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터들이 곤약젤리를
먹을 필요가 없는 이유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오늘의 다이어트를 내일로 미룬 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나온 이 말이 사실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0칼로리는 아니어도 그에 가까운 낮은 칼로리를 자랑하는 식품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다이어터들의 친구, 곤약인데요. 약간 밋밋한 맛을 상큼하게 보완한 곤약젤리가 요즘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죠. 그런데 철썩같이 믿고 먹은 곤약젤리가 사실 다이어트에 별 효과가 없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대체 어찌된 일인지, 지금부터 짚어볼까요?
0칼로리는 아니고 5칼로리
출처: 유튜브 토마토 키친
곤약이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우선 가장 훌륭한 점은 열량이죠. 100그램에 5킬로칼로리라 어느 정도 양념을 더해서 먹어도 죄책감이 덜 드는데요. 때문에 탄수화물 덩어리인 각종 국수를 곤약으로 대체한 다이어트 식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기도 하죠. 칼로리가 낮을 뿐 아니라 다이어터들의 숙적인 변비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니 곤약, 곤약 하는 이유를 좀 알 것 같습니다.
이 훌륭한 곤약의 단점이라면 맛이 없다는 거겠죠. 나쁜 맛이 난다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무미(無味) 잖아요. 최근에는 이런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상큼한 과일 맛을 첨가한 곤약젤리가 시중에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몸에 나쁜 음료수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간식 대신, 포만감도 주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을 받았는데요.
곤약젤리 효능이 거짓이라고?
출처: SBS 뉴스
그런데 최근 식약처가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곤약젤리중 54개 제품, 324개 사이트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건데요. 허위/과장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곤약젤리 함유 혼합음료 148개 제품과 1,185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광고 적정성 및 함량 점검을 한 결과랍니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 유통업체를 비롯한 곤약젤리 판매 사이트들은 잘못된 내용을 시정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처분을 받을 예정입니다.
뻥튀기 된 곤약젤리의 효과
도대체 뭐가 잘못 되었길래 이렇게 많은 업체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걸까요? 식약처에 따르면 다이어트 등 검증되지 않은 효능을 표방한 경우가 200건, 아토피나 알레르기성 비염과 같은 질병 치료 효과 표방이 12건이라고 합니다. 해당 곤약젤리가 함유하고 있다는 비타민 D가 다양한 질병을 예방해 주는 것은 맞지만 그정도 함유량으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을 것처럼 광고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겠죠.
출처: 아주경제
곤약젤리를 만드는 거의 모든 업체에서 깔라만시 맛을 내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깔라만시 곤약젤리는 지금 가장 핫한 다이어트 간식인데요. 일부 업체들은 독소 제거나 지방분해와 같은 깔라만시의 효능을 마치 자사 제품의 효과인 것처럼 표현해 부적합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함량미달
그래도 어쨌든 곤약도 들어 있고 깔라만시도 들어 있는 거 맞지 않냐고요? 그건 그렇습니다. 이번에 조사한 곤약젤리 제품은 평균 곤약 0.4g을 함유하고 있고, 몇몇 제품에는 곤약이 겨우 0.02그램 들어 있긴 하지만요. 150ml정도의 제품에 곤약이 겨우 0.02그램 들어있으면 그걸 곤약 젤리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요?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줬다'랑 비슷한 느낌인데요. 게다가 아예 곤약 성분 함량을 뻥튀기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소비자 체험기로 광고를 진행한 업체도 있었습니다.
출처: 중앙일보
현행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곤약에서 추출한 식이섬유를 하루 2.7g에서 17g정도 섭취해야 콜레스테롤 개선, 배변활동 원활 등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0.4g으로는 젤리를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거나 변비가 개선됐다고 말하기 힘들겠네요.
여기서 잠깐! 곤약 함량이 충분한 곤약젤리라고 해서 그것만 먹어도 되는 건 물론 아닙니다. 대한비만학회 강재헌 홍보이사는 "영양소 균형이 맞지 않는 저칼로리 식품을 식사대용으로 섭취하면 영양결핍과 기초 대사량 저하로 오히려 체중 조절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하니, 곤약젤리를 비롯한 다이어트 식품들은 균형잡힌 식사를 보충하는 도우미 정도로 활용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