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같이 운전석이 왼쪽에 있는 나라에서는 보통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자동차에서 내릴 때 왼손으로 차 문을 여는 것이 일반적이죠. 아무래도 차 문이 몸 왼쪽에 있기 때문에 가까운 왼손이 자연스럽게 문 손잡이를 잡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네덜란드에서는 운전자들이 차 문을 열 때 오른손을 사용합니다. 심지어 오른쪽 조수석에 앉은 사람도 반대 손인 왼손을 이용해 문을 열죠. 그렇다면 왜 네덜란드에서만 유일하게 사람들이 반대 쪽 손으로 자동차 문을 열까요? 다음은 네덜란드 운전자들은 반드시 오른손으로만 자동차 문을 여는 이유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네덜란드에는 '더치 리치' (Dutch Reach)라는 이름이 지어진 '오른손 문열기' 문화가 이미 일상화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운전학원에서는 자동차 문을 열 때 문과 가까운 왼손이 아닌 문에서 먼 오른손으로 문을 열도록 가르치고 있죠.
▼그 이유는 네덜란드의 잘 정비된 도로상황과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흔히 '자전거 왕국'으로도 잘 알려진 네덜란드는 도로 위에서 질서를 지키며 캐쥬얼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죠.
▼'더치 리치'가 국민 매너로 자리잡게 된 이유는 차 옆을 지나가는 자전거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안전수단이라고 보면 됩니다. 운전좌석에서 오른손으로 문을 열게 되면 몸이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돌아가면서 차 바깥쪽 거리를 내다 볼 수 있게 되죠.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듯이 왼손으로 열게 될 경우,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옆을 지나치는 자전거를 보지 못하고 문을 열면서 충돌할 위험성이 커집니다.
▼실제로 네덜란드 정부가 운전학교와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이 운전 문화를 대중화시킨 이후 자동차와 자전거 접촉사고를 무려 63% 정도 감소시켰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습니다.
▼한국에서 택시를 타면 간혹 '뒤에서 오는 오토바이를 조심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뒤좌석 사이드 미러가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 보다 오토바이가 더 많아 오히려 충돌이 나면 피해가 더 막심할 우려가 있는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귀감이 되는 운전 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는 무작정 왼손으로 차 문을 아래와 같이 여는 대신에...
▼오른손으로 열면서 몸과 고개를 돌려 뒤 상황을 한 번 쯤은 살펴보는 것이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