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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쌀이나 야채를 살 때 원산지를 잘 체크하시나요? 그 중 쌀은 우리식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중요한 농산물인데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발생한 일본은 당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의 최고 단계인 7단계를 기록한 최악의 참사였고 그 후 7년이 지난 지금, 원전사고지역인 후쿠시마현지역쌀이 우리나라에도 아름아름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나서는 전 항상 유의해서 원산지를 체크하는 편입니다. 허나 정작 일본에서는 마트에 후쿠시마산쌀이 등장하면 빨리 팔려나가기 바쁘다고 하는데,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쌀 중개회사에서 후쿠시마산 쌀이 6주 연속으로 쌀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발표까지 있었는데 정말 일본사람들은 원전피폭지역인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쌀을 안전하다고 믿고 구매하는 걸까요? 아님 마트에서 완판되는 또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그 진짜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ㆍ후쿠시마산쌀과 타지역쌀 블렌딩하여 타지역라벨 붙여 출고


 

 

일본에는 유명한 품종의 쌀과 브랜드인증을 받지 못한 쌀을 혼합해서 단가를 낮추면서 품질의 밸런스를 맞춘 제품을 많이 출하는데 어떤 원산지, 어떤 품종의 쌀이 몇퍼센트 섞여 있는지 모두 표기합니다. 포장지 뒷면에 복수원료쌀이라 적혀있고, 국내산 쌀100% 그 중 어느 현의 쌀이 몇퍼센트, 어느 현의 쌀이 블렌딩되었는지 모두 표기되는데요.

 

이런 표기방법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니카타현, 이바라키현등 후쿠시마와 가까운 현의 쌀 혹은 후쿠시마와 다소 거리가 있는 오사카근처의 쌀과 블렌딩하여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 출고합니다. 소비자들은 후쿠시마산쌀이라는 정확한 정보전달보단 블렌딩제품이라 생각하기 쉬우며, 확연히 저렴한 가격대에 매료되어 구매로 이어져 판매량이 높다는군요.

 

외식업계가 두손벌려 환영하는 후쿠시마산쌀


우리나라의 김밥천국에 해당하는 일본 3대규동 체인점 중 두 곳이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사용중입니다. 바로 요시노야스키야인데요. 저도 일본유학당시 굉장히 자주 먹었던 곳으로 특히 스키야의 규동을 좋아했었는데요. 그래서 이 두 곳이 후쿠시마산쌀과 농산물을 사용한다는 기사는 꽤나 충격적이었어요. 요시노야홀딩스는 재료비절감을 위해 원전인근 시라카와시에 쌀과 야채를 생산하는 농작물생산법인 요시노야팜후쿠시마도 설립했다고 합니다. 또한 스키야 등 전국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젠쇼는 "다른 현의 쌀로 필요량을 확보할 수 있으면, 후쿠시마산 쌀의 우선도는 낮아진다"는 애매모호한 말로 후쿠시마산 쌀사용을 부인하지 않았어요. 이 말은 결국 다른 현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후쿠시마산 쌀을 쓸 수도 있다는 말인 셈이죠.

 

참고로 젠쇼는 일본 최대 규모의 외식업체 중 하나로, 규동 체인점인 스키야를 비롯해, 규동과 우동전문점인 나카우, 패밀리 레스토랑인 코코스재팬, 햄버그와 스테이크 레스토랑인 빅보이재팬등을 운영하는 일본의 대형외식업체에요. 언급된 업체의 쌀 원산지표기는 모두 하나같이 국내산이라고만 표기되어있으며, 구체적인 정보는 기재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먹어서응원하자' 적극적인 국가주도캠페인


지금 일본은 타베테 오엔시요우라는 캠페인은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말로는 먹어서 응원하자로 일본의 총리마저 앞장서는 국가주도 캠페인이에요. 또한 후쿠시마는 건강하다는 광고문구로 연예인들이 적극적인 홍보중이죠. 남자연예인이 등장하는 위 광고에 적혀있는 빨간 도장부분 일본어에 주목해보면 오이시이 후쿠시마 데키마시타 즉, 맛있는 후쿠시마 나왔습니다란 뜻으로, 적극적으로 후쿠시마 먹거리의 안전성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일본아이돌 토키오를 내세운 타베테 오엔시요우 캠페인 중 일부에요. 직접 후쿠시마에서 촬영된 이 영상 캠페인은 멤버들이 후쿠시마의 야채를 먹으며 맛있다를 강조하며 후쿠시마주민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장면이 주를 이루는데요. 안타깝게도 멤버 중 야마구치 타츠야가 내부피폭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포대갈이하여 원산지 눈속임


 '쌀보다 오염된 세계는 없다'의 저자인 저널리스트 아즈마 히로카츠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지역의 오염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힘들며, 검사망으로부터 빠져나간 피폭미가 교묘한 방법으로 일본 식탁에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지금 후쿠시마 현 내에 있는 업자의 이야기로, '니가타산', '도치기산' 등 다른 현의 이름으로 표시된 쌀 30kg용 빈 봉투가 계속해서 모여들고 있다며 그 봉투안에는 전부 JA가 검사를 마쳤다는 사실을 알리는 검인이 들어있으며 이는 즉, 올해 수확된 후쿠시마산 쌀을 타지의 작년도 쌀로 속여서 판매하려는 이라고 밝혔어요. 우리나라보도매체를 통해서도 후쿠시마산 쌀의 포대갈이하는 정황이 찍히기도 했죠.

 

사진에 보이는 검정 비닐봉지는 방사능 오염토양이나 낙엽 등 후쿠시마 각종 원전폐기물을 넣어둔 것으로, 지난해 봄부터 있던 저 폐기물 근처에서 후쿠시마쌀이 생산중인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또한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되는 연간 1000만포대에 이르는 쌀은 방사선물질 검사를 거쳐 통과해 합격을 받은 쌀만이 나온다고 하는데 방사성 물질인 세슘의 정부 기준치(1㎏ 100베크렐)를 넘는 쌀이 검출된 적이 지난 3년간 없었다는 점을 이유로 그 검사체제마저 올해부터 전량검사에서 무작위검사로 축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해요.

 

후쿠시마현을 포함하며 일본 동북지역은 예로부터 아름다운 자연절경과 풍부한 농산물로 유명했는데 이 모든것이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로 한순간 과거의 역사가 되어버렸었어요. 후쿠시마산쌀이 무작정 나쁘니 절대먹지말자가 아니라 원산지를 정확하게 표기하고 불법루트를 통해 유통되지 않아야 한다입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속여 파는 건 정당화될 수 없죠. 후쿠시마산쌀은 후쿠시마산쌀이라 정확하게 알려주었음 좋겠습니다. 선택은 어디까지나 소비자가 하는 것이니깐요. 후쿠시마쌀을 나도 과연 알게 모르게 먹었을까에 대한 물음의 답은 설마 내 뱃속에 있는건 아니겠지라는 씁쓸한 대답만이 떠오르네요. 이상 일본마트에 후쿠시마산쌀이 완판되는 진짜 이유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