피해갈 순 없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1,000명대를 넘어서면서 수도권에 4단계 집합금지 조처가 내려지자 여러 변수가 생기기 시작했다.
“거리 두기가 연장될 때마다 예약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예약 취소를 진행하고 있는 게 최근 상황입니다. 저희는 수수료만 없어지는 거지만, 사장님들한테는 거래액 자체가 다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시죠. 3인 이상인 고객들에게 예약 취소 안내를 하면, 2명인 것처럼 조용히 있겠다며 취소하지 말아 달라기도 합니다. 한 달 전에 예약을 잡아놓고 준비했는데 너무하지 않냐며 질타를 하시는 예약자들도 많습니다.”
“처음엔 취소 안내를 문자로 연락을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문자를 확인하지 못하면취소된 지 모르고 캠핑장에 가게 될 수도 있잖아요? 한 두 명이라도 그런 경우를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전화를 돌리고 있습니다. 예약이 제일 많아야 할 극성수기에 취소 안내를 해야 하니 여러모로 힘든 상황입니다.
“제가 상생이라는 말을 좋아해 그에 맞춰 서비스를 운영하려고 합니다. 업계에서 플랫폼 수수료도 최저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시장에 뛰어들었을 땐 13~15%의 수수료가 업계 관행이었습니다. 저희는 7~9%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다른 업체와 비교해 이익율이 절반 수준이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제주도로 떠난 최종석 대표 10여년 만에 가지는 휴가였다.현재 계획은 무엇인가요?
“캠퍼들이 가지고 있는 니즈를 운영해오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를 충족시켜주고 싶었습니다. 각 캠퍼의 성향에 맞는 시설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합니다. 캠퍼들은 새로운 곳 하나를 검색해서 예약하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정보 부족도 있고, 정보가 매칭이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많다보니 향후 자체 플랫폼에서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해 사용자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려 합니다. 캠퍼들의 성향과 캠핑장의 특징이 매칭되는 부분을 찾는 게 우선이죠. 결국은 이 방식이 시대의 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해소하고 플랫폼에 녹여내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언젠간 캠핑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이 되고 싶습니다. 캠핑이 더 대중화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기존 예약 플랫폼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부분을 플랫폼에 반영하면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생각합니다.”
캠핑톡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 플랫폼의 편의성을 끌어올리고자 한다.
캠핑 시장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요?
“위기와 기회는 항상 공존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위기의식을 더 느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캠핑장 이용료가 평균적으로 많이 올랐습니다. 아무래도 가격 저항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캠핑 인구가 늘어 주말 이용객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용객이 많아지면 서로 부대껴서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캠핑장에도 끊임없이 변화가 필요합니다. 사람이 많이 몰린다 해서 가격을 높이고 서비스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위기가 찾아올 수 밖에 없는 거죠. 저희는 기회 되는 대로 사장님들에게 서비스 및 시설 업그레이드에 신경 쓰시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함께 변화할 수 있는 분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고 흘려 보내면 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먼저 창업에 뛰어든 사람으로써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꼭 창업하세요. 자식들한테도 이 말을 반복하곤 합니다. 창업을 하면 여러 가지 능력이 생깁니다. 물론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얻을 수 있는 경험치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창업이 치열한 만큼 인생에 도움을 주는 많은 요소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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