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주식 열풍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한때 주식이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불렸다는 것 자체가 거짓말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옛날엔 사람 셋이 모이면 정치 얘기를 했다면 지금은 주식 얘기를 한다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죠.
특히 지난해 주식 열풍을 이끈 주역은 대규모로 자금을 굴리는 기관이 아닌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로 꼽혔는데요. 개인투자자들은 단순 귀동냥을 바탕으로 얻은 정보로 투자하는 것이 아닌 유튜브, 책 등지에서 정보를 수집해 적극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주식 관련 여러 정보를 얻는 창구 가운데서 개인 투자의 성공신화로 꼽히는 슈퍼개미들이 추천하는 종목은 언제나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엔 3천만 원을 8억 원으로 굴려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슈퍼개미의 주식투자 원칙과, 그가 요즘 추천하는 종목은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이빨이 뽑히기 전까지는 절대 먹잇감을 놓지 않는 상어처럼 주식투자를 해야 합니다” 이 말은 ‘샌드타이거샤크’라는 필명을 쓰는 슈퍼개미 박민수 씨가 한 말인데요. 그는 단돈 1원이라도 수익이 날 때까진 절대 매도하지 않는 ‘버티기’전략으로 큰돈을 손에 거머쥘 수 있었습니다.
그는 애초 절대 망하지 않을 것 같은 탄탄한 기업을 잘 골라 연간 주식 매매를 10번도 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가 이러한 자기만의 확고한 주식투자 기준을 설정하게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박민수 씨는 28세의 나이에 첫 직장에 들어가게 됐는데요.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탓에 고시원에서 몇 년간 생활해야 했으며, 추후 옮긴 다세대 주택마저도 겨울에 보일러가 너무 자주 고장 나 추운 겨울 생활을 보내야 했다고 합니다. 박 씨는 “너무 추운 시절을 보내고 나니 20대 후반에 이르러선 나도 정말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맘이 들었다”라고 밝혔는데요.
그렇게 부자가 되고 싶다는 단순한 맘으로 시작한 주식투자는 그에게 오히려 손해만 가져다줬습니다. 개인연금으로 묶어뒀던 2천만 원을 해지해가면서까지 시작한 주식투자는 몇몇 종목이 상장폐지 됨에 따라 휴지조각이 돼버렸고,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꼬박 모은 돈으로 마련한 아파트마저 반 토막이 났습니다.
그러다 그가 35살이던 때 박 씨의 어머니는 그에게 “넌 뭘 잘하느냐”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무엇을 잘하느냐는 단순한 질문에 뭐라 할 말이 없던 박 씨는 이제껏 그저 귀동냥에 의지했던 주식매매법에서 탈피해 스스로 공부하고 분석해 제대로 주식투자를 해보기로 맘먹게 되는데요.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서점에 가서 주식 관련 책을 모조리 읽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1년에 읽은 주식 관련 책 만에도 1백 권에 달한다는데요. 이 밖에 실적개선 관련 기사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종목분석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공부가 됐다고 판단됐을 시점, 3천만 원으로 다시금 시작한 주식투자는 그 해 5천만 원, 그 이듬해 9천만 원이 되더니 7년 후에는 8억 원이 돼 있었습니다. 박 씨는 “주식으로 모은 8억 원으로 아파트를 샀다”라며 “현재 다니고 있는 증권 관계 기관에서 금액 제한을 둬 지금은 6천만 원만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박 씨의 주식 투자법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열심히 공부해 알짜 종목을 고른 뒤, 수익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인데요. 그는 한 종목을 놓고 ‘이 종목을 사면 손해 보지 않을까?’, ‘이 기업의 악재 요소는 무엇인가?’ 등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예상한 뒤 그럼에도 사야겠단 판단이 섰을 때만 비로소 매수에 나섭니다.
때로는 한 종목을 놓고 일주일을 고민한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최대한 보수적인 접근 방식으로 투자할 만한 기업을 골랐다면, 절대 손절매하지 않는 게 박 씨가 지키는 절대 원칙입니다. 손절매는 투자자의 예상과 달리 주가가 내려갈 때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만일, 그렇게 고른 종목이 손실이 났다면 이때 박 씨는 기분 나빠하지 않고 오히려 추가 매수에 나섭니다. 그는 스스로 정한 원칙에 따라 주가가 -15%, -30%, -45% 손실이 났을 때 차례대로 추가 매수를 시행하는데요. 세 차례에 걸쳐 추가 매수를 하는 이유는 한 번에 추가 매수했다간 나중에 주가가 더 내렸을 시 살 수 있는 자금이 없는 상태를 맞닥뜨리지 않기 위함입니다.
예컨대 2014년 즈음 일감 몰아주기 이슈로 건축용 자재를 만드는 삼목에스폼 기업이 주가가 대폭 하락하자, 박 씨는 실적 대비 주가가 너무 저평가돼 있다는 확신을 하고 매수에 나섰습니다. 이후 주가가 계속해 떨어질 때마다 스스로 정한 원칙에 따라 4차례나 걸쳐 추가 매수를 단행했는데요. 이후 다행히 박 씨의 예상대로 악재가 해소되고 주가가 반등함에 따라 그는 두 달 만에 최대 70%의 수익을 내고 해당 주식을 매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손절매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진 그가 우량 기업을 선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는 좋은 종목을 선정하기 위한 10단계의 선별 기준을 갖고 있는데요. 우선 1단계는 당기순이익을 놓고 적자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 뒤 매년 실적이 성장하는 기업을 찾습니다. 그다음 단계들에선 시가총액과 주가순이익비율을 보는데요. 이때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박 씨는 과거 실적이 아닌 장래 유망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종목을 선별한다고 합니다.
이어 4단계는 재무비율 검토, 5단계는 뉴스와 기업 공시를 통해 악재와 호재를 살피는 것인데요. 박 씨는 “호재보단 악재를 피하는데 더 주안점을 둬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6단계는 배당률, 7단계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검토하는 것인데요.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낮으면 경영권 분쟁이라는 악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라고 그는 짚었습니다.
이어 8단계는 쉽게 말해 기업의 외상값이 잘 들어오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매출채권 회전율, 9단계는 주가순자산비율, 마지막으로 10단계는 자신이 왜 이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지 남에게 말할 수 있는 정도가 되는가인데요.
이렇게 종목 하나를 고르기까지 깐깐한 잣대로 평가하는 그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종목은 무엇일까요? 그는 현재 반도체, 전기차, CMO(의약품 위탁생산) 업종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박 씨는 “반도체는 사이클을 타는 사업”이라며 “2017년에서 2018년 사이 큰 상승세를 보여줬기에 이 흐름대로라면 올해는 슈퍼사이클로 이어질 거란 예상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기차를 비롯한 2차전지는 향후 10년간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는데요. 그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300만 대 정도 팔렸는데 올해는 5백만 대 출고를 예상하고 있고, 향후 2023년에는 1천만 대 규모로 시장이 확장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라며 “2차 전지뿐 만 아니라 양극재, 음극재 등, 소재 업체들까지 함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CMO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인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그는 판단했는데요. 백신은 전 국민이 정기적으로 맞아야 하고, 최근 변종 바이러스 우려도 있어 오히려 이러한 상황이 CMO 산업 전반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으리라고 박 씨는 내다봤습니다.
백신 생산이 계속되는 한 위탁 업체인 CMO 산업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죠. 지금까지 부단한 공부로 쌓아올린 실력을 바탕으로 3천만 원의 종잣돈을 8억 원을 불린 주식투자자 박민수 씨의 주식투자법과 최근 그가 주목하고 있는 종목들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손절매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투자 원칙을 가진 박 씨처럼 여러분들이 반드시 지키는 투자 원칙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