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라고 하면 명예와 부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선망의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중국에서는 예외라고 하는데요. 중국에서의 의사는 사회적 지위와 수입이 그리 높지 않은 직업으로 통해요. 최근 국립 양밍 대학의 안젤라 펜 박사에 따르면 2015년까지 지난 10년간 470만명의 의대 졸업생이 배출됐지만 박사과정까지 간 인원은 16%정도인 75만명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너나할 거 없이 의사가 되고 싶어 하는 우리나라의 모습과 굉장히 상반되는데 그럼 왜 중국에서 의사가 이렇게 인기가 없는지 볼까요.
1. 월급 92만원의 저임금
중국 의사의 평균 월급은 한화로 92만원정도입니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2014년 중국 의사 연봉은 평균 5만 9200위안(약 1019만원)으로 매달 받는 월급은 4933위안(92만원) 이라고해요. 기본 급여는 826위안에 그치며, 나머지는 환자들을 많이 돌봤을 때 받는 일종의 장려금이라고 하는군요. 특히 동네의원인 '1급 병원'이나 시립병원인 '2급 병원(향진 의료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더 심각한 박봉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2급 병원의 초급 의사가 받는 월급은 평균 2478위안(46만원)으로 어지간한 대졸 직장인 초임보다 낮은 데요. 경력이 많은 고급 의사라고 해도 4000위안 이상을 받지 못한다고 하니 우리나라와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네요.
그나마 매달 1000~2000위안의 장려금을 받으려면 휴가를 가지 않고 계속 진료에만 매달려야 합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1~2급 병원 소속 의사들에게는 3일 이상의 휴가는 사치로 여겨질 정도라고 해요. 한 향진 의료원 소속 의사는 "매달 환자를 아무리 많이 진료한다고 해도 장려금이 오르거나 보너스가 지급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듯이 장려금은 매달 진료 환자 수에 따라 좀 더 받기도 하지만 큰 차이는 없으며, 월급 외에 보너스 같은 다른 수입은 전혀 없다고 해요. 이런 낮은 임금 때문에 중국 의사들 중 본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향정신성의약품 관리가 가능한 직업상 허점을 이용하여 마약상이 되기도 한다고 해요. 또한 진료 급행비 명목으로 홍바오라고 불리는 돈 봉투를 받는 의사들 또한 많다고 합니다.
2. 폭언과 폭행이 만연한 근무환경
너무 많은 환자를 오랜 시간 돌봐야 하는 열악한 근무환경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의사들이 시간당 평균 12명의 환자를 진료하고도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진료시간이 끝나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폭언을 듣거나 치료에 불만을 느끼는 환자 가족들에게 폭행을 당한다고 하는데요.
'중국 병원 협회'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한해 병원에서 일어나는 폭행 사건이 4년만에 두배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5년 1월, 만취 상태라서 마취를 거부한 의사를 폭행한 한 중국 환자가 의사 집까지 찾아가서 온 가족을 살해하려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2016년 하반기부터 중국의 모든 병원에는 경찰 병력을 따로 배치하고 늘려가는 추세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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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환자에게 폭행을 당한 의사들의 신고 건수만 2만 건이 넘을 정도였습니다. 최근에는 광둥성의 한 여의사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해 전국적으로 60만명이 넘는 의사들이 신변 보장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을 정도로 심각해요.
3. 시간당 평균12명의 환자진료하는 노동시간
한때 웨이보에 올려진 사진에 해외 SNS에까지 퍼져 유명해진 사진이죠?! 중국 안후이지방 딩위안 현에 위치한 병원에서 루오 홍 의사가 밤새 2시간의 수술을 하고도 쉴 새 없이 3건의 수술을 연속으로 진행해 5건의 수술이 마치는데 걸린 시간 총 28시간이었다고 합니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수술을 집도한 후, 마지막 수술을 마치자마자 병원바닥에 쓰러져 잠들었다고 하는데요. 한 외과의사의 투철한 직업정신이 빛나는 사진이기도 하지만 28시간동안 수술을 집도해야 하는 노동시간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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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국 장쑤성의 난징에서 한 여성병원 의사 류청(53세)이 총 7명의 환자를 연달아 12시간 수술을 마친 뒤 수술실에서 그대로 쓰러져 잠들어버린 그의 사진을 한 동료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큰 화제가 되었죠. 반짝 유명해진 류청은 중국 인민망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10시간 넘게 서 있어야 하는 때도 있고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의료진은 제대로 먹을 수 없을뿐더러 화장실에도 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화장실 생각이 들지 않도록 아예 물도 마시지 않는다"고 전했어요.
최근 중국의들이 수술실에서 쓰러지거나 과로사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그런 이유라고 분석하는데요. 의사들은 진료시간에는 화장실을 가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로 과중한 업무량을 감당하고 있으며, 환자들이 워낙 많이 몰리기 때문에 살인적인 근무 강도를 소화하고 있다는군요.
중국정부는 5개년 보건 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국민 평균 수명을 77.3세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선 인구 천명당 1.5명이었던 의사수를 2명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같은 중국정부의 의료개혁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데요.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즈는 향후 5년간 의사인력을 지금보다 40% 늘릴 예정이라는 중국의 계획이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어요. 앞으로 누가 우리 건강을 지켜주냐며 의사와 간호사의 열악한 급여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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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급여가 워낙 낮다 보니 의료 서비스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고, 인재들도 의대를 기피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와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네요. 이상 우리나라 직업선호도 1위 의사가 중국에선 인기 없는 이유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