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등골 빨아먹는 등록금
고된 입시 생활을 하며 꿈꾸는 대학생활은 낭만과 자유 그리고 축제로 가득 채워졌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학생이 되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적잖게 슬퍼진다고 하죠.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대학 등록금입니다. 잔디밭에서 즐기는 여유로움은 잠깐이고, 학비를 위해 알바에 뛰어들게 되는 청년들이 많다고 하죠. 사실 대학 입학 전에는 알바도 하나의 로망이었습니다.
하지만 돈 나가는 속도는 LTE 급이니 알바라는 로망에서 현실로 넘어오게 되는 거죠. 실제로 대학생 10명 중 4명은 방학이나 학기 중에 항상 알바를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이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6시간에서 8시간 정도로 직장인 못지않게 많은 시간을 알바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1. 등록금 카드 결제 왜 안되는 건데요?
대학교 등록금 얼마나 될까요? 2018년에 4년제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671만 원이라고 합니다. 중산층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에 내기 쉬운 금액은 아닐 텐데요. 그래서 정부가 가계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대학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제'를 시행했지만 이행하고 있는 대학은 많지 않습니다.
신용카드로 납부를 하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 수 있는데 말이죠. 대학 측은 '시스템 구축이 되어 있지 않다' 또는 '환불 절차가 불편하다'라며 거부했지만 사실 핑계일 뿐 진짜 이유는 수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한 해 국내 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14조 원 정도입니다. 수수료율은 1.1~2.5% 정도인데요. 예를 들어 이 금액을 카드로 납부한다고 했을 때 1.5% 수수료율에서는 2100억 원이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죠. 또한 한국은 70%가 대학 진학을 하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어차피 마련해 올 등록금'이라는 인상이 있어 굳이 수수료를 부담하며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할 필요가 없는거죠. 게다가 사립대학의 경우 등록금이 전체 수입의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은 항목입니다.
2. 카드 결제 가능한 대학은 어디?
2017년 기준으로 전국의 416개 학교 중 등록금을 카드 결제로 받지 않는 대학은 220개(52.9%)로 절반 이상의 비율로 나타났습니다. 그중 국립대보다 사립대의 비율이 더 높았는데요. 사립대는 58.1%가 국립대는 20.7%가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입장에서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이라 수수료 부담을 해야 하는 카드 결제를 허용하기가 어렵다고 하죠. 또한 카드 결제를 허용한 대학일지라도 일부 카드사와만 계약을 맺어 결제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동네 슈퍼를 가더라도 모든 카드로 결제가 가능한데 말이죠.
3. 법적으로 의무화할 수 없을까?
신용카드는 한 번에 부담하기 힘든 금액은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등록금 같이 큰 금액은 예외였기에 가계의 부담이 많았는데요. 나라의 인재를 육성하는 공공기관이라 할 수 있는 대학에서도 카드 사용에서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 걸까요? 아쉽게도 교육부가 개정한 고등교육법 제11조 1항 등록금 카드 납부제는 권고사항일 뿐 강제 조항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 조항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